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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말레이시아 공항서 '독살'

"여성 두명 접근…액체 얼굴 뿌려"
독극물 스프레이 또는 독펜 사용
"김정은 승인·동의 있었을 것이다"

김정일의 큰 아들이자 김정은 현 북한 노동당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46·작은사진)이 말레이시아에서 독극물에 의해 암살됐다.

말레이시아 경찰에 따르면 13일 오전 9시(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 제2청사에서 신원 미상의 여성 2명에 의해 김정남이 독살당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피살된 남성이 김정남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정남은 김철이라는 이름의 북한여권을 소지하고 있었다.

정확한 살해 배후나 배경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공항에서 독극물 스프레이에 의한 암살이라는 수법에 비춰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4일 말레이시아 현지 매체 더스타에 따르면 김정남은 공항 출발대기장 안내 데스크 직원에게 누군가가 자신을 뒤에서 잡고 얼굴에 액체를 뿌렸다고 말하면서 도움을 청해 즉각 공항 내 치료소로 이송됐다.



또다른 현지 매체인 뉴스트레이츠타임스(NST)는 김정남이 접수대에 다가와 "누군가 뭔가로 내 얼굴을 문질렀다(Someone had swabbed or wiped face with something)"며 어지럼증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이 말은 김정남이 사망 전 남긴 유언이 됐다.

범죄조사국 부국장 파드질 아흐마트은 "김정남은 기절하기 직전이었으며 심한 두통을 느끼고 있었다"면서 "공항 내 치료소로 옮겨진 이후에는 약한 발작증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김정남은 들것에 실려 푸트라자야 병원으로 이송되던 도중 사망했다"고 말했다.

NST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부검을 해봐야 정확한 사인을 알 수 있다는 입장으로 현재로서는 김정남의 사인을 '급사(sudden death)'로 분류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15일 김정남의 시신을 부검해 사인 규명에 나선다.

말레이시아 당국에 따르면 공항 폐쇄회로(CC)TV 화면에 김정남을 암살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포착됐다. CCTV 화면을 보면 한 여성이 밝은색 긴 팔 상의와 짧은 치마를 입고 작은 가방을 소지한 채 공항 밖에 서 있는 장면이 담겨져 있다. CCTV 정지화면을 보면 이 여성은 잠시 뒤 길가로 걸어간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이 여성이 길가로 나가 택시를 타고 현장에서 벗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행방을 쫓고 있다. 화면에 이 인물이 찍힌 시간은 13일 오전 9시26분께다. 현지 당국은 김정남을 암살한 직후 모습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미정보당국은 김정남 암살 당시 독펜이 쓰였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독살에 자주 사용하는 물질은 '브롬화네오스티그민'이라는 독극물이다. 몸속에 10㎎만 투여돼도 호흡이 멈추고 심장이 마비돼 즉시 사망에 이르는 맹독이다.

한편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김정남 암살은 김정은의 직접적 승인이나 동의 없이는 이뤄질 수 없는 일"이라면서 "그동안 북한 정찰총국이 김정남 감시를 맡아왔고, 요인 암살에 관여하는 조직이라는 점에서 정찰총국이 직접 관여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일본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는 "김정남은 이미 김정은 위원장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다"면서 "살해한 쪽이 북한이 아닐 수도 있다. (김정남이) 북한을 떠나 바깥에서 살아가면서 위험한 세계의 사람들과 여러 가지 관계가 많이 있었을 텐데 이와 관련됐을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김정남은 지난 6일 말레이시아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구현 기자 chung.koohyu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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