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연말 시작…'할러데이 블루스' 주의보

화려하고 북적이는 게 싫어
여성 5명 중 2명 "스트레스"
잦은 모임·외로움·집안일 등

본격적으로 '우울한 시즌'이 시작됐다.

어딜가도 북적이고 화려한 치장으로 번쩍이는 연말 분위기 이면에는 숨겨진 우울함이 존재해서다.

미국심리학회(APA)는 이를 '할러데이 블루스(holiday blues)'라고 규정한다. 일명 '연말연시 우울증'. APA는 지난 2011년부터 이를 정식 심리학 용어로 채택했다.

추수감사절을 기점으로 심리학계는 크리스마스, 새해 등 본격적인 연말연시 시즌에 접어들면서 갑자기 찾아올 수 있는 우울한 감정에 대한 주의와 대처 방안 등을 알리고 있다.



APA에 따르면 연말연시가 되면 여성 5명 중 2명(44%)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했다. 남성은 3명 중 1명(31%)이 스트레스를 받았다.

특히 추수감사절은 가족 단위의 모임이 많다. 그만큼 집안일에 대한 부담이 증가한다. "추수감사절에 요리를 해야 한다"고 답한 여성은 무려 66%였다.

남성들도 3명 중 1명(32%)은 "추수감사절 준비를 위해 직접 마켓을 봐야 하는 게 스트레스"라고 응답했다.

집안일에 대한 부담뿐 아니라 연말 각종 행사로 인한 스트레스도 증가한다.

건축 설계사 김원배 씨는 "보통 추수감사절이라고 하면 가족과 함께 느긋하게 쉴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비즈니스를 하는 입장에서는 오히려 고객 관리를 하느라 너무나 바쁜 시기"라며 "연말이기 때문에 기존 고객들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일일이 카드도 보내고 와인 등도 선물하는데 그 일에 매달리느라 연말 분위기를 즐길 틈이 없다"고 말했다.

스트레스는 곳곳에서 발생한다. 동창회부터 회사 모임, 주변 지인들로부터 쉴새없이 나눠야 하는 연말 인사들, 각종 술자리, 애인이 없어서 느끼는 외로움 등 우울한 기분을 느낄 환경은 많다.

회사원 지영섭씨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술자리도 잦아지고 여기저기서 카톡으로 인사치레식의 메시지도 난무하다 보니 조용하게 여유를 느낄 틈이 없다"며 "연말은 동창회나 각종 모임이 많기 때문에 때론 보기 싫은 사람과도 만나야 하는 시기라서 이래저래 스트레스"라고 말했다.

오히려 혼자가 싫은 사람들도 있다. 심지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크리스마스 캐럴도 듣기 싫을 정도다.

독신인 앤젤라 김(29)씨는 "서서히 크리스마스 트리도 보이고 운전을 하다가 라디오에서 캐럴도 듣는데 괜히 외로운 기분이 들더라"며 "연말이라 친척들이 모이는 자리에 갈 일도 많은데 '결혼할 남자는 없느냐'고 계속 물어서 솔직히 짜증도 난다"고 하소연했다.

연말연시 우울증을 피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모임의 우선순위를 정해 필요한 모임만 참석할 것 ▶스케줄표 또는 지출 목록을 만들어 연말 인사와 카드를 보낼 것 ▶연말이 반드시 특별하고 즐거워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것 ▶연말을 맞아 허황된 계획을 세우지 말 것 ▶과음을 피할 것 ▶집안일을 배우자와 분담하려는 자세를 가질 것 등을 조언했다.

에블린 서(캘스테이트대학 심리학) 박사는 "시대가 물질화 되어가고 사람과의 관계가 복잡해지면서 표면적으로 포장되기 쉬운 시기가 연말연시인데 주변을 더 의식하고 챙기다 보면 '나'라는 정체성과 자아가 약해질 수 있다"며 "무리한 계획이나 스케줄에 시달리기보다는 자신의 심리적 상태를 정확히 파악해서 적당한 범위 내에서 연말연시를 보내고 연말은 '특별하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장열 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