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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맹탕' 기자회견 나빠요

LA한인타운에서는 매일같이 수많은 단체 및 기관들이 주최하는 기자회견이 열린다.

기자회견에 다니며 개인적으로 드는 생각은 '기자회견은 과연 왜 하는가? 그리고 꼭 필요한가?'다.

기자회견의 사전적 의미는 다양한 언론에 종사하는 기자들을 한 장소에 불러 화자의 주장과 목표를 전파하고 일반인을 대변하는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나누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열리고 있는 기자회견에 다녀보면 '꼭 기자회견을 해야했나?'라는 의구심이 많이 든다.



첫 번째는 기자회견 '시간'에 대한 문제다. 한인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단체와 기관, 그리고 심지어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이 주최하는 기자회견 역시 정시에 진행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보통 기자들이 먼저 와서 기다리고 발표를 진행해야 하는 주인공들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사회자들은 '차가 밀려서 좀 늦으신대요' 또는 '다른 일정이 있어서 좀 늦으신답니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이 정도는 괜찮은 축에 속한다. '모 기자분이 아직 못 오셔서' 또는 '다른 데는 괜찮은데 특정 언론사 한 군데만 더 오면 진행할게요'라는 말은 예우를 갖춰 일찍 기자회견장을 찾은 기자들을 화나게 한다. 기자회견을 앞두고 기자들을 부른 경우 정시에 시작되는 문화가 자리 잡길 바란다.

두 번째는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보도자료를 읽고 끝내버리는 문제다. 한인 커뮤니티에서 열리는 기자회견의 대부분은 참석자들이 마이크를 돌려가며 보도자료를 읽고 끝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주요 안건을 외워서 말할 수는 없겠지만 보도자료를 읽고 마칠 거면 이메일로 보도자료를 전달하지 왜 기자들을 불렀는가 묻고 싶다.

주최 측은 대부분 기자회견을 마칠 때 '질문 있으신가요? 질문이 없어 이만 마치겠습니다'라고 말한다. 질문이 없는 이유를 아는가? 그건 바로 보도자료와 발표내용이 같고 추가로 나올 부분이 없어보이기 때문이다. 기자회견을 주최할 경우 제발 참석 기자들을 궁금하게 해주면 좋겠다. 100점짜리 답안지를 손에 쥔 채 문제 풀이과정을 고민하는 학생이 있는가?

세 번째는 기자들의 마감시간을 이해해 달라는 것이다.

한인 커뮤니티를 담당하는 기자들은 대체로 오후 시간대 촉박한 마감에 허덕인다.

간혹 중요한 사안이 발생해 3~4시쯤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당일 보도가 나가지 않거나 기자들이 참석하지 못할 경우 이에 대해 항의하는 분들이 있다.

중요한 사안이 있을 경우 조금 이른 시간 기자회견을 준비해 주실 것을 부탁 드리고 싶다.

네 번째는 기자들을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

기자들은 당일 기사에 반영할 수 있는 '취재거리'를 먹고 산다. 대체로 기자회견은 비중 없는 기사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지만 기자들의 패턴을 잘 이용할 경우 큰 기사로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기자들은 대개 월요일 오전이 가장 힘들다.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고 주말을 보낸 터라 당일 취재거리가 정해지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다. 이런 날 기자들을 불러 중요한 정보를 전달한다면 기자회견의 효과가 평소의 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인 커뮤니티는 인구 대비 많은 '이슈'가 발생하는 장소다. 새로운 한해는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 정보를 전달하는 기자들과 취재원들이 더욱 협력적인 관계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우수 /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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