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우리말] 성공한 인생 이야기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어떤 인생이 성공한 걸까요? 사람들은 성공하고 싶어 하지만 성공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실패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무엇이 성공이고 무엇이 실패인가요? 직접 정치를 할 수 없었던 공자는 실패한 건가요? 끝내 사형을 당한 소크라테스나 예수는 실패한 걸까요? 우리가 성공했다고 말하는 많은 사람은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실패한 사람일지 모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는 성공과 실패에 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위인전기가 인기 도서이기도 합니다. 성공의 비결을 다룬 책이 인기가 높기도 합니다. 저마다 성공하고 싶은 사람으로 넘쳐나기도 합니다. 성공을 위해 꿈을 가지라고 하고, 자신을 믿으라고 하고, 계획을 실천하라고 합니다. 성공하는 사람의 비법을 여러 가지로 분류해 놓기도 합니다.

자기 계발서라는 책은 모두 성공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계발의 목적이 성공인 셈입니다. 성공이 좋기는 좋은가 봅니다. 그런데 세상에서 성공하는 사람의 숫자는 매우 적습니다. 아니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자신은 성공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은 만족을 모르기도 합니다.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 중에는 거만하기 짝이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남을 무시하면서 사는 사람에게 성공한 사람이라는 찬사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성공한 사람에 비해 실패한 사람이 훨씬 많을까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자신을 실패한 인생이라고 이야기하는 경우도 그리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성공한 사람의 비율과 실패한 사람의 비율이 그다지 다르지 않는 듯합니다. 실패한 삶을 살기도 쉽지 않습니다. 실패한 사람 중에는 비관하고, 인생의 끝으로 자신을 내 모는 사람도 있지만 극복하려고 애쓰는 사람도 많기 때문입니다. 실패를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실패한 사람일까요? 실패를 극복하려고 애를 쓰는 순간 그는 이미 성공한 삶은 아닐까요?

만족하지 못하고 더 높은 곳을 향해 꿈을 꾸고 계획을 세우고 사는 게 성공일까요? 남보다 몇 발자국 앞서기 위해서 노력하는 인생이 성공한 것일까요? 저는 성공이 무언지 잘 모르겠습니다. 많은 사람이 자기계발서를 읽으면서 오히려 그 책을 신뢰하지 않는 이유는 자신에 맞지 않는 옷이라는 생각 때문일 겁니다. 성공과 행복은 꼭 함께 가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성공 뒤에 드리운 그림자가 늘 사람을 외롭게 합니다. 속으로는 외로워하고 아파하면서 성공을 겉으로 내 보이고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전헌 선생님과 고통스러운 인생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주역에 관해서 말씀하시면서 주역 속에 이야기는 '성공이 아닌 인생이 없는데 성공이 따로 있는 줄 알고 인생을 구기며 산다'는 것이라고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저는 이 말씀을 들으면서 우리 모두의 인생은 성공한 인생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 태어나서 한 평생 여러 모습을 뒹굴고, 버티고, 나아가며 살아왔습니다. 때로는 힘들고 때로는 기쁘고 때로는 아팠습니다. 서로 다른 모습으로 몸뚱이를 지켜가면서 살았던 겁니다. 잘못이 있으면 뉘우치고, 서로를 나무라기도 하고, 용서하기도 하면서 살아가는 겁니다. 소풍 같은 한평생을 사는데 성공이 아닌 인생이 어디 있겠습니까? 괜한 성공을 따라가다가 주변을 돌아보지 못하고, 차갑게 살아가는 게 인생을 구기며 사는 겁니다. 우리는 모두 성공한 인생을 삽니다. 남을 따라가지 않고 주어진 삶을 살면 됩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