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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비상식적 세력들의 '광주 모독'

저는 아이들을 키우는 평범한 가정주부입니다. 한국의 정치엔 별관심이 없습니다. 미국에서 지난 10년 살면서 한국의 정치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딱 한 번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입니다.

박 대통령과 그녀를 둘러싼 주변의 국정농단 그리고 불쌍한 아이들이 정부의 무능으로 죽어간 세월호 사건 때문에 저는 한국의 촛불을 바다 건너 멀리서나마 지지하며 촛불이 활활 타오르길 기도했습니다.

저의 고향은 대구입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쭉 거기서 자라고 대학교 대학원도 모두 대구에서 다녔습니다.

저희는 할아버지 때부터 이미 대구에 살아온 대구 토박이입니다. 아시다시피 대구는 한국의 다른 지역과 약간 정치적 색채가 틀립니다. 아버지는 대구의 민심과 표심을 대표하는 분입니다. 박정희 대통령을 가장 존경하고 전두환 대통령에 대해서는 친근해 합니다. 그 지역의 많은 분들은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을 그 딸에게로 이어갔습니다.



여론이 아주 악화됐을 때 잠시 박근혜 대통령에게서 멀어지는 듯한 태도도 보였지만 그건 진심이 아니었고 지금도 제 고향 분들 중 나이 드신 분들은 박 대통령의 부활을 믿습니다. 이런 가정환경에서 자란 저는 광주민주화운동을 광주폭동으로 배우고 자랐습니다. 지역정서는 광주에 대해 결코 곱지 않았습니다.

정부를 상대로 무장하고 방화하고 경찰과 군인에게 총을 쏴 대는 게 폭동이지 무슨 민주화냐고 소리쳐대는 어른들을 많이 봐왔습니다. 하지만 대구의 젊은 세대는 변하고 있었습니다. 저도 대학을 가면서 광주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판단할 능력이 생겼습니다.

대학원 시절 망월동 묘지를 들른 적이 있습니다. 묘지에 들어서는 순간 죄의식이 온몸을 엄습했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희생자 중에는 아이, 여성, 심지어는 임산부, 노인들까지 있었습니다. 저는 광주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정치적으로 보고 싶지도, 볼 능력도 없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무자비한 무력진압이 비극의 원인이었다는 건 상식이 있는 모든 사람들은 압니다.

그런데 또다시 몰상식적인 세력이 비상식적인 주장을 해서 광주 희생자들을 모욕하고 있습니다.

그들 자신도 믿고 싶지 않겠죠. 어떻게 대한민국의 국군이 민간인을 학살하고 또 선량한 시민들이 무기고를 부수고 무장하고 국군에게 총을 쏴 댈 수 있을까. 북한 특수부대원 600명으로 모든 게 해결됩니다. "국군이 민간인을 학살한 게 아니고 북한놈들이 했다, 선량한 광주시민들을 선동해서 무기고를 부수고 무장하고."

너무나 어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판타지소설을 믿고 싶은 사람들이 주변엔 꼭 있습니다. 그분들에게 제발 정신 차리라고 해주고 싶습니다. 다양한 해석과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요? 그러면 한국전쟁도 북침이냐 남침이냐를 놓고 다양한 해석과 의견이 있을 수 있을까요? 또 일제 강점기에 대해서도 다양한 해석과 의견이 있고요?

언론의 자유도 넘지 말아야할 선이 있습니다.


그레이스 장 / 토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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