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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민 칼럼] 인간답게 살아 보자


대학 ‘university’라는 말은 라틴어 ‘universitas’에서 온 것인데, 학문연구하는 하나의 세계 전체 즉, 학문적 다양성에 대한 하나의 연합체를 말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전체라는 측면에서 보면, 우주를 뜻하는 ‘universe’와 유사한 개념이라 말 할 수도 있다. 틀에 갇힌 기본 개념 공부에서 그 만큼 하나의 폭 넓은 세계영역을 공부한다는 뜻이다.
대학하면, 무엇을 하는 곳인가 목적론적 정의 부터 내릴 필요가 있는데, 이는 각자에 따라 대답이 달라질 수 있다. 보통 대학하면 진리탐구하는 곳으로 이해한다. 인간과 자연, 인간성품에 대한 자각이나, 존재의미의 발견, 또는 인간이나 인류사랑 같은 것을 통해 인간답게 삶을 살도록 하는 지적 훈련을 지향하는 교육이다. 하지만, 20세기 교육철학자 죤 듀이는 “직업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보기도 했다. 그것은 현실생활에 적응을 위한 실용주의적 교육철학이라 할 수 있다.
한데, 지금까지 대학교육은 듀이의 교육철학의 영향에 의해 인문교육 보다는 기능주의로 흘러 기술위주의 교육을 통해 무엇엔가 능력있는자가 우대받는 그런 교육성격을 만들었다. 그런 교육 은 인간됨을 깨우치는 일이나 이웃과 사회, 나아가 인류에 어떻게 공헌 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보다는, 극히 이기적 즉, 자기중심적 심성을 갖게 하는 결과를 낳게 했다. 그래서, 그런 부분의 문제점을 지양하기 위해 요즘 대학에서는 인문분야에 더 치중하고 있고, 대학원에서 전문교육을 본격적으로 실시하는 추세다.
한국의 대학들도 21세기 과학기술문명사회에 진입하면서 기술기능교육에 치중하고 있어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성품과 인품에 대한 가치적 생활에 소홀한 교육적 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다. 공부하기 싫어하는 자녀를 억지로 학교에 보내기도 하며, 재능이 없어도 옆집 아이가 음악이나 미술 학원에 다니면 자기자식도 덩달아 보내는 목적의식 없는 자녀교육을 한다.
좀 높은 학문의 단계에서는 가짜학위가 남발되고 있고, 또 그것을 가지고 자신을 과시하는, 그야말로, 허수아비 행세라도 해야만 인정받을 수 있다고 여기는 풍조속에 산다. 어찌 그뿐 이겠는가. 세월호 사건 진상규명 차원에서 금식하는 고통을 겪는 가족들 앞에서 보란듯이 피자를 시켜먹는 그릇된 양심으로 일그러진 삶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기도 하다. 아픔을 나누지는 못할 망정, 인간이기를 포기한 행동들이 거침없이 나타나고 있는 사회다. 그런 가치없는 삶을 살다 보니 책임감도 없고, 이웃이나 동료에 대한 신의도 없고, 질서존중의 개념도 없는 인간이 되어 간다.
그런 현상에 대해 사회심리학자 에리히 프롬 (Erich Fromm)은 “지성은 고도로 발달했지만, 이성은 극도로 병들어 있다”라고 진단했다. 또한 시카고대학교 알란 블룸(Allan Bloom) 교수는 1980년대, <미국정신의 종말(the closing of the american mind)> 을 통해 미국 젊은이들의 인성적 문제를 지적했다. 젊은이들은 문화적 편리주의, 이기심, 경제적 풍요에 따른 안일주의, 이런 것들의 지배를 받고 있다 했다. 그래서 그는 인간성 회복을 위해서는 고전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고전은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이 관심두었던 학문적 업적이나 대상을 말한다.
그래서, 오늘 날에도 인간다운 삶을 살도록 하기 위해 인문학교육하는 학교들이 많다. 대표 적으로, 오레곤 포트랜드 소재 리드 칼리지 (Reed College)는 인문학으로 세계 상위권 대학이다. 입학생 들에게는 입학 통지서와 함께 인문학의 원조 호머의 <일리아드> 와 <오딧세이아> 두 권을 입학 선물로 함께 보낸다. 기술자 만드는 교육이 아닌 인간다운 인간 만드는 교육을 하려 하는 대표적 예라 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사람답게 사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살펴보면, 굳이 대학을 다니지 않아도 이웃에 대한 사랑, 바름 (정의)에 대한 신념, 약한 자나 곤란에 처한 자들에 대한 관심, 사회 질서 존중에 대한 태도 등 정말 인간과 사회에 필요한 사람들이 이 세상에 아직도 많다. 말하고 싶은 것은 대학을 나왔든 나오지 않았든 인간답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인간과 사회가 요구 하는 근본적 내용이라는 것이다. 그 근본적 필요성 실행이 인류의 궁극적 희망이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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