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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스페이시. 성추문에 30년 명성 몰락
30년 전 남자 아이 성폭행 사실 드러나
동성애자 커밍아웃에도 비판 쏟아져
런던 경찰 성추행 혐의로 수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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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17/11/10 미주판 24면    기사입력 2017/11/09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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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스페이시는 대배우다. 1996년 '유주얼 서스펙트'에서의 숨막히는 연기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했고 2000년에는 '아메리칸 뷰티'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그가 최고의 연기자라는데 이견을 달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최근에는 넷플릭스의 주가를 끌어올린 드라마로 유명한 '하우스 오브 카드'에서 부패한 정치인 프랭크 언더우드 역을 맡아서 골든글로브 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단 일주일만에 성추문으로 무너졌다. 하비 와인스틴에 대한 고발에서부터 시작된 할리우드의 '성범죄 고발 바람'에 직격탄을 맞게 됐다. 대체 무엇이 이 대배우를 무너뜨렸을까?

남자아이 성폭행한 스페이시

2017년 10월 28일. 하비 와인스틴 사건 이후 영화계 관계자들에 대한 각계의 고발이 이어지는 중이었다. 하지만 수많은 고발 중에서도 유독 심각한 것이 있었다. '스타 트렉'에 출연했던 배우 앤소리 랩이 케빈 스페이시가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랩이 14세였던 1986년 당시 26세였던 스페이시는 함께 브로드웨이 작품에 출연하고 있던 랩을 자신의 뉴욕 아파트로 초대했다. 랩은 파티가 끝나고 사람들이 하나 둘 없어지자 스페이시가 자신을 침대에 눕히고 올라타 성행위를 했다고 말했다. 랩의 고발은 많은 사람에게 매우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미성년자를 성폭행했다는 점에서 다른 성범죄보다 훨씬 더 심각했다.

29일 스페이시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과했다. 30여 년이나 지난 일이기 때문에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지만 자신이 만약 그런 행동을 했다면 깊은 사과를 전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스페이시는 사과를 하면서 양성애자로 살아왔던 지난 과거도 고백했다. 그리고 지난 시간 동안 남성과 여성 모두와 성생활을 즐겼지만 이제 동성애자로 살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페이시가 사과문을 게재하며 자신의 성적 지향을 밝힌 것에 대한 비판이 터져 나왔다. 이미 자신이 게이라고 선언하고 활동 중인 배우 재커리 퀸토는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스페이시가 커밍아웃을 한 방식에 대해서 매우 실망했고 슬프다"며 '커밍아웃을 자신에게 제기된 의문에서 관심을 돌리는데 사용'하는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계속되는 고발

하지만 랩의 고발은 끝이 아니었다. 31일 영화감독 토니 몬타나도 케빈 스페이시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스페이시는 2003년 술에 취해 몬태나의 성기를 잡았다. 몬태나가 충격을 받아 화장실로 향하자 스페이시가 따라왔다고 한다. 이성애자인 몬태나는 자신이 당한 일을 주변에 이야기하기도 힘들어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았다고 말했다.

31일 케빈 스페이시가 주연을 맡은 넷플릭스의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의 제작이 중단됐다. 제작사 '미디어 라이츠 캐피털'과 넷플릭스는 공동 성명을 통해서 스페이시에 대한 고발 조치를 검토하고자 제작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한편, 11월 1일 USA 투데이는 2008년 케빈 스페이시의 성추행 혐의에 대해 런던 경찰이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익명을 전제로 제보한 한 언론인은 20대 초반에 스페이시를 런던에서 만났다고 한다. 인터뷰가 진행된 후 스페이시는 함께 술을 마실 것을 제안했고 클럽에 도착하자 이 언론인의 성기를 잡았다고 한다. 그는 "당황해서 그 자리를 떠나려 했지만 스페이시가 날 붙잡고 놔주지 않았다"며 "내가 그를 피해서 자리를 옮기자 계속 내게 다가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완전한 몰락

스페이시의 성추문은 점점 더 악화돼 11월 2일에는 계약 담당 에이전트와 홍보 담당 퍼블리시스트가 스페이시와의 계약 종료를 밝혔다. 스페이시는 자신에 대한 고발과 뉴스 보도들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됐다.

11월 3일 CNN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름을 밝히지 않은 스태프 8명은 스페이시가 동의 없이 몸을 만지거나 외설적인 행동을 했다고 폭로했다.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어린 남자들로 알려졌다. 제작 보조로 일하던 한 피해자는 스페이시가 함께 차를 타고있는 동안 자신의 동의없이 민감한 부분들을 만졌다고 말했다. 피해자는 이후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자신의 정체가 드러날까봐 말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넷플릭스 측은 케빈 스페이시와의 관계를 완전히 끊겠다고 선언했다.

용기와 경각심

케빈 스페이시의 성추문은 대부분 어린 남자들을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이 다른 사건과는 다르다. 성범죄는 성별을 가리지 않고 일어난다는 증거다. 많은 사람들은 와인스틴 때와 비슷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1986년부터 2017년까지 30년이라는 시간 동안 스페이시는 수많은 남성을 성추행 혹은 성폭행했지만 할리우드의 대배우로 군림할 수 있었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할리우드의 권력 구조' 때문이다.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절대적인 권력을 누리기 때문에 자신의 범죄 사실들을 모두 감출 수 있다는 것. '하우스 오브 카드' 현장에서 제작보조를 맡은 피해자는 "그는 매우 강력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고 나는 먹이사슬 최하층에 위치한 사람이기 때문에 충격이 매우 컸다"고 전했다.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는 할리우드의 성범죄 고발은 사회 운동으로 확산하고 있다. 정치계와 재계 등으로 번져서 성범죄 피해자들에게 용기를 주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권력으로 범죄 사실을 감출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조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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