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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파문'…김현수에 "마이너행 동의해라", 볼티모어 구단 압박에 여론 분노

추신수 '페어하지 못한 게임'
선수노조 "권익 보호 조치" 개입

윌셔길에 있는 LA 총영사관이 북적거린다. 4ㆍ13 총선을 앞두고 재외 국민 선거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한국 정치권이 혼탁의 극을 달리자, 선거 결과에 대한 한인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LA에서 2,600마일 떨어진 플로리다에서도 비슷한 '공천 파동'이 거세게 일어났다. 한국에서 새로 온 외야수 김현수(28) 때문이다.

그는 MLB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2년간 700만 달러의 조건에 계약했다. 당초 주전 좌익수 자리에 '공천'될 것으로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시범 경기에서 신통치 못했다. 반면 경쟁자들은 펄펄 날았다. 그러자 오리올스는 마음을 바꿨다. 약속했던 '지역구' (공천) 한 자리를 주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당연한 일이다. 스포츠는 물론 정치판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잘하면 살아남고, 못하면 도태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볼티모어 구단의 이번 조치는 한인 팬들의 격렬한 반발을 일으켰다. 팬들 뿐만이 아니다. 같은 메이저리거인 추신수도 발끈했다. 심지어 MLB 선수노조까지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고 코멘트했다. 이를테면 구단의 갑질이 도를 넘었다는 여론이 형성된 것이다.

알려진 바로는 김현수의 계약서에는 거부권 조항이 들어있다. 마이너리그로 강등시킬 경우 반드시 본인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문구다. 만약 강제로 그렇게 할 경우 계약은 파기된다. 그럼 김현수는 (어느 팀이나 갈 수 있는) 자유로운 신분(FA)을 얻게 된다. 물론 구단은 약속한 금액 700만 달러를 모두 지급해야 한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오리올스는 현재 김현수를 설득하고 있다. '마이너에 내려가서 컨디션을 회복하며 다음 기회를 기다리라'는 식이다. 벅 쇼월터 감독은 "김현수가 결단을 내리기 전까지 경기에 내보내지 않겠다"고까지 공언했다.

이를 두고 선배 빅리거 추신수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볼티모어가 페어하지 않은 게임을 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충분한 기회를 제공하지 않은 채 일방적인 동의만 강요하고 있다는 의미다.

선수노조의 견해도 분명하다. "김현수의 대리인과 함께 계약 사항이 준수되고, 선수의 권익이 보호되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 그들의 뜻이다. 한국에서도 선수생활을 했던 메이저리그 출신 라이언 사도스키는 SNS에 "끝까지 버텨서 FA신분을 얻고, 나중에 다른 팀에 가서 볼티모어에 복수하라"는 직설적인 조언도 서슴지 않았다.

오리올스측의 지나친 정치적 행태도 한인 팬들의 분노를 부추겼다. 며칠 전부터 지역 언론에 '한국 유턴설'을 흘리며 자극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설득' '동의' 같은 언론 플레이를 펼친다. 팬들은 "말이 설득이지, 구단이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 강요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김현수는 현재 5게임째 벤치에서 대기하며, 모든 미디어와의 접촉을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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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윤석민도 비슷한 피해
한번도 ML 못 오른 채 한국 U턴


한인 팬들이 오리올스를 신뢰하지 않는 것은 과거 비슷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2014년 윤석민이다. 당시도 엄연히 마이너 강등 거부권을 가진 계약이었다. 하지만 트리플 A에서 1년을 묵힌 뒤, 2015년 초 원소속 구단(기아 타이거즈)으로 돌려보냈다. 단 한번도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아보지 못한 채 돌아가야 했다. 물론 잔여 연봉에 대해서도 책임질 필요가 없는 양도였다. 구단의 피해는 크지 않았던 셈이다.

이번에 김현수의 유턴설에 팬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게다가 현재 오리올스 감독인 벅 쇼월터는 유난히 한국 선수들과 악연이다.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박찬호와 그랬고, 애리조나 D백스 시절 김병현과도 별로였다. (김병현의 활약은 쇼월터가 떠난 뒤였다)


백종인 기자 paik.jongi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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