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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주치의에게 ‘송환’한 주의산만증 환자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 

[LA중앙일보] 발행 2020/01/24 미주판 23면 기사입력 2020/01/23 18:37

현대 의학의 눈부신 발달로 의료 분야도 많이 세분화 됐다. 과거에는 일반의, 가정 주치의, 내과 의사가 주치의로서 환자의 거의 모든 병을 고치고 예방해 주었다.

그러다가 세분화돼 나간 것 중의 하나가 정신과이다. 또한 정신과 안에도 여러 분야가 생겼다. 노인 전문, 아동 및 청소년 전문, 마약 및 음주치료 전문, 법적문제 전문 등등.

그러나 개인의 몸과 마음을 살피고 항상 첫번째 관문의 역할을 하는 주치의처럼 중요한 치료자가 또 있을까?

정신과에서는 특정한 정신적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뒤에 약물 투여를 계속함으로써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병들, 예를 들어 합병증상이 없고 많이 회복된 우울증이나 주의산만증 환자들을 주치의에게 ‘송환’하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 자꾸 부족해지는 정신과 의사들의 숫자에도 관계는 있다. 물론 양쪽 의사들이 의논해야 하고 환자의 동의가 필요하다.

그 중에서 A씨가 처음 뽑혔다. 59세의 멋쟁이 백인 남성이다. 얼마 전 그가 35년 전에 처음 나를 만났던 이야기를 꺼냈다.

세 딸 이후에 태어난 막내 아들이 다섯 살 되던 해였다. 소년의 어머니가 어느 날 짐을 싸들고 집을 떠나버렸다. 엄마가 인터넷에서 만난 남성을 찾아서 뉴욕으로 가버린 후, 소년은 영문을 모르는 채 잠을 못 자고 울어댔다.

A씨가 내게 데려왔던 그 아들이 이제는 아들까지 생겨서 즐겁게 산단다. 조울증으로 고생하던 소년의 엄마는 영영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지금 큰 딸은 간호사로 일하는데 미혼이란다. 둘째 딸은 어릴 때부터 변호사를 꿈꾸었다. UC버클리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법무사로 10년간 일하는 동안 나를 찾아와서 주의산만증 치료를 받았다.

딸은 자신의 아버지가 심한 주의산만 증상이 있고, 게다가 엄마의 영향까지 합쳐진 때문인 듯하다며 많은 고민을 했다. 그녀는 나를 만나 아데랄이라는 약물 치료와 동시에 본인을 사랑하고 인정하는 방법을 배웠다. 언니를 따라서 UC버클리를 나온 셋째 딸도 법과대학에 진학할 것으로 보인다.

아버지는 네 아이를 혼자서 기르며 용접 일을 해왔다. 스트레스 때문인지 몸무게가 360파운드가 넘게 됐고 당뇨병과 수면무호흡증을 앓았다. 52세 되던 해에 위 절제 수술을 받은 후, 지금과 같은 정상 체중을 갖게 됐다.

그러다가 3년 전 쯤 심한 교통사고를 당한 후에 그토록 좋아하던 용접 일을 그만두어야 했다. 그 일로 그가 딸들의 권유를 나를 만나게 됐다. 자신이 삼매경에 빠지도록 즐기던 용접 일을 할 때에는 또렷하던 정신상태가 할 일 없이 지루하게 병 낫기만 기다리고 있자니 안절부절 못한다고 했다.

56세 되던 해에 나를 찾아온 후, 그는 딸들에게 도움이 됐던 같은 약을 복용하며 수영장 청소를 시작했다. 워낙 친절하고 일을 열심히 하는 그는 고객이 많아졌다며 행복해 했다. 주치의에게 돌아가 약물치료를 계속하는 것에도 찬성했다.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 증세(ADHD)를 성인기에까지 갖고 있었지만 열심히 네 자녀를 홀로 길러낸 A씨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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