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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사 리포트] 'LA 최저임금 인상' 첫 공청회…뜨거운 현장의 목소리들

찬성 "80년대 한가지 일 해도 살았는데, 지금은 2~3개 해야"
반대 "도로 하나 사이 타 도시 업소들에 비해 경쟁력 떨어져"

"근본적인 문제는 비싼 생활비
렌트비·식료품값 등 안정 위해
주·시정부의 노력 필요" 의견도


"저임금 근로자도 인간다운 삶이 보장돼야 한다.", "지역경제, 특히 스몰 비즈니스 업주들에게는 치명적이다."

LA시의 최저임금 인상 논쟁이 뜨겁다. 지역 정치권은 물론 경제계의 최대 이슈가 되고 있다. 최근 LA카운티도 최저임금 인상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혀 이슈는 확산되는 분위기다. 저소득층의 생활향상을 위해 반드시 인상해야 한다는 쪽과 일자리 감소 등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선 상태다.

지난 26일 사우스센트럴 지역의 '와츠 레이버 액션 커미티(Watts Labor Action Committee Center)'에서 열린 공청회 현장에서도 이런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24일 LA시청에서 열린 첫 번째 공청회가 보고서 발표에 초점이 맞춰져다면 이날은 시민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전달됐다.



열기는 행사장 입구부터 뜨거웠다. 노조 등이 설치한 테이블에는 '최저임금 15달러' 등의 문구가 적힌 스티커와 포스터가 곳곳에 붙어 있었고 지지 서명 작업도 진행됐다. 지역 비영리단체 소속이라는 한 관계자는 "LA지역 근로자의 절반 이상이 근근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며 "그들도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행사장 안 역시 시작 전부터 참석자들로 북적였다. 주최측이 마련한 250여개의 좌석이 모자라 서있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시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기 위한 것"이라는 경제개발위 커렌 D. 프라이스 위원장의 모두 발언으로 시작된 공청회는 3개 기관 보고서 개요 설명으로 이어졌다. 이날의 하이라드이트는 무려 50여명이 나선 '1분 발언' 순서. 찬성과 반대가 극명하게 갈렸고 동조자들의 환호와 박수가 이어졌다. 찬성쪽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반대 주장이라고 해서 야유 등의 방해는 없었다.

찬성측은 지금의 최저임금 수준으로는 기본 생활 유지조차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의료,교육 등은 물론 먹고살기조차 힘들다는 것. 세차장에서 최저임금을 받고 일한다는 빅터라는 히스패닉 남성은 "한달에 1100달러 정도를 번다"며 "이 돈으로 가족 4명이 생활한다"고 말했다.

90년 미국에 온 어머니가 가사도우미로 일하고 있다는 엘리나 코메스는 "부모님이 아무리 열심히 일했어도 그동안 생활이 나아진 게 없다"며 "최저임금 인상은 꼭 필요하다"고 울먹였다.

건설업체에서 일한다는 30대 남성은 "나를 포함 상당수의 동료 직원들이 최저임금을 받고 일한다"며 지지 서명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악화된 임금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1965년에 LA로 이주했다는 한 여성은 80년대 초까지만 해도 한가지 직업으로 생활이 가능했지만 요즘은 두 가지, 심지어 세 가지 일을 하는 사람도 있다고 주장했다. 숫자는 적었지만 반대 주장에도 설득력이 있었다. 특히 식당 업주들이 많아 눈길을 끌었다.

사우스베이 지역에서 왔다는 루빈 이라는 업주는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LA와 다른 시의 경계가 나뉘는 지역인데 LA시만 최저임금을 올릴 경우 길 건너편 업소와 경쟁을 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LA다운타운의 한 식당업주는 "최저임금이 인상된다고 음식 가격을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최저임금을 받는 웨이터나 웨이트리스는 팁이라는 추가 수입이 있어 실제로는 최저임금보다 수입이 많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할리우드 상공회의소 소속이라는 한 참석자는 "지금 추진중인 최저임금 인상안은 지나치다"며 "인상 속도와 폭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하는 업주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샌피드로에서 스몰 비즈니스를 운영한다는 셸린 버그는 "남녀 임금격차도 심각한 상황"이라며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이 문제 해결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런가 하면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가디나 지역에서 마켓을 운영한다는 한 업주는 "근본적인 문제는 LA지역의 생활비가 너무 비싼 것"이라며 "주택가격이나 임대료, 식료품 가격 등을 안정시키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시의원들의 의견도 온도차가 있었다. 경제개발위 소속은 아니지만 공청회에 참석한 미치 오패럴 시의원(13지구)은 "최저임금 인상은 필요하지만 일자리 감소 등의 악영향도 우려되는 만큼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마크 보닌 시의원(11지구)는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프라이스 위원장은 "다양한 시민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며 "적극 반영하겠다"며 행사를 끝냈다.

시민 공청회는 앞으로 두 차례 더 예정돼 있다. 31일(화)에는 밴나이스 시청에서 오후 6시 부터, 4월2에는 역시 오후 6시부터 LA한인타운 인근 피코에 '관용의 박물관(Museum of Tolerance)'에서 각각 진행된다.



LA시 최저임금 인상안들
-에릭 가세티 시장 안
현재 9달러인 시간당 최저 임금을 올해 10.25달러, 내년 11.75달러, 2017년 13.25달러로 점진적으로 인상.

이후에는 물가상승률과 연동해 인상.
-LA시의회 안
2017년까지 13.25달러로 올리자는 것은 가세티 시장안과 동일. 그러나 시의회안은 이를 2019년까지 다시 15.25달러로 올라자는 것.


"우리 입맛대로"
'파급 효과' 서로 다른 보고서

*비콘 이코노믹스(Becon Economics):LA상공회의소 등 재계의 용역으로 진행
인건비 부담 증가로 기업들의 ‘탈 LA 현상’ 발생. 이로 인해 향후 5년간 7만3000에서 최대 14만개의 일자리 감소 전망.
식당, 바 등 일부 업종은 인건비 지출이 전체 매출의 14% 이상으로 늘어날 것.기업이전으로 시정부의 세수입도 감소.

*이코노믹 라운드테이블(Economic Roundtable): 노조 등의 용역으로 진행
임금상승으로 59억달러의 추가 소득 발생. 시민들의 소득 증가로 세수입도 늘어 시 재정상황 개선. 인LA시 2만5000개를 비롯해 카운티 전체로는 4만6000개의 새 일자리 창출. 업소들의 인건비 부담 증가는 부유층이나 중상류층 거주지역 한정.

*UC버클리 노동·고용연구소:LA시정부 용역으로 진행
기업체 인건비지출 부담 0.9% 증가. 일자리 감소 3500개, 하락폭 0.2%에 머물 것. 임금상승에 따른 가격 인상으로 소비지출 11억달러 감소.
60만명에 소득증가 효과, 평균 소득증가 30%.

김동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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