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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와 소수계 이익 대변, 새로운 역사 만들 것"… 연방하원 가주 34지구 도전 로버트 안 후보

폭동·LA한인타운 선거구 재조정 무산
한인사회의 정치력 신장 필요성 절감

정치인 배출이 정치력 신장의 첫걸음
한인표 결집하면 결선 물론 당선도 가능


로버트 안(41·민주) 연방하원의원 후보는 사회, 정치,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LA토박이인 그는 명문 하버드-웨스트레이크 고교와 에모리 대학을 거쳐 USC 로스쿨을 졸업했다. LA수피리어법원에서 재판연구원으로 활동하는 동안 아이라 라이너 전 LA시 및 카운티 검사장과 일하며 전문 법조인으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이후 부동산, 투자 및 자산관리 비즈니스를 하며 창업과 소자영업자를 지원하는 활동도 했다. 2011년에는 LA시 선거구 재조정 커미셔너, 2013년부터는 LA시 도시계획국 커미셔너로 활동하고 있다.



-출마 이유는.

“두 번의 계기가 있었다. 모든 것은 1992년에 시작됐다. 4.29 폭동은 나를 크게 흔들어 놓았다. 우리 정부는 한인 커뮤니티를 철저히 외면했다. LA경찰국(LAPD)은 우리를 지켜주지 않았다. 한인타운은 폐허가 됐다. 우리 가족도 직격탄을 맞았다. 아버지는 6가와 웨스턴 애비뉴 사이에 건물이 있었는데, 세입자들과 함께 건물을 지켜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우리를 지켜준 경찰이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10학년이었다. 당시 어머니와 여동생과 함께 집에 있었다. 밖에 나가면 위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TV로 한인타운이 불타는 장면을 지켜봤다. 처음에는 무서웠지만, 나중에는 분노가 치밀었다. 어떻게 미국에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믿기지 않았다. 분명히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했고, 우리 커뮤니티가 내 눈앞에서 차별당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됐다. 대학에 입학한 뒤 폭동 그리고 정치력 신장에 대해 배웠다. 당시 폭동은 우리를 대변할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 커뮤니티가 힘이 없었기에 그렇게 버려진 것이었다.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결심했다. 이후 커뮤니티를 위해 봉사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당시엔 정치인이 되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래서 법대를 다니면서 2001년부터 파바월드(PAVA)에서 자원봉사하기 시작했다. 결국, 이사 자리까지 올라갔다. 파바는 내게 중요한 경험이었다. 어린이들과 일하면서 그들에게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닫게 해주는 좋은 일이었다. 시의회, 시장과 함께 일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로컬정부가 커뮤니티와 함께 손잡고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

-다른 계기는?

“2011년에 찾아왔다. 당시 에릭 가세티 시의장이 나를 LA시 선거구 재조정 커미셔너로 임명했다. 이 과정에서 한인 커뮤니티가 다시 한번 무참하게 짓밟히는 장면을 지켜봤다. LA시청에서 열린 선거구 재조정 공청회 때 수많은 한인이 찾아왔다. 한인사회의 힘이 여전히 터무니없이 적다는 것을 확인하는 괴로운 시간이었다. 수많은 한인이 찾아왔지만, 이들에게 발언권조차 제대로 주어지지 않았다.

시청 직원이 계획적으로 한인들에게 발언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수백여 명의 한인 중 특히 95세 할아버지와 89세 할머니 부부의 발언이 인상적이었다. 저녁도 걸러가면서 단 1분의 발언을 위해 3시간을 기다리셨다. 그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우리의 고향인 대한민국도 분단됐는데, LA로 이민 와 보니 한인타운은 4개 지구로 쪼개져 있었다. 한인타운을 하나의 지구로 묶어달라’고 시의원들에게 신신당부했다.

당시 결심했다. 발언하고 있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부부 등 힘없는 이들의 목소리가 될 기회가 내게 온다면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연장자들이 가장 약하신 분들이다. 자신들의 의사를 잘 표현하실 수 없기 때문이다. 한인 커뮤니티는 중요한 사안을 논의할 때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 당시 선거구 재조정 커미셔너로 활동하며 정부 기관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 결론은 ‘우리의 갈 길이 아직 멀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현실을 바꾸는 방법은 정치력 신장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다.

1992년 이후 20년이 흐른 시점이다. 그런데 바뀐 것은 없었다. 경제적, 사회적으로 많은 한인 분들이 성공하셨지만 우리를 여전히 막고 있는 큰 벽이 있다. 우리에게 할리우드 스타 한 명이 더 필요할 수도 있다.

‘포에버21’과 같은 기업이 더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앞에 있는 벽을 허물 방법은 정치력 신장뿐이다. 우리가 협상 테이블에 앉지 못하는 한, 우리의 힘은 없다. 그날이 오기 전까지 우리에게 진정한 성공은 없다는 얘기다. 모든 커뮤니티가 이 힘겨운 과정을 헤쳐나갔다. 우리가 정치력을 쟁취하는 그 날이 오지 않는 한 우리 사회는 계속 차별을 받을 것이며 벽에 부딪힐 것이며, 손해를 볼 것이다. 그렇게 많은 세금을 내고 사회에 많은 기여를 했어도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은 뻔할 것이다.

세금도 잘 내고 준법정신도 강한 한인사회는 여전히 제 몫을 찾지 못하고 있다. 우리에게 돌아올 연방 예산이 다른 커뮤니티로 흘러들어 가고 있다. 우리는 정부로부터 주먹을 맞아도 맞받아칠 수 없는 처지다. 항상 이런 식이다. LA폭동 때도 그랬고, 선거구 재조정 때도 마찬가지였다. 언론이 한인을 비하하고, 라디오 진행자들이 비하해도 우리는 현재 이들에 맞서 싸울 힘이 없다.

