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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론] 우한 사태로 드러난 중국의 민낯

허드슨 연구소 연구원이며 국제학 교수인 월터 러셀 미드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코비나19’ 사태와 관련해 ‘중국은 정말 아시아의 병자 국가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파장을 일으켰다. 중국 외교부는 즉시 월스트리트저널에 항의하며 사과를 요구했고 베이징 주재 기자 3명에 대한 추방 조치를 취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에 대해 “성숙하고 책임 있는 국가는 사실을 보도하고 의견을 표현하는 자유언론을 이해해야 한다”며 중국을 향해 충고의 말도 했다.

‘병자 국가’(sick man state)란 말은 미드 교수가 처음 한 것은 아니다. 이 말은 19세기 중반 두 번 영국 총리를 역임했던 존 러셀이 당시의 ‘오토만 제국’을 가리켜 한 말이다. 그런데 1896년에 상하이에서 발행되는 한 영문 잡지에 중국은 ‘동아시아의 병자 국가’라는 기사가 실려, 그때 이 단어가 중국을 가리키는 어휘가 됐다. 중국 지식인층에서도 그들의 나라를 ‘동아병부(東亞病夫)’라고 부르며 자성과 개혁을 부르짖기도 했다. 한데 21세기 현대에 와서 다시 이 말이 언론에 등장한 것이다.

미드 교수는 칼럼에서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가 더욱 크게 전염 확산되고 있는데, 중국 정부 당국은 여전히 문제의 진정한 심각성을 ‘숨기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중국 당국은 처음부터 ‘숨기려는’ 행태를 보였다. 우한시의 중심병원 의사 리웬량의 경우가 그것이다. 그는 처음 바이러스의 감염 확산 위험성을 발견하고 동료 의사 7명과 함께 소셜미디어에 경고성 글들을 올렸다. 그러자 공안 당국은 “허위정보를 퍼트려 민심 불안을 야기시킨다”며 그 의사들을 즉시 공안 부서에 불러들였다. 그들이 거기서 어떤 고초를 당했는지는 알 수 없다. 더 이상 유언비어를 퍼트리지 않겠다는 자술서를 쓴 후에야 풀려 나왔다.



그때 중국 당국이 그 의사들의 경고를 받아들여 신속하게 초동 대처를 철저히 했었더라면 지금과 같은 사태 전개는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리웬량 의사는 결국 코로나19로 33세의 젊은 나이로 사망했다. 중국 당국은 첫 감염환자가 생긴 지 한달이 지난 후에야 코로나19에 대해 발표하면서도 전염성은 강하지 않다고 했다.

지난 6일 광저우의 화난 이공대학 샤오보타오 생물과학 교수는 코로나19가 우한에 소재한 2개의 실험실에서 유출되었을 가능성을 몇 가지 사실들을 들어가며 제기했다. 그의 주장은 글로벌 학술 사이트인 '리서치 게이트’에 올린 논문에 수록되었다. 중국 정부는 즉각적으로 그 논문은 ‘유언비어’라며 규탄했고 이후 사이트에서 사라졌다. 샤오 교수는 현재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고 한다. 이런 행태가 바로 중국의 민낯이다.

중국은 여전히 당에 의해 언론이 규제 당하고 정보 차단, 감추기 등이 다반사로 일어나는 통제된 사회다. 유례 없는 고속성장을 달성해 현재는 미국과 겨루는 G2 국가로 불리지만 이번 코로나 사태를 통해 민낯이 상당 부분 드러나고 있다.

중국의 이번 사태가 더욱 국제 협력을 잘하고, 위기를 만날 때 감추기보다 투명성으로 소통하고, 국민의 기본권·자유·평등·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하는 국가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김택규 / 국제타임스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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