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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보다 비싼 가주 개스값…'정유사 책임론' 솔솔

전국 2달러대 vs LA 4달러…개스값 상위 25위 모두 가주
정유소 문제 발생 때마다 급등, 소비자단체 "법 바꾸자"

개스값이 LA를 포함한 가주 전역에서 폭등하고 있다. 지난 15일 LA의 평균 레귤러 개스값은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섰다. 약 1년 만의 일이다.

가주 전체도 마찬가지다. 가주의 평균 레귤러 개스값은 17일 현재 3.812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전국 1위다. 역사적으로 개스값 1위는 지역적으로 고립된 하와이와 알래스카가 주고 받았었다. 지난 5년간 하와이의 개스값은 평균적으로 가주보다 33센트가 비쌌지만 이마저도 뒤바뀌었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올해 전국 개스값은 평균 21센트가 올랐다. 가주는 지난 2월에만 1달러가 올랐다. AAA는 전국 개스값이 여름까지 2.55~2.77달러를 유지하고 올해 안에 3달러를 넘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내다봤다. 물론 가주는 예외다.

현재 개스값이 3달러를 넘은 주는 가주를 포함해 네바다·오리건·워싱턴·하와이·알래스카 6개주지만 가주는 그 중에서도 유별나다.



가주 개스값은 현재 전국 평균보다 1.30달러 더 비싸다. 연방에너지부가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큰 격차다. 가주가 개스값 상위 25개 도시를 싹슬이하고 있는 상황이 이상할 것도 없다. 이 때문에 지난 2~4월 가주민이 전국 평균가격보다 더 지불한 개스비는 24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주의 변덕스런 개스값은 워낙 악명이 높다. 하지만 최근의 상황은 그 중에서도 돌출적이어서 이 때문에 연방에너지부는 가주의 돌발적인 개스값 상승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가주에 공급문제가 발생할 때를 대비해 연방정부가 개솔린을 비축해야 하는지 분석하고 있다.

▶2012년 4.67달러 재현 우려

AAA의 마이클 그린 대변인은 여름이 끝날 때까지 현재의 상황이 호전될 것 같지 않다고 내다봤다. 자동차 여행이 급증하며 개스 소비량이 정점을 이루는 여름을 대비해 정유사들이 정비에 들어가면서 남가주는 지금보다 더 공급 부족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공급 부족 문제가 특히 LA지역에 집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정유소다. 엑슨모빌사의 토런스 정유소(하루 15만5000배럴 생산) 폭발사고, 셰브론사의 리치몬드 정유소(하루 24만5000배럴 생산) 화재, 테소로사의 마티네즈 정유소(하루 16만6000배럴 생산)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토런스 정유소는 언제 정상 가동될 지 일정도 나오지 않았다. 수리작업이 6월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여기에 다른 정유소도 정기, 비정기 정비에 들어가면서 소폭이지만 생산량이 더 줄었다. 셰브론사는 이달 수리보수를 이유로 엘세군도 정유소 일부의 가동을 중단했다. 필립스66도 LA 정유소의 수소화 분해용 장치 보수작업에 들어갔다. 업계 전문가들은 인근 수소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이 작업이 6월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7월이나 되야 가주 내 정유소가 정상 가동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남은 것은 아시아와 캐나다산 개솔린 수입이지만 이마저도 이달 말에 도착한다.

최근 AAA는 토런스 정유소에서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던 2012년 10월 개스값이 4.67달러까지 치솟은 것을 상기시켰다. 당시 상황이 재현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우려이기도 하다.

▶가주는 석유의 외로운 섬

가주의 개솔린 소비량은 뉴욕과 플로리다 주를 합한 것보다 많다. 전국 최고다. 하지만 정유소는 적다. 전국 142개 정유소 가운데 가주엔 19개로 급증하는 개솔린 수요에 비해 정유 능력은 몇 십 년 간 정체 상태다.

가주의 개솔린세가 다른 주보다 갤런당 약 30센트 비싼 것도 원인의 하나지만 가장 큰 원인은 가주에서만 사용하는 개솔린과 송유관 문제다.

