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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믿음]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김문수(앤드류)/성바오로 정하상 퀸즈한인천주교회
김문수(앤드류)/성바오로 정하상 퀸즈한인천주교회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20/02/15 미주판 12면 기사입력 2020/02/14 17:56

지난 2009 출판된 한 권의 책이 온 교회와 미국 사회를 술렁이게 한적이 있습니다. 바로 세상이 사랑하는 마더 데레사 성인의 편지를 편집하여 출간한 “마더 데레사 나의 빛이 되어라 (Mother Teresa: Come Be My Light)” (오래된 미래 출판사)입니다. 마더 데레사의 편지는 주로 영성지도 신부님들에게 자신의 영성 자문과 영성 고백을 하는 내용들로 성인의 깊은 신앙적 고뇌가 느껴집니다.

그 내용 중에는 하느님의 존재 자체에 대한 의심과 예수님께서 존재하는지도 모르겠다는 고백을 합니다. 그 내용들이 세계의 존경을 받고 가장 그리스도인적인 사랑을 가장 힘없는 이들을 위해 나누는 성인의 고백이라는 사실이 믿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마더 데레사의 하느님의 존재에 대한 의심을 뭇 무신론자들은 하느님이 없다는 증거라고 주장하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서간을 편집하여 출간한 편집자, 브라이언 콜로제이축 신부는 오히려 그 내용들이 가장 인간적인 신앙의 고백이라 설명합니다. 이는 칼멜회 수사 성인인 ‘십자가의 성 요한’의 표현처럼 ‘영혼의 어두운 밤’ 을 통과하는 순례자의 모습입니다.

그러던 1946년 9월10일 17년간의 선교 생활에 심한 과로로 휴양차 인도의 다즐링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데레사 성인은 예수님의 계시를 받습니다. “나의 빛이 되어다오.” 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그 계시는 예수님께서 교육보다는 빈민가의 가장 가난한 사람들; 병자들, 죽어가는 이들, 거지들과 거리의 아이들을 돌보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이는 예수님의 빛이 되어 세상의 가장 가난한 이들과 힘없는 이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갖고 살 수 있도록 도와주라는 명령이었습니다.

마더 데레사는 그 명령을 충실히 따랐습니다. 예수님의 빛으로 산다는 것은 가장 가난한 이들과 가장 약한 이들의 빛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받기 보다는 그 사랑을 나누어 주는 것이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삶이라는 것을 온전히 드러내는 삶을 살았습니다. 예수님의 빛이 언제나 태양같이 작열하는 빛은 아닙니다. 잿속에 수줍게 숨은 불씨의 희미한 빛이기도 합니다. 그 빛은 장작을 만날 때 큰 불로 타오릅니다.

가톨릭 교회의 이번 주일 복음은 마태오 복음의 5장 13절에서 16절까지의 말씀입니다. 이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그러나 소금이 제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짜게 할 수 있겠느냐…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

과유불급입니다. 소금은 아주 적당히 작은 양으로도 제 맛을 냅니다. 아주 작고 힘없고 가난한 존재도 그 가치와 존엄성을 당당히 지닌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아주 작은 등불도 대낮에는 그 존재가 미미하지만 어두운 밤에 온 방을 밝히고, 길 잃은 누군가에게 희망이며 생명의 빛이 됩니다.

아주 작고 소박한 잿속의 불씨같은 마더 데레사의 믿음의 행동은 가장 가난한 이들 즉 병자와 길거리의 아이들과 죽어가는 이들의 생명이 되었고 존엄성을 되찾았으며 나아가 세상의 빛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불씨가 커다란 장작불이 되었습니다.

마더 데레사에게는 부자와 가난한 이가 따로 없고, 그리스도인이나 모슬렘이나 힌두교인이 따로 없고, 어느 나라 사람인지는 의미가 없었습니다. 햇볕은 너와 나를 가리지 않고 다 비추듯이 예수님께서 마더 데레사께 명한 “당신의 빛이 되라.”는 것은 모든 이에게 당신의 “사랑”을 나누어 주라는 것이었습니다. 마더 데레사는 어두움 밤을 지나면서도 그 빛을 결코 잃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에게도 예수님은 똑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요 소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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