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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있는 아침] 난초 1

이병기 (1891-1968)

한손에 책을 들고 조오다 선뜻 깨니

드는 볕 비껴 가고 서늘바람 일어 오고

난초는 두어 봉오리 바야흐로 벌어라

-가람문선



현대시조의 아버지 가람

난초가 개화하는 순간을 그려낸 작품이다. 가람의 이 시조를 보면 고시조의 옷을 완전히 벗어 던진 것임을 알 수 있다.

감각이 청신하며 스케치가 정밀하다. 마치 현대시 한 편을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 시조 한 편에 그의 일상과 기호가 선명하게 나타난다.

가람은 현대시조의 주소를 찾아준 시인이다. 그는 1926년에서 1934년 사이 ‘시조란 무엇인가’ ‘율격과 시조’ ‘시조와 그 연구’ ‘시조의 현재와 장래’ ‘시조는 혁신하자’ ‘시조의 기원과 그 형태’ 등 본격적인 시조론을 계속 발표했다. 고시조의 관념성과 추상성을 배격하고 참된 개성과 리얼리티의 획득을 주장했다.

그 이후 민족시의 일대 개화를 가져왔으니 그는 현대시조의 아버지라고 하겠다. 그는 ‘국민국학으로서의 시조’를 주창한 육당 최남선과 더불어 일제의 엄혹한 시절에 작품과 이론으로 시조를 현대에 살려낸 정신적 등대였다.

가람은 난초와 매화를 지극히 사랑했으며, 성품이 호탕하여 술과 더불어 해학과 풍자가 넘치는 가운데 사람을 압도하는 품위와 위력이 있었다. 돌아가시는 날 아침에도 두견주를 들었다 한다.


유자효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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