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홈 LA NY Chicago SF DC Atlanta Texas Seattle San Diego Vancouver Toronto 한국중앙일보
> 뉴스 > 오피니언 > 외부 기고 칼럼
기사목록|  글자크기
[중앙시론] 직원 생명보험이 영업외 이익
오명호/HSC 대표
  • 댓글 0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2/05/16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12/05/15 20:34
  • 스크랩
미국과 영국의 주식회사들은 주주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영미식 자본주의의 최첨병들이다. 회사 전권을 주주로부터 위임 받은 CEO들은 이익을 많이 내야 주주에게 높은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고 또한 본인도 수천만 달러에서 수억 달러까지 챙길 수 있다.

물론 주주들의 돈으로 설립되었고 또한 주인이 주주들인 주식회사, 즉 개인회사가 최고경영진에게 인센티브를 포함해 수천만 달러의 보상을 지급한들 간섭할 수도 비난할 수도 없다.

그러나 그들이 사회정의라는 가치를 훼손하지 않고 최고 품질의 제품과 최상의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한 결과 얻는 수익에 대해서는 시비를 걸 수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경쟁 영역을 넓힌 결과로 얻는 수익이므로 격려해야 한다. 왜냐하면 기업은 고용을 창출할 뿐 아니라 세금으로 국가의 운영을 돕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에서도 잘 알려져 있는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저서 'What money cannot buy'를 읽어보면, 나의 상식을 뛰어넘는 현실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인간이 최소한 지켜야 할 도덕이라는 가치와 시장만능주의자들의 가치가 충돌하는 현실을 알게 됐다.

2000년대 초, 뉴햄프셔주 틸턴이라는 소도시에 위치한 월마트 종업원 마이클 라이스는 고객이 산 TV를 손님의 차에 실어주다 갑자기 쓰러진다. 심장마비였다. 그리고 일주일 후 그는 죽고 만다. 당시 그는 48세였으며 마누라와 두 아들이 있었다. 직책은 어시스턴트 매니저였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한다. 부인 비키 라이스와 두 아들은 전혀 알지 못했던 사실을 알게 된다. 월마트가 가족 몰래 종업원인 마이클의 생명보험을 들고 보험료도 지급해왔다는 사실이다. 그 결과 월마트는 30만 달러의 보험금을 탈 수 있었다.

화가 난 부인은 “어떻게 거인 같은 월마트가 가족 몰래 종업원 이름으로 생명보험을 들고 죽으면 그 보험금을 챙길 수 있느냐”라고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즉 종업원 목숨에 카지노에서 갬블링 하듯 배팅을 할 수 있었느냐는 분노였다.

결국 월마트 대변인은 이 사실을 시인할 뿐 아니라 수만 명의 종업원 이름으로 생명보험을 들고 있다고 인정했다. 월마트는 “종업원들의 보험금으로 득을 보자는 게 아니라 회사가 투자한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것이다. 어시스턴트 매니저로 키우기 위해서 회사는 막대한 비용을 지불했다”는 얘기며 이에 대한 보상이라는 설명이다.

사실, 오래 전부터 회사의 최고경영진에 대한 생명보험 가입은 당연한 일로 여겼다. 왜냐하면 능력 있는 최고경영진이 갑자기 사망하면 막대한 손해를 주주들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영진이 아닌 하위직급 종업원들까지 보험의 영역을 확대했다는 사실은 정말 믿기지 않는다.

1980년대 들어서자 보험회사들은 종업원들도 보험을 들 수 있게 주 정부에 로비한 것 같다. 회사 입장은 보험료가 비용 처리되어 세금을 그 만큼 덜 낼 수 있고 또한 종업원이 사망할 경우 뜻하지 않는 수익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굳이 피하지 않은 것 같다. 이 같은 보험, 즉 코리(COLI·Corporate Owned Life Insurance)의 시장점유율이 전체 생명보험의 25%에서 30%에 이른다.

또한 재미있는 사실은 해당 종업원이 퇴직해도 계속 보험료를 내고 그 사람의 사망 여부는 쇼설시큐리티 당국에 확인한 후 보험금을 청구한다는 사실이다. 보험회사들의 로비능력은 정말 뛰어난 것 같다. 회사가 종업원 생명보험을 들 때, 굳이 본인 허락을 받을 필요가 없을 뿐 아니라 알려줄 의무도 없게 법으로 제도화 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기업은 혁신을 통해 부가가치를 생산하고 그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할 때, 고객들은 기꺼이 기업에게 돈을 지불한다. 그 결과 기업의 영업이익이 증가한다. 그러나 혁신을 통한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할 거대 기업들이 종업원들의 생명보험에서 이익을 얻는다는 사실은 정말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다.

분기별로 발표하는 기업의 매출과 이익규모가 기업들의 생명을 좌우하지만, 비록 이번 분기에는 실적과 이익이 나빠도 혁신을 통해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 있는 기업은 투자자들이 기다려 준다. 즉 생명보험금을 영업외 이익으로 처리하지 않아도 주주들이 원하는 수익은 낼 수 있다.


  • 스크랩

 

인기건강상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