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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모두 제 잘못이고 책임입니다”

1972년 워터게이트 사건은 거짓말을 하면 더 큰 문제로 이어진다는 교훈의 좋은 예다. 워싱턴DC의 민주당 사무실에서 도청장치를 설치한 괴한이 체포되면서 시작된 이 사건은 닉슨 대통령의 거짓말 때문에 큰 문제로 번진 끝에 대통령직 사임으로 마무리됐다. 닉슨이 사임한 결정적 이유는 거짓말 때문이었다.

미국 사회에서는 거짓말을 매우 엄중한 문제로 여기고, 거짓말을 하지 않도록 어릴 때부터 가르친다.

한 TV 프로 장면이다. 회사에 지각한 사원들을 모아놓고 직장 상사가 질책하는 장면인데 모두 죄인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머뭇거리면서 대답을 하고 있었다.

첫 번째 사원: 강변도로를 타고 왔는데 자동차 사고가 났는지 차가 엄청나게 막혔습니다. 그 자리에 꼼짝도 못 하고 한 시간 이상 갇혀 있었습니다. 그래서 늦었습니다. 교통문제 정말 큰 일입니다. 죄송합니다.



두 번째 사원: 출근 중에 갑자기 배탈이 나서 화장실을 갖다 오느라 늦었습니다. 건물마다 화장실을 다 자물쇠로 잠가놓아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어제 야식을 먹은 것이 잘못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야식을 먹지 않겠습니다.

세 번째 직원: 제가 조금만 일찍 서둘렀으면 늦지 않았을 텐데 서두르지 않아서 늦었습니다. 늦은 것은 전적으로 제 잘못이고 책임입니다. 앞으로 이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이 말을 들은 상관이 일장 훈계를 하는데 특히 세 번째 직원을 더 심하게 나무랐다. “자네는 말야… 특별한 이유도 없었으면서 게을러서 늦어? 정말 다른 이유가 없었는데 게을러 늦은 거야?” “네. 제가 일찍 서두르지 못해 늦었습니다.”

우리가 이러한 경우를 겪는다면 어떻게 대답하고 싶을까? 대부분 변명하거나 핑계할 수 있는 구실을 먼저 생각한다. 그러나 변명이나 핑계는 그 순간을 모면할 수 있을지는 모르나 자신에게 도움 되지 않는다. 앞에서 예로 든 세 명 중에 누가 가장 현명하게 대답한 것일까? 지각한 이유를 자신의 잘못으로 돌린 세 번째 직원일 것이다.

살다 보면 자신의 의도와는 달리 예기치 않은 상황과 마주할 수도 있다. 이럴 때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 변명하지 않는 것이다. 피치 못할 사정이 있다 해도 변명은 좋지 않다.

변명보다 자신의 잘못으로 돌리는 것이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인식된다. 듣는 사람들은 어찌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자신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을 보고 오히려 신뢰하게 되며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믿게 된다.

거짓말은 눈덩이 같은 특징이 있다. 한 번 거짓말 하면 더 큰 거짓말을 하게 된다. 따라서 거짓말은 처음부터 하지 말아야 한다. 선의의 거짓말, 하얀 거짓말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부부간에는 절대로 숨김이 있어서도 안 되고 거짓말을 해서도 안 된다. 부부가 함께 살다 보면 잘못도 하게 된다. 거짓말로 순간은 모면할 수 있지만 결국 부부의 신뢰를 잃게 된다.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자.


정병갑 / 전 콜로라도대 교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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