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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고마운 소방관

강풍은 온 천지를 뒤집어 놓았다. 곳곳의 큰 나무들이 뿌리째 뽑혔고 우리집 뒷마당은 쑥대밭이 됐다.

실버라도와 요바린다 인근에서 난 불은 순식간에 어바인을 덮쳤다. 우리 동네에도 대피령이 내려졌지만 워낙 먼 곳이라 방심했다. 동네 공원엔 불구경 온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었고 나도 그들 틈에 끼어 불구경을 하고 돌아와 12시쯤 잠이 들었다.

새벽 5시쯤 요란한 사이렌 소리와 문 두드리는 소리에 잠이 깨어 바깥쪽 문을 열었을 때 검은 연기와 짙은 매연 때문에 숨이 막힐 듯했다. 이미 집 옆 산들은 불에 타 벌겋게 물들어 있었다.

소방관들은 숨쉬기도 눈 뜰 수도 없는 극한 상황 속에서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무거운 방화복에 호스를 들고 필사적인 몸부림으로 불을 끄고 있었다. 소방차 여러 대가 공원을 둘러싸고 민가에 불이 번지지 않도록 물을 뿌리며 고군분투했지만 강풍을 타고 날아 다니고 불씨는 여기저기로 순식간에 번지고 있었다.



세상에 많은 직업들이 있다. 그러나 목숨마저 위협받는 극한 상황에 노출되는 직업은 얼마나 될까. 소방관도 직장인이다. 그런데 그 직업은 때로는 생명마저 위협하는 극한 직업이다. 화재 뿐만 아니라 어려움을 당한 사람들을 돕는 구조작업, 급한 환자를 돕는 일 등등 소방관들이 하는 일은 너무나 많다.

2박3일 후 집에 돌아와 불 꺼진 공원 뒷산을 보았다. 시커멓게 다 타버린 산들.공원의 나무로 된 울타리는 다 타버렸다. 공원 밑에 있는 집은 뒷마당까지 온 불에도 무사했다.

이렇게 큰 불에도 어바인 지역은 집 한 채도 손상이 없는 것은 생명을 아끼지 않고 불철주야로 고생하는 소방관들의 헌신 때문이다. 다시 한번 그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하영자·풋힐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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