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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첨단기술이 반갑지 않은 이유

매년 새해가 되면 전세계의 이목은 라스베이거스로 몰린다.전세계 최고의 첨단가전제품 전시회인 소비자가전쇼(CES)가 열리기 때문이다. 올해로 50회째를 맞은 CES는 당초 가전제품 전시회였기 때문에 이름도 'Consumer Electronics Show'였지만 이제는 분야에 상관없이 최첨단 제품을 선보이는 행사가 됐다.

CES 2017에는 현대 및 도요타, BMW 등 세계 유수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차세대 자동차인 자율주행차를 잇따라 공개하고 시범운영을 하기도 했으며, 일명 벽지TV라 불리는 차세대 디스플레이가 눈길을 끌기도 했다.

특히 주목을 받은 것은 우리의 일상생활에 큰 변화를 초래할 기술들이다.

6일 CES 메인 무대에는 수영 영웅 펠프스가 깜짝 등장했다. 언더아머가 개발한 스마트 운동화를 신은 그는 여러 번 껑충껑충 뛰었다. 이 운동화는 사용자의 컨디션을 분석해 적절한 운동 강도를 제안하는 기능이 있다. 운동화 교체 시기도 알려준다. 역시 CES에서 선보인 '지니캔'이라는 제품을 쓰레기통 입구에 부착하면 사용자가 버리는 쓰레기의 바코드를 자동으로 인식, 알아서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에서 새 제품을 주문한다.



'폴디메이트'라는 업체는 옷을 걸기만 하면 알아서 접어주는 로봇을 선보였다. 이 기계에 옷을 넣으면 3초 만에 깨끗이 접혀서 나온다. '슬로 컨트롤'이라는 업체가 선보인 '해피포크'라는 제품은 포크를 움직이는 속도와 식사량 등을 자체적으로 실시간 체크해, 사용자가 너무 빨리 먹으면 포크가 진동하면서 속도를 늦출 것을 경고한다. 또한 적정 식사량이 넘으면 알려주기도 한다.

지난해 연말 쇼핑시즌에 가장 인기를 끈 제품은 아마존이 내놓은 '에코'라는 스피커였다. 에코는 단순한 스피커가 아니다. 와이파이나 블루투스로 연결해 홈네트워크를 가능하게 하고 사용자가 궁금해하는 것도 알려주는 개인비서 역할을 한다. 이를테면, 날씨나 일정을 체크해 알려주고, 대화도 가능하다. 또한 TV나 조명 시스템과 연결하면, 에코에게 'TV를 켜'라고 말하면 대신 TV를 켜주고, 조명도 밝혀준다.

그야말로 어릴 적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보던 것이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기술 발달로 인해 인간 생활은 크게 편안해질 것이다. 그만큼 절약되는 시간을 다른 곳에 투자하면 보다 많은 일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미래가 크게 반갑지만은 않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사람이 할 일이 점점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는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각 연구기관에 따라 수치는 다르게 나오고 있지만 인공지능, 로봇의 발달로 현재 일자리의 40% 정도가 없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즉, 수많은 실업자가 양산되고 빈익빈부익부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보다 근본적으로 인간 생활이 편해질수록 오히려 인체에는 안 좋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제목이 기억나지는 않지만 기술이 극도로 발달한 미래를 그린 한 소설에서 인간은 생각만으로 모든 기기를 조정하게 단계에까지 이른다. 하지만 이 시대에는 인간이 말을 할 필요도 몸을 움직일 필요도 없기에 인간의 몸과 언어는 급격히 퇴화되고, 결국 인류는 멸망하고 만다는 내용이다.

물론 이는 너무 한쪽으로만 극단적으로 그린 것이고 극복할 방법도 만들어질 것이다. 중요한 것은 쉬고 싶어하는 인간의 본능상 생활을 편리하게 하는 기기들이 나오면 나올수록 몸을 안 움직이는 사람들은 많아질 것이라는 것이다. 한 연구조사에서 앉아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수명이 평균 8년이 짧다고 한다. 앉아서 말로 모든 것을 조정하는 세상, 결코 반갑지만은 않은 이유다.


김현우/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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