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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인디언 1000년의 역사를 지키는 마을…타오스 푸에블로 (Taos Pueblo)

신현식 기자의 대륙 탐방

지형 덕분에 고유문화 보존
전통 행사는 일반 공개 안해


앉았다 일어났다. 머리가 무겁고 가슴은 말할 수 없을정도로 답답했다. 다리에 힘을 주고 억지로 일어서는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된다. 눈을 감고 긴 호흡을 하며 한참을 진정했다. 고산증이었다.

타오스시는 해발 6969피트에 자리하고 있다. 타오스시는 뉴멕시코주 산타페 북쪽 70마일에 있다. 상그레 더 크리스토산을 배경으로 리오 그란데강이 흐르는 주변에 형성된 곳이다. 여기서 북쪽으로 2마일을 더 가면 1000여 년된 아메리칸 인디언 마을 타오스 푸에블로가 있다.

이 마을이 오랫동안 존속돼 있었던 이유는 지형을 보면 알 수 있다. 마을 가운데를 흐르는 리오그란데 강과 주변의 평야에서 대대로 농사를 지으며 생존할 수 있는 지리적 여건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포장 안 된 주차장에 주차 후 입장료를 내고 마을로 들어서면 개종한 아메리칸 인디언들의 십자가가 즐비한 음산한 공동묘지를 지나게 된다.



1850년에 어도비 양식으로 세워진 하얀벽과 십자가가 있는 성당이 보인다. 이 성당 내부는 이유를 모르게 촬영금지 구역이었다. 건물 앞 광장 건너편에는 수많은 화가와 사진가에 의해 유명해진 다층 구조의 공동주택을 볼 수 있다. 1450년쯤 지어져서 500년 이상된 문화유산이다. 앞에는 개들이 어슬렁거린다. 후줄근한견공들이 관광객을 찾아 다니며 먹을 걸 구걸하고 있었다.

아도비 건물은 루아우우마(북쪽 집)과 라우크위나(남쪽 집)이라고 불린다. 흙에 지푸라기를 섞고 그것을 틀에 부어 햇볕에 말려 쌓고 진흙을 발라 만들었다. 지금도 몇몇 집들은 무표정한 일꾼들이 느릿느릿 전통방식으로 보수를 하고 있었다. 방들은 서로 연결돼 있고, 각각의 집에는 주거 공간과 부엌이 있고 지하에는 종교 의식을 치르는 공간이 있다.

타오스는 옛날 그대로 상하수도 전기가 없는 마을이다. 산타페에 10여 일을 머무르며 왕복 150마일의 산길을 두 번이나 왕복한 끝에 세번만에 입장료 12달러를 내고 마을로 들어갈 수 있었다.

타오스 상공회의소에서 운영하는 관광 안내소는 물건 파는데만 열중했지 아메리칸 인디언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마을입구를 가로막고 있는 이들도 불친절하다 못해 고압적이었다. 마을을 봉쇄한 이유를 물어도 대꾸도 없이 손가락질하며 차를 빼라고 한다.

이들이 벌이는 전통행사 등은 일반인들에게는 공개를 안 할 뿐더러 마을 전체를 폐쇄하고 진행한다.

마침 내가 방문 했을 때는 마을에 관혼상제가 있어 개장을 안 하고 있었다. 아메리칸 인디언들이 아직도 이곳에 살며 전통을 지키고 문화를 계승하고 있다고 하지만 대부분 마을 밖 현대식 주택에 산다.

마을 소속 주민 1900명 중 약 150여 명 만이 타오스 푸에블로에서 관광객을 상대로 공예품이나 음식을 판다. 타오스 푸에블로는 상업적 민속촌 같은 느낌이었다. 아메리칸 인디언들은 사진을 찍겠다고 양해를 구해도 손사래를 쳤다. 어느 집은 카메라를 들이대면 큰소리로 못 찍게 한다.

매년 전세계에서 10만 명 이상이 찾는다는 타오스는 여타 아메리칸 인디언들이 운영하는 관광지와 다르지 않았다. 타오스 푸에블로는 199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고 1960년 미국역사기념물로도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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