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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이야기] 테니스 브레이스렛의 탄생

해리 김 대표 / K&K 파인 주얼리

콜롬비아에서 납치사건 그리고 페루에서 택시기사에게 당한 수모 등 연이은 순탄치 않은 일들을 액땜으로 치부하며 페루에서의 알파카 구입을 무사히 마친 나는 앞으로 펼쳐질 핑크빛 미래를 상상하며 페루 리마의 호텔에서 한가로운 오후를 보내고 있었다.

맥주 한잔으로 그동안의 노고를 스스로 위로하며 TV채널을 돌려보는데, CNN뉴스에서 나오는 심상치 않은 한국뉴스는 나의 시선을 멈추게 했고, 어느새 마음엔 불안감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하루가 다르게 가파르게 오르는 원달러 환율은 1000대를 쉽게 넘더니 1800대를 치고 올라 갔다. 한국의 IMF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이 쏘아 올려졌다. 환율로 인해 원가는 거의 배가 오르고, 암울한 한국경제 상황과 맞물려 이미 시간대까지 배정받은 남미 특산전은 방송 금지 명령이 떨어졌다. 전파도 못 타 본채 나는 구입한 알파카 양탄자 모두를 헐값에 매각해야 했고, 에메랄드 비즈니스 또한 환율로 인해 접어야 했다. 너무 갑작스럽게 닥친 일련의 일들은 한순간 나를 절망의 늪으로 던져 버렸다.

미국에서 몇달간 아무것도 안하고 세월만 보내고 있던 어느날, 나는 문득 어쩔 수 없이 알파카를 헐값에 처분해야만 했던 당시 상황을 떠 올리며 '그래 바로 이거야' 하는 생각에 온몸에 소름이 돋으며 내 머리는 어느새 콜롬비아에 가 있었다. 그동안 내가 한국으로 물건을 수출했다면 이제부터는 환율로 인해 값싸진 물건들을 역으로 한국에서 콜롬비아로 수입하는거야.



내가 찾은 아이템은 키높이 운동화였다. 지난 한국 방문시 눈여겨 봤던 이 운동화는 젊은 한국여성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으며 한창 유행을 타고 있었지만 콜롬비아에서는 아직 생소했던 물건이었다. 아프리카나 남미의 저성장 국가들의 경우 다른 곳에서 이미 인기를 끄는 아이템도 현지에는 잘 알려지지 않거나 보급되지 않아서 아이템만 잘 선정해 들여와 히트를 치면 빠른 시일에 현지에서 자리를 잡는 경우가 많다. 선진국에서 유행을 타면 2~3년 후 저성장 국가로 유행이 옮겨가기 때문에 현지 교민들이 이런 기회를 이용해 많은 돈을 버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예상은 적중했다. 겉으로는 굽이 들어 나지 않는 이 운동화는 하이힐을 즐겨 신는 작은 체구의 남미 여성에겐 안성맞춤이었다. 1차분으로 들어온 물량이 눈 깜빡 할 사이에 없어졌고 밀려 들어오는 주문량에 나는 어느 새 IMF의 악몽을 깨끗이 잊었다. 위기가 한편으론 기회가 된다는 말이 뼛속까지 절절히 느껴졌다.

다음에 계속

여성들이 선호하는 대표적인 팔찌인 테니스 브레이스릿이 언제부터 이 이름으로 불려졌을까? 1987년 미국 US 오픈 대회때의 일이다.

당시 여자 선수로는 최고 수퍼스타였던 미국 테니스 선수 크리스 에버트는 시합 도중 그녀가 차고 있던 팔찌를 잃어 버리게 되고, 잃어 버린 팔찌를 찾기 위해 잠시 시합을 중단시켰다. 이때 그녀의 팔찌를 '테니스 브레이스릿'이라 부르면서 이후로 그녀가 차고 있던 것과 같은 종류의 팔찌는 모두 테니스 브레이스릿이라 불리게 되었다.

오늘날 테니스 브레이스릿은 가벼볍고 유연하면서도 손목 주위를 빙둘러 보석이 박힌 팔찌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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