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굿스푼굿피플]현상금 200만 뻬소

영어 ‘페미사이드’(Femicide)에 해당하는 스페니쉬 ‘페미씨디오’(Femicidio)는 여성, 여아를 혐오하는 남편이나 남성 파트너가 여성과 아동들에 대해 벌이는 폭력과 살해를 뜻한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폭력을 가해 살해하고, 시체 훼손까지 벌인 후 공공 장소에 일부러 노출시키거나 전시하는 잔혹한 행위를 말한다. 현재 멕시코에선 하루 10명꼴로 여성이 살해된다.
작년 한해만 3만8000여 명의 여성이 살해됐으며 이 가운데 1000명은 여성 혐오 살해인 ‘페미씨디오’의 희생자다. 멕시코 국경 도시를 비롯하여 전국 주요 도시들에서 여성과 아동들에 대한 납치, 고문, 성폭행, 살해 행위는 보편화되었고, 흡사 브레이크가 파괴된 채 비탈길로 돌진하는 트럭과 같이 건강한 사회 규범을 해체시키는 국가적인 비극이 되고 있음에도 정작 살해 용의자 검거와 기소는 참으로 저조하다.

최근에 벌어진 7살 어린 소녀의 납치와 살해 사건으로 멕시코 사회가 분노와 탄식으로 뒤끓고 있다. 지난 2월 11일, 멕시코 시티 인근의 싼띠아고 뚤예우알꼬(Santiago Tulyehualco)에 있는 초등학교의 수업이 끝날때 쯤, 여느때와 같이 딸 파티마 쎄실리아(7세)를 맞이하러 그의 엄마가 학교 앞에 도착했다.
이미 파티마는 누군가의 손에 이끌리어 사라진 후였다. 곧바로 경찰에 실종신고를 내었고, 멕시코 최대 일간지 ‘엘 우니베르살’에 어린 딸의 인적사항을 올리며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다.

‘레 아스 비스또’(Le has visto), 누가 내 딸 파티마를 보셨나요, 실종된 딸을 찾는 안타까운 절규가 광고에 담겼다. “내 딸 파티마는 키 120 cm, 가느다란 체형에 얼굴은 작고 타원형이며, 동공은 검정색입니다. 이마는 좁고 코는 평범하며 턱은 뾰족합니다. 단발머리를 하였고 입술은 얇은편이며, 실종 당시 하늘색 교복 상의에, 짙은 군청색 바지를 입었고, 등에는 빨간색 책가방을 메었습니다. 누구든지 내 딸 파티마를 보았거나 어디있는지 아는분의 연락을 기다립니다”라는 눈물겨운 광고였다.



한편, 황급히 어린 손을 잡아끌며 학교 앞에서 사라진 의문의 여성이 폐쇄회로에 찍혔고, 현상금 200만 뻬소(Recompensa de Hasta 2 Million Peso)의 전단지엔 범인의 인상착의가 자세히 기록되어 시티 전역에 도배되었다. “납치범으로 추정되는 이 여성은 나이 42-45세로 추정되고, 키는 155-160cm 정도이며, 얼굴은 둥글고, 턱은 타원형이며, 눈은 작고, 코는 반듯하며 입은 중간 크기입니다. 피부색은 밝은 갈색이고, 검은 긴 머리를 상투처럼 둥글게 말아 올린채 분홍색과 흰색이 섞인 자켓을 입고, 검은 색 치마와 흰색 구두를 신은 이 여성을 목격한 분은 속히 연락을 주십시오”
급기야 멕시코 대통령 ‘암로(AMRO, Andres Manuel Lopez Obrador)’까지 나서서 “더 이상의 여성과 아동들을 무참하게 살해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파티마의 안전한 귀가를 종용했지만 무위로 끝나고 말았다. 나흘 뒤 골목길 어귀에 놓여진 쓰레기 봉지에서 옷이 벗겨진채 폭행당한 후 싸늘한 주검으로 남아있는 파티마를 발견하고 말았다.

멕시코는 비단 페미씨디오에 희생된 수천의 미제 살인 사건 뿐만 아니라, 마약 카르텔 간의 피비린내나는 혈투로인해 매년 수만명이 살해되고 있는 공포의 사각지대로 변모되고 있다.
선량한 시민들의 간절한 외침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바스따 야 아쎄씨나다 이 또르뚜라다’( Basta ya asesinada y torturada). 지금까지의 살해와 고문으로 충분하니, 이제 정의로운 나라로 회복시키자.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김재억 / 굿스푼선교회 대표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