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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있는 아침] 동짓달 기나긴 밤 - 황진이 (1506∼?)

동짓달 기나긴 밤 -황진이 (1506∼?)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버혀내어

춘풍(春風)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어른님 오신 날 밤이여든

구비구비 펴리라

-청구영언

절정의 비유와 아름다움

1년 중 가장 긴 동짓달의 밤을 한 허리를 베어내서 봄바람을 품고 있는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그리운 님이 오신 날 밤에 구비구비 펴겠다니 그 긴 밤이 얼마나 달콤하고 행복할까? 절정의 비유이며, ‘서리서리’ ‘구비구비’ 같은 우리 말의 표현도 절정의 수준이다. 우리는 이 시조 한 편으로 시의 천재가 보여주는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다. 그녀의 작품들은 주로 잔치나 풍류장에서 지어졌으나 문학적으로 높은 완성도를 갖추고 있는 명편들이다.

황진이의 아버지는 진사였으나 어머니가 천민이라 조선의 신분제인 종모법에 따라 천출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홀어머니 슬하에서 자랐지만 양반집 딸 못지않게 학문을 익히고 예의범절을 배웠다. 명월(明月)이란 이름으로 기생이 되었는데 시와 거문고, 춤, 서예, 그림에 모두 능했다. 성리학 지식도 해박해 화담 서경덕을 존경했으며 박연폭포와 함께 송도삼절이라 자칭했다. 벽계수라 불리던 왕족 이종숙을 사랑했으나 이루지 못했다. 그에 대한 유명한 연시(戀詩).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 일도 창해하면 다시 오기 어려오니/ 명월이 만공산하니 쉬어 간들 어떠리.’


유자효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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