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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얼굴이 두꺼운 사람들

이 이야기는 주일날 목사님의 설교의 한 부분입니다. 어느 날 목사님에게 한 청년이 심각한 얼굴로 찾아왔습니다. "목사님, 저 같은 사람도 용서를 받을까요? 저는 상가대의 XXX이란 여자를 마음 속으로 흠모해 왔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말 한 마디도 붙여 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밤 꿈에서 제가 그 여자를 겁탈을 했습니다. 내 속에 그런 악한 요소가 존재하고 있다니… 그렇게 순결하고 아름다운 여자를 겁탈을 하려는 추악하고 나쁜 사람 입니다"라고 고백을 하면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목사님은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다윗처럼 남의 아내를 빼앗은 사람도 하나님께서는 용서를 하시었다오. 그러나 형제는 마음 속의 죄를 자백하고 그 여자를 해치지 않았으니 하나님이 용서를 해주실 것입니다"라고 위로를 했습니다. 그리고 목사님은 '참 이 세상은 너무도 불공평하구나. 많은 사람들이 죄를 짓고도 의인인 척 하고 남의 죄를 정죄하기가 바쁜데 이 청년처럼 꿈에서 저지른 잘못까지 회개를 하며 눈물을 흘리다니….'

중학생 때 '50 Famous stories'라는 책에서 읽은 이야기입니다. 어떤 농부가 길에서 노끈 한 토막을 주웠습니다. 농무는 검약한 사람이라 이 노끈을 주워 가지고 집으로 왔습니다. 오다가 길에서 마을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래서 "길에 노끈이 버려져 있길래 주워 오는 길일세"하고 변명을 했습니다. 마을 사람은 대단치 않은 일이라 대답도 안하고 가버렸습니다. 농부는 집에 가서 '아마 그 사람이 내가 노끈을 어디서 훔쳐 온다고 생각했을는지도 몰라'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만나는 사람마다 변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동네 사람들은 그저 "그래서" 하고는 지나갔지만 이 농부는 점점 더 강박관념에 사로 잡히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내가 노끈을 훔쳤는줄 아나 봐 그러기에 나의 말에 대답을 하지 않지' 하고 좀 더 열을 올려 변명을 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 농부를 이상한 사람으로 보게 되고 농부는 결국 마을 사람들이 자기가 노끈을 훔쳐왔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라고 하여 자살을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세상에는 이처럼 지나치게 결백한 사람도 있지만 너무도 뻔뻔한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그럼 어떤 종류의 사람들이 가장 뻔뻔할까요. 내 생각에는 정치를 하는 사람들에 많은 것 같습니다. 며칠 전에 장관으로 지명된 사람들의 청문회가 있었습니다. 그들 중 몇 사람은 국회의원으로 청문위원으로 활동을 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청문위원을 할 때는 상대방에게 위장전입을 했다고 탈세를 했다고 아파트 투기를 했다고 질타를 하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자기가 청문대에 서자 그렇게 뻔뻔할 수가 없습니다. 어떤 후보자는 청문회 자료를 내라고 하자 못 내겠다고 버티었습니다. 자기가 청문위원이었을 때는 그렇게 자료를 빨리 내라고 공격하고 닦달을 하던 사람이 이렇게 변할 수가 있을까요. 그 후보자의 얼굴이 그렇게 뻔뻔하고 밉게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이용해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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