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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달러의 경제학] 장바구니가 미치는 영향

비닐백 금지로 쇼핑백 가져가야
공간 부족해져 충동구매 줄은 듯

가끔 회사 근처 마켓에 가보면 재미있는 구경을 할 수 있다. 계산을 하고 나오는 사람들이 마치 손에 탑을 쌓은 듯 물건을 그러모아 한아름 들고 나가거나, 여자들이 자신의 작은 백에 물건을 넘치게 넣어서 끌어안고 가는 모습 등을 보면 우습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한다. 10달러에 재활용할 수 있는 봉투를 팔고 있지만 왠지 그 돈을 쓰려는 사람보다는 아끼는 사람들이 더 많아 보이기도 한다.

LA 지역 그로서리 마켓에서 봉투를 주지 않기로 한지 벌써 4개월이 넘었다. 가끔씩 장바구니를 가져오지 않은 사람들로 인해 웃기는 해프닝이 생기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별 탈 없이 정착되어 가는 분위기다.

비닐의 사용을 줄여서 환경을 보호한다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더블백까지 해서 내가 보기에도 비닐봉투의 남용이 심했다. 비닐은 분해되는데 50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고 하니 10분 편하자고 500년을 보내야 하는 데는 과연 무리가 있다.

사실 아직 시행기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쓰레기 봉투 사용량이 늘었는지 줄었는지 비교할 수 있는 정확한 데이터가 있지 않다.



하지만 사람의 심리상 공짜로 받는 것과 내 돈 주고 사는 것에 대한 소비 행태가 다르니 비용을 지불한 쓰레기 봉투를 더 아껴 쓰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기대가 들기는 한다. 한국에 친지의 집을 방문했을 때 보면 종량제 봉투에 더 이상 쓰레기가 들어갈 공간이 없게 빽빽하게 넣어서 버리는 모습이 쓰레기가 더 이상 쓰고 버리는 데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강박관념이 되어버린 듯 보이기도 한다.

LA 지역은 아직 시행 초기 단계라 그렇게까지 발전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제 모두의 인식 속에 비닐봉지와 환경보호라는 연결고리가 이어진 것은 틀림이 없다.

그리고 비닐봉지를 마켓에서 주지 않기 시작하면서 충동구매가 줄어든 느낌이다. 장바구니를 가져가기는 하지만 공간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사려고 했던 물건 이외의 것을 사게 되면 가져가는 것이 용이하지 않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된다.

여러모로 장을 본다는 것에 신경 써야 하는 일들이 늘어난 셈이다. 하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무절제한 소비 형태에서 벗어나 조금 더 규모 있는 소비를 하게 되는 발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어찌되었든 더 이상 장바구니가 환경 보호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실생활에서 영향을 끼치고 신경을 써야 하는 일이 되었다는 것이 반가울 뿐이다.

김세주·김 앤드 정 웰스매니지먼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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