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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I don't care syndrome

이용해 / 수필가
이용해 / 수필가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9/08/24 미주판 15면 기사입력 2019/08/23 17:28

세상에는 여러 가지 난치병이 있습니다. 14세기에 유럽을 휩쓴 페스트는 유럽을 황폐화 시켰고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빼앗아 갔습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찬란한 잉카 문명을 세웠던 잉카족이 자취도 없이 사라진 것도 전염병 때문이라고 말을 합니다. 20세기 초에 세계를 휩쓴 인플루엔자도 1차대전 때 죽은 사람들 보다 많은 사람을 죽였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1980년대에는 후천적 면역 결핍증이 인류의 종말을 가져 올 것이라고 언론에서 떠들었습니다.

사실 이런 전염병도 무섭지만 이 사회에 유행하고 있는 'I don't care syndrome' 이라는 병 또한 무섭습니다. 이 병은 치료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예방주사도 없습니다. 이 병은 IT문화가 발전이 될수록 병세가 더욱 심해지고 사회는 어지러워집니다. 이 병은 개인 중심의 이기주의와 자포자기 무력증이 혼합이 된 현대인의 난치병입니다. 이웃집에 도둑이 들어도 우리 집이 아니면 됐지 내가 알게 뭐야 하고 문을 잠가 버리고 이웃집에 싸움이 나서 악을 쓰는 소리가 들려도 내가 알게 뭐야 하고 내다 보지도 않습니다. 이웃 아파트에 불이 나도 우리 집이 아니면 됐지 내가 알게 뭐야 하고 소방차가 들어올 길에 주차를 합니다.

몇 년 전 기차가 달려오는 철로에 여섯 살쯤 되어 보이는 어린애가 아장아장 걸어 가고 있었습니다. 이 위험한 순간에 철도원 김행균 씨는 철로에 뛰어 들어 어린애를 구하고 자기는 두 다리가 절단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김행균 씨를 구하느라고 정신이 없는 사이 애 어머니는 애를 데리고 뒤도 돌아 보지 않은 채 살랑살랑 걸어 부산행 열차를 타고 가버렸습니다. 우리 애만 살았으면 됐지 내가 알게 뭐야 병이었습니다.

한국에 다녀온 외국사람들은 한국사람들이 사납다고 말을 합니다. 지하철을 타면 자리를 잡으려고 몸싸움을 하는 아줌마들, 남대문 시장에서 물건 값을 가지고 시비하는 상인들, 광화문에서 경찰차를 뒤집어 엎는 아저씨들, 우리 동네에 장애인 요양소가 들어오면 안 된다는 주민들의 데모를 보면 정말 살벌 합니다. 그런데 막상 선거 날이 되면 선거를 안 하고 골프를 치러 가거나 등산을 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투표율이 아주 낮을 때는 40%, 많이 올라야 60% 정도라고 합니다. 그리고 당선된 국회의원들이 돼먹지 않았다고 불평을 합니다. 투표를 안 하고 내가 알게 뭐야 라고 하던 사람들이 투표를 했다면 아무리 당의 공천을 받고 나왔다고 하더라도 정말 옳은 사람들을 뽑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내가 알게 뭐야 하고 기권한 사람들 때문에 조폭 같은 전과자들이 당선이 되고 나라는 어지러워지고 국민의 살림살이는 힘이 들어 집니다. 사회나 정부를 원망만 하고 내가 알게 뭐야 하고 방관만 해서는 고칠 길이 없습니다.

이제는 국민이 공부를 해야 합니다. 선거법을 공부하고 우리 지역에 입후보한 사람들을 공부하고 내가 알게 뭐야 하지 말고 모두 나가서 투표를 해야 합니다. 한국사람의 지능계수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다고 하지 않습니까. 좋은 머리를 가지고 내가 알게 뭐야 하고 뒤로 물러 앉는다면 그 책임은 방관자 지신에게 있습니다. 'I don't care syndrome'을 고쳐야 나도 살고 나라도 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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