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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아베의 몽리와 일본의 장래

2012년 9월 27일 구미공단이 난리가 났다. 탱크로리에 실린 불산을 저장탱크로 옮기던 중 밸브 누출 사고로 인해 5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부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이어 3개월 뒤에는 삼성반도체 화성공장도 불산의 누수로 인해 협력업체 직원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하였다. 이렇게 불산은 IT 기업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물질이지만 때로는 종업원의 생명을 앗아가는 필요악(必要惡)적인 요소를 지녔다. 요즘 그 문제의 불화수소를 놓고 한국의 정재계가 시끄럽다.

불화수소는 섭씨 19.5도 이하에서는 액체로 존재하나 그 이상의 기온에서는 기화하는 풀루오린화 수소(HF)를 말하는데 의약품이나 다양한 화학물질 제조의 원료로 사용한다. 특히 반도체 공정에서는 에칭으로 불리며 회로의 패턴 중 필요한 부분은 남기고 불필요한 부분은 깎아내고 불순물을 제거하는 특질 때문에 모든 공정에 필요하다. 그런데 이런 불산이 초강산(Superacid)으로 눈에 들어가면 '수소산'을 형성하여 각막 파괴로 실명에 이르게 하고 몸 안에 들어가면 폐나 기관에 있는 수분과 반응해 독성이 심한 '불산'이 되어 신경 계통에 이상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하는 생화학 무기의 원료로 사용할 염려 때문에 유엔 등 국제기구를 통해 북한 및 시리아 같은 불량국가로의 반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도체 이야기를 더 해보자. 우리가 흔히 말하는 반도체는 모래의 주성분인 규소를 원료로 하여 만든 둥글고 단단한 실리콘 기둥(Ingot)을 다이아몬드 톱으로 균일한 두께의 원판으로 절단한 웨이퍼 상에 심은 초미세 집적회로 조합들로 가득한 제품이다. 그런데 절단한 원조 웨이퍼의 표면은 거칠고 흠결이 많아 그대로 칩을 제조할 수 없다. 표면을 파리가 미끄러질 정도로 깨끗하게 갈고 닦아 거울처럼 빤짝이게 하는 노광공정이 필요하다. 그 외에도 웨이퍼를 보호하는 산화공정, 패턴을 사진으로 찍어 축소하는 포토공정, 식각공정, 배선공정 등이 이어지는데 그 모든 공정에 휘발성으로 인한 청결성과 함께 식각기능이 뛰어난 에칭이 사용되는데 그 순도가 99.999%이상이어야 불량 없는 완전한 칩을 가공할 수 있다.

현재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용 D램 분야에서는 세계 독보적 존재다. 그러나 내부를 들여다보면 설비 장치는 물론 공정상 많은 부분을 미국.일본 등의 업체 납품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 속 빈 강정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여기에 순도 99.999% 에칭 같은 물질은 일본에서 70~93%까지 독점 공급 받고 있는 실정이라 더욱 그렇다.



지난 4월 일본의 아베 정권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핵심소재 3종인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를 예고도 없이 한국 수출을 규제한다고 발표하면서 지금 한.일 관계가 최악이다.

'몽니'라는 말은 사전적으로 심술궂게 욕심을 부린다는 뜻의 충청도 속어다. 지금 아베의 행동이 몽니에 해당하는 듯하다. 개헌을 통해 일본이 군국주의로 부활하는데 한국이 발목을 잡는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러나 아베의 몽니 정도에 흔들릴 한국이었다면 5천년 역사는 애당초 없었을 것이며 누르고 밟으면 더 튀는 민족이 우리 아니던가? 부메랑이 되어 자신과 일본의 발등을 찍는 참담한 결과로 나타날 것임을 똑똑히 기억하기 바란다.


김도수 /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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