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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의 자녀양육 칼럼] 셀폰의 사용과 활용

[텍사스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2/14 09:28

몇 년 전까지만해도 강의실 안이 늘 시끄러웠다. 삼삼오오 둘러앉아 무슨 할 말들이 그렇게 많은지 어떤 학생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어떤 학생들을 깔깔거리며 떠들었다. 출석을 부르고 강의를 시작하려면 큰 소리로 주의를 환기시켜야 하기가 일쑤였다.

그런데 요즘은 강의실이 조용하다. 대부분 셀폰에 몰두해 있다. 한동안은 모두가 중요한 일에 집중하고 있는 것 같아서 방해하기가 조심스러웠다. 그런데 바로 옆이나 앞 또는 뒤에 앉아 있는 친구들과 문자메시지를 교환하고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헛웃음이 나왔다.

복도나 교정에서 마주치는 학생들도 많은 경우 셀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어떤 학생들은 음식을 먹으면서도 셀폰을 보고 길을 걸으면서도 셀폰을 본다. 동영상을 보기도 하고 글을 읽기도 하고 문자를 주고 받기도 한다. 셀폰이 학생들의 행동과 캠퍼스의 분위기에 많은 영향을 끼친 것을 매일 느낀다.

셀폰은 학교 뿐만 아니라 가정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이민부모들도 자녀들의 셀폰사용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는 것을 종종 본다. 부모와 자녀들은 셀폰이 가정생활에 영향을 끼진다고 공통적으로 말한다. 어떤 가족들은 식사시간에마저도 셀폰을 내려놓지 못한다고 하고 셀폰 때문에 다투기도 한다고 한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커먼센스미디아(Common Sense Media)라는 회사는 통신 기술과 매체가 가정에 끼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곳이다. 커먼센스미디어가 2016년과 2019년에 1,000명의 부모와 그 자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조사의 결론은 “각종 휴대용 기기의 스크린에서 나오는 불빛과 매일의 스트레스에는 중단이 없다”는 것이다.

커먼센스미디아가 실시한 설문조사의 결과에는 자녀를 양육하는 이민자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내용이 많다. 그 내용의 일부만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2019년 39%의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부모가 휴대용 기기의 사용을 중단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것은 2016년에 비해 11% 증가한 숫자이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이 우려할 정도로 셀폰이나 태블릿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38%의 청소년들은 자신의 부모들이 휴대용 기기에 중독되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부모들도 자신들의 문제점을 알고 있다. 그래서 2019년 52%의 부모들이 자신들이 휴대용 기기를 너무 오래 사용한다고 인정했다. 이것은 2016년에 비해 23% 늘어난 숫자이다. 심지어 45%의 부모들은 자신이 셀폰이나 태블릿에 중독되어 있는 것 같다고 스스로 털어놓았다.

설문조사의 결과에 의하면 부모들의 55%와 청소년들의 72%는 휴대용 기기가 가족간의 관계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28%의 부모는 자녀들이 휴대용 기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인해 가족간의 관계가 해를 입었다고 답했다.

커먼센스미디아의 설문조사 결과는 많은 가정이 셀폰이나 태블릿의 폐해를 경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그 숫자는 앞으로도 점점 늘어갈 전망이다. 가정에서 가족간의 관계를 더욱 친밀하게 하기 위해서는 셀폰이나 태블릿을 사용을 줄여야 할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또한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3분의 1 이상의 청소년들과 4분의 1 이상의 부모들이 밤에 자다가 한 번 이상 일어나 전화기를 들여다 본다고 한다. 단지 시간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문자나 이메일 또는 SNS를 확인한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셀폰 때문에 수면을 설치고 있다는 말이다.

수면부족이 정신과 육체의 건강을 해치고 학업과 인지 능력을 저하시킨다는 사실을 이미 널리 알려진 연구결과이다. 따라서 건강과 학업을 위해서라도 휴대용 기기들의 사용을 줄여야 한다.

가족들이 셀폰을 사용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첫째, 부모가 먼저 본을 보여야 한다. 부모가 늘 하는 일을 자녀가 못하도록 막기는 힘들다. 부모 자신이 셀폰에 중독되어 있으면서 자녀가 셀폰에 중독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자녀가 셀폰을 내려놓기를 원하면 부모가 먼저 내려놓아야 한다.

둘째, 셀폰을 내려놓아야 할 이유를 자녀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셀폰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가족간의 관계에 문제가 생기고 건강마저 해칠 수 있음을 가르쳐야 한다.

셋째, 가족회의를 통해 셀폰 없는 식탁이나 셀폰 없는 가족활동 등의 전통을 만들면 가족이 셀폰사용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식사하는 시간에는 아무도 셀폰을 들여다보지 않기로 가족간에 약속을 하는 것이다.

또한 셀폰사용을 억제할 수 없다면 오히려 긍정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생각해보아야 한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셀폰에 몰두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뾰족한 길이 없어보인다. 그래서 학업능률을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셀폰을 활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셀폰에서 Kahoot.com을 사용하여 게임을 하듯이 퀴즈를 보게 하거나 Pollanywhere.com을 사용하여 강의내용과 관련된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가정에서도 가족들이 머리를 맞대고 셀폰을 사용하여 가족간에 서로 도움을 줄 수는 방법을 강구해보면 좋겠다.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소통을 위해, 빠른 정보입수를 위해, 학업을 위해 셀폰을 생산적이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혜가 절대적으로 필요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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