가주에서 사용하는 개솔린은 연방환경청이 요구하는 것보다 기준이 엄격해 다른 주의 것을 쓸 수 없다. 이 때문에 가주 내 정유소에 문제가 발생하면 곧바로 가격이 상승한다.

또 하나는 가주가 석유에서는 고립된 섬이라는 점이다.지도 참조 가주에는 다른 주에서 개솔린을 공급받는 송유관이 없다. 네바다와 애리조나 주와 연결된 송유관은 있지만 가주에서 보내긴 해도 받지는 못 한다.

결국 유조선이나 트럭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 연방에너지관리국(EIA)의 T. 메이슨 해밀턴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2일 정부 웹사이트에서 "특수한 가주의 개솔린을 공급받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아시아에서 서부까지 몇 주가 걸린다"고 밝혔다. 걸프만에서 유조선으로 수송하는 데도 14일이 걸린다.

EIA의 자료에 따르면 텍사스나 루이지애나 주의 정유소와 송유관으로 연결된 동부의 개솔린은 서부에 비해 88센트나 싸다.

▶주상원 폭등 원인규명 나서

개스값 급등으로 정유사는 생산이 감소한 올 1분기 큰 이익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가주내 최대 정유사인 발레로의 올해 1분기 순익은 8200만 달러로 지난 5년간의 분기당 평균 순익의 3배에 이른다. 직원들의 파업으로 정상가동을 하지 못 했던 테소로도 가주에서 1억 달러의 순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가주 상원과 소비자 단체는 급히 오르고 서서히 내리는 개스값을 따지기 시작했다.

지난 3월 24일 주상원은 청문회를 열고 2월의 개스값 급등 원인을 정유소 사고, 자연스런 시장 원리, 정유사들의 가격 고정 전략 3가지 가능성을 놓고 따졌다.

가주내 주요 정유사 최고경영자(CEO)가 출석을 거부한 청문회에서 벤 우에소 상원의원은 가주의 엄격한 기준에 맞춘 개솔린을 생산하는 소수의 정유사들이 인위적으로 높은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결탁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우에소 의원은 "가주가 가격경쟁 체제를 갖춘 시장이 아닌 건 아닌 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샌타모니카의 소비자 보호단체 컨수머 워치독의 제이미 코트 회장은 가격이 인위적으로 부풀려졌다고 주장했다. 코트 회장은 정유사들이 경쟁사보다 싼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생산량을 늘리는 대신 정유 능력을 공동으로 제한해 시장을 조작하고 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코트는 또 셰브론과 테소로가 가주 정유 시장의 55%를 장악하고 있고 가주 정유시설이 비축량이 다른 주보다 훨씬 적다고 비판했다.그는 정유사들의 자료 투명성을 높이고 의회가 정유소의 비축량 증가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주검찰의 캐슬린 푸트 반독점부서 담당은 가주 정유산업이 과점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소수의 기업만 있는 분야에서 가격담합 여부를 증명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주상원은 최근 엑손과 셰브론, 테소로, 셸, 발레로, 알론USA, 필립스66의 CEO에게 질의 서한을 보냈다. 짐 비올·벤 우에소 상원의원은 서한에서 "정유소 가동 중단이 개스값 폭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잦다"며 "귀사가 가동 중단이나 둔화 등 생산 차질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특별한 조치를 취한 바 있나"라고 물었다.

서한에서 두 의원은 개스값 폭등이 정유 제품 비축량 하락과 정유공장 가동중단과 자주 겹치는 이유와 이를 완화시키기 위해 취한 조치에 대해 서면 답변을 준비하라고 요구했다.

서한은 또 ▶각 정유소의 비축량 ▶전국 비축량과의 비교 수치 ▶정유시설 유지보수작업 계획 ▶경쟁 정유사의 가동 중단 시 개스값 상승 이유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라고 요구했다.

코트 회장은 "최고경영자(CEO)들은 주의회 출석은 거부하면서 컨퍼런스 콜에서 정유소 가동 감소로 서부지역에서 대규모 이익을 봤다고 투자자들에게 자랑했다"면서 "큰 이익을 보는데 왜 정유공장의 문제점을 고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제 법규정을 개혁할 때"라고 주장했다.

가주 개스값 급등으로 정유사의 자료 공개와 법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안유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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