LA폭동을 주동한 사람들에게 어떤 징계도 없지 않았나. 그게 우리 정치력의 현주소다. 하지만 나는 믿는다. 한인타운이 미래라는 것을. 정작 한인타운에 거주하고 있는 분들은 자각하지 못하고 있지만 한인타운은 1세와 1.5세가 재건했다. 모두가 한인타운이 다시 일어서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을 때 이들이 뭉쳐서 한인타운을 다시 일으켰다.

지금은 경제적으로 번영하고 활기찬 타운으로 우뚝 섰다. 차별을 받고, 외면 당하고 정치 테이블에서 철저히 제외당하는 기분을 계속 느껴 오면서 나는 우리보다 더 힘든 처지에 놓인 커뮤니티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하게 됐다. 그래서 출마를 결심했다. 한인뿐 아니라 그동안 정치적, 사회적으로 외면받은 약자들의 목소리가 되고 싶다. 우리 자녀들에게 더 좋은 사회를 물려줘야 한다고 믿는다.”

※안 후보는 할아버지-할머니 부부 대목에서 눈물을 글썽였다.

-왜 다른 후보들보다 적합한 후보라고 생각하나.

“나는 새로운 후보다. 아웃사이더 정신을 지닌 후보다. 사회운동가로서, 민간기업에서 활동한 사업가로서 경험을 두루 갖췄다. 저소득층을 위해 무료법률 서비스를 했고, 소자영업자들을 위한 많은 변호활동을 해왔다. 나 역시 소자영업자다. 그래서 이번에 출마한 그 어떤 후보보다 다양한 경험을 지녔다고 본다. 또 LA시 커미셔너로 두 차례 활동하며 정부기관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잘 파악하고 있다. 나는 특별이익집단의 후원금을 받지 않았고 앞으로도 받지 않을 것이다. 내 일자리를 찾기 위해 출마한 것이 아니다. 이번 출마를 위해 개인적으로 많은 희생을 했다. 하지만 한인 커뮤니티의 목소리가 되기 위해 개인적인 일들은 내려놓았다.”

-가능성을 어느 정도로 보나.

“보궐선거가 열린다고 했을 때, 지역구에 대해 연구했다. 결정하기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현재 내 인생 시점, 그리고 한인 역사 시점에서 가장 적합한 시기라고 봤다. 먼저 선거구가 우리의 베이스라고 할 수 있는 한인타운을 모두 포함한다. 그뿐만 아니라 가멘트 디스트릭트, LA다운타운, 그리고 모든 아시안 커뮤니티를 포함한다. 차이나타운, 리틀도쿄, 히스토릭 필리피노 타운까지 다 들어가 있다.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큰 한인 커뮤니티를 자랑한다. 한인타운에서 거주 중인 다른 커뮤니티도 마찬가지다. 우리 모두 녹지대가 부족하고, 연장자를 위해 제대로 된 프로그램과 시설이 없다. 어린이들을 위한 좋은 학교도 부족하다. 리틀리그 프로그램도 없고 농구 프로그램도 없다. 이 모두 아주 기본적인 것들이다. 그리고 다른 커뮤니티에는 다 있는 것들이다. 한인 연방하원의원이 탄생하기 전에는 이러한 트렌드가 계속 이어질 것이다.”

-왜 한인 의원이 탄생해야 한다고 보나.

“현재 연방의회에는 14명의 의원이 있다. 중국계, 일본계, 필리핀계, 베트남계가 있지만 한인 의원은 한 명도 없다. 한인이 미국사회에 기여한 공로가 크다. 우리도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내가 당선되면 ‘게임 체인저(game-changer)’가 될 것이다. LA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한인 정치력이 신장할 것이며 그 속도도 빨라질 것이다. 한인 의원이 탄생하지 않으면 우리는 제자리걸음에 머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번 선거는 매우 중요하며, 역사적인 선거다.”

-보궐선거라 유권자 관심이 저조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투표율은 분명 저조할 것이다. 23명의 후보가 출마했고 한인 후보는 내가 유일하다. 표가 분산될 것이다. 이번 선거는 한인사회가 투표 결과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다. 만약 한인 투표율이 50%나 60% 정도 나오면 본선 진출은 확실시된다. 기득권에서는 다음 선거구 재조정 때 한인타운을 쪼개려 할 것이다. 국제무대를 생각해도 한인의원은 필요하다. 한국의 지위가 세계무대에서 높아지고 있으며 한미 무역협정을 비롯해 북한 문제 등을 미뤄볼 때 한국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다. 한인 연방하원의원 탄생도 그만큼 절실하다.”

-한인 커뮤니티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

“꼭 유권자 등록을 하시라고 말하고 싶다. 현재 34지구에 등록된 한인 유권자는 1만8700여 명이다. 하지만 이보다 훨씬 많은 한인이 거주하고 있다. 3월20일이 유권자 등록 마감일이다. 그 전에 모두 등록하셔서 4월4일 예비선거에 꼭 투표하시길 바란다. 친구와 가족, 친척들에게 이번 선거가 얼마나 중요한지 상기시켜주기 바란다.

그리고 자원봉사를 하고자 하는 이들은 선거 캠페인 사무실(4055 Wilshire Blvd. Suite 420)로 찾아오시길 바란다. 후원금으로도 도와달라.

정치인에게 후원금은 생명이다. www.ahnforcongress.com에 접속해 후원금을 전달할 수 있다. ‘함께 역사를 만들자(Let’s make history)’. 그게 내 슬로건이다.”

▶각종 문의:(213)505-2552,(323)285-1246


원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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