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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은행, 이사회-일부 주주 '세 대결'

어제 주총…7명 이사 확정
투자자그룹 보유 위임투표권 위력
은퇴 이사 자리에 추천후보 선임돼

23일 열린 태평양은행(행장 조혜영) 지주회사인 퍼시픽시티파이낸셜코포레이션(이하 태평양)의 주주총회에서 이사회와 일부 주주들 사이에 '조용한 세 대결'이 벌어졌다.

이날 LA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는 태평양 이사회(이사장 윤석원)가 5명의 이사후보를 확정한 가운데 일부 주주들이 지난달 후보 2명을 별도로 내세움에 따라 상당한 긴장감 속에 진행됐다. 이사들이 숙의를 거듭하는 과정에서 주주총회 시작도 한 시간 가량 늦어졌다.

이사회가 내세운 태평양 이사 후보는 정광진·노말선·이상영·김성철·윤석원 5명이다. 지난해까지는 이 5명 외에 진형기·김천일·안기준 이사 3명이 더 있었다. 이 중 진 이사는 80세 연령제한 규정에 따라 이날 이사회를 끝으로 은퇴했다.

일부 주주들은 사라 전 변호사와 다우니에서 파우치에 담긴 프리미엄 칵테일을 제조·판매하는 '굿타임 베버리지'사를 운영하는 로버트 화이트를 지난달 이사로 별도 추천했다.



일부 주주란 지난 2010년 태평양의 증자 과정에서 대주주가 된 윌리엄 박 PMC뱅콥 회장을 중심으로 한 신규 투자자들을 말한다. 당시 박 회장은 이상영 이사장(현재는 이사)의 뒤를 이어 태평양 2대 주주가 됐다. 투자자 그룹의 지분은 당시엔 전체의 3분의 1 정도였으나 현재는 약 30% 안팎인 것으로 추산된다.

투자자 그룹이 2명의 별도 이사후보를 내세운 배경은 지난 2011년, 자신들을 대변할 인물로 진 이사를 선임해 줄 것을 요구해 이를 관철했으나 진 이사가 은퇴하는 현 시점에 자신들의 의사를 전달할 이사후보가 전무하게 돼자 이에 반발한 때문으로 보인다.

결국 주주총회에선 김 후보가 화이트 후보로 교체된 뒤에 찬반투표가 이루어졌고 김 후보를 제외한, 이사회가 내세운 4명의 후보와 화이트 후보는 모두 이사로 선임됐다.

하지만 이사회는 주주총회 이후 조직 재구성을 위한 회의에서 김 후보와 조혜영 행장을 이사로 임명했다. 태평양이 지난달 영입 의사를 밝혔던 김 이사는 공인회계사(CPA)이며 지난 1972년 김&리 회계법인을 설립, 한인사회에서 손꼽히는 대규모 회계법인으로 키웠으며 서니베일에 있었던 뱅크 아시아나 이사로도 재직한 바 있다.

조 행장은 당연직 이사로 포함됐다. 이로써 태평양의 이사회는 총 7명으로 구성됐다.

주주총회 결과에 대해 태평양 관계자는 "주총 전 이사들이 숙의를 거듭한 끝에 별도로 후보를 낸 일부 주주들의 뜻을 받아들여 화이트 후보를 김성철 후보와 교체하고 찬반투표를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은퇴한 진 이사의 뒤를 화이트 이사가 잇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결과는 투자자 그룹이 보유한 프록시(위임 투표권)가 상당한 세를 형성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태평양은 2011년에도 이사회 구성을 두고 이사들과 투자자 그룹의 힘겨루기로 주주총회를 앞두고 진통을 겪은 바 있다.

이 때문에 은행가 일각에선 이날 주주총회가 해묵은 갈등이 언제든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5일까지 9.92% 지분을 보유한 태평양 최대 주주 이상영 이사가 최근 은행 감독당국에 10% 이상 지분 보유를 위한 허가를 신청, 승인을 받은 것도 이같은 해석의 근거로 작용한다.

새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화이트 이사를 뺀 나머지 이사들의 보유 지분은 9월 5일 현재 기준으로 약 20%에 그친다.

한 은행 관계자는 "많은 한인은행에서 증자를 할 때, 이사회 내에서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한데 태평양 이사들의 지분률은 다른 은행에 비해 낮은 편"이라며 "이 이사가 보유 지분을 늘리기로 한 것은 증자와 같은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면서 동시에 이사회 발언권을 강화하려는 행보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사진=임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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