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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곡 끝나고 '쾅'…8세 소녀도 테러 참변

22명 사망 맨체스터 테러
무방비 민간인 표적 영국 패닉
테러범은 리비아 이민자 아들
그란데 유럽 투어 일정 올스톱

하필 이날 공연의 선곡 목록엔 '원 라스트 타임(One Last Time)'이 있었다. 가수와 팬이 합창한 노래는 실제 누군가의 인생에서 '마지막(one last time)'노래가 되고 말았다.

22일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미국의 팝가수 아리아나 그란데의 콘서트. 22명의 목숨을 앗아간 폭발은 공연이 마무리된 뒤 벌어졌다.

가수가 무대를 떠나고 조명이 켜지면서 분홍색 풍선이 천장에서 내려올 때였다. 공연장을 떠날 채비를 하던 관객들은 엄청난 폭발음에 패닉에 빠졌다.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공연을 관람한 마지드 칸(22)은 영국 일간 가디언에 "쾅 하는 커다란 폭발음이 들리자 사람들이 미친 듯이 공연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소피 테드(25)는 "사람들이 울부짖으며 달렸다"며 "어디에선가 타는 냄새도 났다"고 전했다. 관객들이 한꺼번에 출구로 몰리며 넘어진 사람을 밟고 갔다는 목격담도 나왔다.



자녀를 데리고 온 부모들은 갑작스러운 폭발음에 자녀의 생사를 파악하기 위해 이름을 부르며 콘서트장 안팎을 뛰어다녔다. 공연장에 아내와 딸을 데리러 갔던 앤디 홀리는 BBC에 "건물이 흔들릴 만큼 강력한 폭발이었으며, 폭발 직후 내 몸이 10m 쯤 날아간 것 같다. 몸을 일으켰더니 사람들이 쓰러진 모습이 보였다"고 전했다.

이날 사망자 중엔 8살 소녀도 있었다. 랭커셔 카운티의 레이랜드에서 부모와 함께 공연을 보러왔던 초등학생 새피 로즈 루손스는 최연소 사망자가 됐다. 심각한 부상을 입은 어린이도 12명에 이른다고 영국 언론은 전했다. 이번 사건은 전형적인 '소프트 타겟' 테러다. 대중이 모이는 공개된 장소에서 무방비 상태의 민간인을 노린 점에서다. 언제, 어디에서든, 그리고 누구든 희생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공포심을 더욱 조장한다. 최근 수년 새 유럽에서 줄줄이 발생한 테러 사건의 공식이다.

특히 이번 사건은 공연장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2015년 프랑스 파리 바탕클랑 콘서트홀 테러를 연상시킨다. 당시 테러범들은 공연 관객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난사했다. 콘서트홀·식당, 축구경기장 인근에서 발생한 연쇄 테러는 사망자 130명, 부상자 350명의 대참사로 기록됐다.

연이은 '소프트 타겟' 테러에 공항·쇼핑몰·지하철 등 대중이 이용하는 시설의 경계는 강화된 지 오래다. 공연장 입구에서 일어난 이번 테러도 보안 검색 때문에 그나마 피해를 줄였다는 분석이 있다. 그러나 '소프트 타겟'을 겨냥한 테러가 불러일으키는 공포는 피해 규모와는 무관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신의 콘서트가 테러 공격을 당한 그란데는 사고 후 트위터를 통해 "가슴이 찢어졌다. 진심으로 정말 정말 애석하다. 도저히 할 말이 없다"며 희생자들에 대한 안타까운 심경을 밝혔다. 그란데는 영국·벨기에·독일·스위스까지 유럽 투어를 예정했으나 일단 모든 투어 계획을 중단했다. 한편, 숨진 테러범 살만 아베디(23)는 1994년 카다피 정권을 피해 리비아에서 영국으로 이민 온 가정 출신으로 런던과 맨체스터 교외 지역에서 줄곧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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