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도 유럽연합 떠나고 리라화 40% 평가절하 가능
2017년 유로존 전망
영국에 이은 추가적인 유로존 탈퇴는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일과 다름없다.
사실 유로화가 없었다면 이탈리아·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들은 급격한 수준의 통화가치 하락을 통해 자국 경제를 균형 상태로 되돌렸을 것이다. 그렇지만 유로존에 구속돼 있는 현 상황은 유럽 각국 지도자에게 옴짝달싹할 정책적 여지도 없게 만들었다. 이들에겐 단 한 가지의 해결책만이 놓여있을 뿐이다. 바로 긴축이다.
유로화는 지금 지속불가능한 긴장 상태에 접어들었다. 올해 유로존에서는 1개 국가 이상이 이탈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탈리아의 유로존 이탈은 유로화에 타격은 줄 수 있겠으나 치명적인 내상은 입히지 못할 것으로 본다. 펀더멘탈이 약한 몇몇 국가가 탈퇴를 선택한다면 유로존은 오히려 더 안정화될 수 있다. 정책적으로 유연해지기 때문이다.
이탈리아는 유로존 이탈 직후 자국 통화 가치를 30~40% 평가절하할 것이다. 이탈리아 경제에는 매우 바람직한 결과다.
유로는 사실 유럽의 정치적 통합체 건설을 위해 도입됐다. 서로 다른 나라의 시민들이 단일 화폐를 사용하게 된다면 상호 우의를 느끼고, 이것이 바로 정치적 통합을 가속할 것이라는 의도였다.
그러나 유로존은 재정 통합을 포함한 진정한 단일 화폐를 도입하지 못했다. 유로화는 사실 각기 다른 유럽국가 간 고정환율제 협약에 지나지 않았다. 고정환율제는 경제 위기시 적절하게 작동하지 못했다. 유로화에 앞서 도입된 유럽통화체제(ERM)에서 마르크화 대비 파운드화 가치를 유지하려 했던 영국은 환율 방어에 나섰지만 하루 만에 33억 파운드를 잃고 소로스에게 굴복했다. 고정환율제는 또 각국 경제의 일반적인 불확실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그리스가 자신들이 부유하다고 착각하게 했고, 그래서 과잉소비의 길로 접어들었다.
유로존 해체까지 생각하지 않더라도 유로화가 점점 더 약세를 띠면서 '1달러=1유로' 패리티(등가)까지 무너질 것으로 보고 있다.
로리 나이트 전 옥스퍼드대 경영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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