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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이] 싼샤댐 붕괴설 팩트체크

수문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은 흡사 호랑이가 뛰어오르는 모습처럼 보였다. 물살은 서로를 휘감으며 거대한 소용돌이를 만들어 냈다. 굉음은 주변의 소리를 집어삼켰다. 불보다 물이 더 무서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다.

지난주 싼샤에 다녀왔다. 3차 홍수가 댐에 도달하던 날이었다. 댐 방류량은 이미 2차 홍수 때 최고 수준을 넘고 있었다. 침수가 우려됐으나 하류에 비가 적게 온 탓에 추가 피해는 크지 않았다.

“그래서 붕괴될 것 같나?” 싼샤에 다녀온 뒤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다. 답변 대신 붕괴설을 짚어보자. 많이 등장하는 내용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구글 위성 사진. 지난해 7월 5일, 2018년 싼샤댐 구글 위성사진이 SNS에 처음 등장했다. 댐 경계면이 구불구불하게 보이는 사진이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당시 중국 정부는 성명까지 내며 진화에 나섰다. 사진은 “고온이나 수증기에 의한 심각한 이미지 왜곡”이며 “약간의 변형이 발생했지만 한도 내에 있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수치도 제시했는데 지난해 4월 기준 댐의 수직 변위는 1.45~26.99mm, 수평 변위는 -0.24~4.63mm로 변형 한도 내에 있다고도 했다.



지난 6월 17일엔 중국 웨이보에 ‘황샤오쿤(?小坤) 선생 푸젠(福建) 닝더(寧德)’란 필자가 쓴 “이창(宜昌)에서 빨리 달아나라. 마지막으로 말한다”는 글이 빠르게 퍼졌다. 글 아래 중국건축과학연구소 연구원이라는 약력과 사진까지 첨부됐다. 중국 건축 전문가가 싼샤댐 50km 아래 최근접 도시인 이창시민에 대피하라는 경고를 한 것으로 비쳤다.

그런데 하루도 안 돼 가짜라는 보도가 쏟아졌다. 황샤오쿤은 푸젠성 닝더시가 아닌 베이징에 거주하고 있고 중국건축과학연구소 역시 베이징에 소재하고 있었다. 이름이 같았을 뿐, 글을 쓴 사람이 그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해당 글은 계속 전파됐고 황샤오쿤은 “나는 싼샤댐이 아니라 주택 건설을 연구하는 사람일 뿐이며 해당 계정은 나와 관련이 없다”고 해명하기에 이르렀다.

중국 권부의 기밀을 폭로하는 것으로 악명 높은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國文貴)는 지난 6월 유튜브에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댐 수십 곳에 금이 가는 등 붕괴 위험이 있고 이 사실이 상부에 보고됐지만 묵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 여부를 확인할 방법은 없다.

대신 중국 정부는 붕괴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불안해한다. 분명한 사실 하나는 사람들이 중국 정부의 발표를 그만큼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불신이 불안을 낳고 있다.


박성훈 / 한국 중앙일보 베이징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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