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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의 인종차별] TV속 영웅은 왜 나 같은 피부색이 없는 걸까?

타업계와 달리 아시안에게
할리우드는 여전히 높은 벽

영화산업의 중심지 할리우드에서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 배우에 대한 인종 차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 유명 시트콤 '브루클린 나인나인'에 출연했던 한인 단역 배우 강모씨가 촬영장에서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모욕적 언사와 인종 차별 등으로 피해를 입어 제기했던 소송 <본지 3월28일자 a-3면> 도 그러한 분위기가 빚어낸 현실이라는 지적이다.

할리우드에서 아시안 같은 소수 인종은 배역의 역할이나 비중이 매우 낮다.

이미 할리우드에서는 캐릭터 설정 등과 상관없이 무조건 백인 배우를 캐스팅한다는 의미의 '화이트 워싱(white washing)'이라는 용어가 생겨난 지도 오래다.



유명 한인 2세 랩퍼인 덤파운데드(한국명 박성만)도 지난 19일 CBC와의 인터뷰에서 할리우드의 인종 차별 인식을 지적했다.

덤파운데드는 "어렸을 때 TV나 영화를 보면서 '거기서 나오는 영웅들은 왜 나 같은 피부색을 가진 캐릭터가 없을까'에 대해 고민했고 성장하면서 그런 현실에 대해 좀 더 직시하게 됐다"며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시스템적으로 좀 더 다양한 인종에 대해 열려야 하며 이는 단지 TV 속 배우뿐 아니라 작가 무대 뒤의 모든 사람들까지 시스템적으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덤파운데드는 지난 2016년 할리우드의 인종 차별 인식을 비판하는 뮤직비디오(곡명.safe)를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 7월에는 한인 배우 대니얼 대 킴 그레이스 박 등이 임금 차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CBS의 드라마 '하와이 파이브 오'의 하차를 발표하기도 했다. 시즌 1 때부터 비중 있는 역할을 맡아왔음에도 백인 배우에 비해 10~15% 정도 낮은 출연료를 제시받았다는 게 이유다.

대니얼 대 킴은 당시 페이스북에 "평등을 향한 길은 쉽지 않다. 아시아계 미국 배우들이 기회를 잡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털어놓은 바 있다.

지난해 8월에는 백인 배우 에드 스크레인이 화이트 워싱 논란에 영화 '헬보이'에서 자진 하차한 적도 있다.

에드 스크레인은 당시 SNS에 "나는 원작에서 아시아계 혼혈 캐릭터인 줄 모르고 캐스팅을 수락했는데 그 문화에 맞게 정확하게 배역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그 책임을 저버리는 것은 예술이 소수 인종의 이야기와 목소리를 계속 모호하게 만드는데 일조하는 것이며 인종의 다양성을 대변하는 건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하차 이유를 밝힌 바 있다.

할리우드에서 부당한 차별과 맞서 아시안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유헌성(UCLA 사회학) 연구원은 "오늘날 법조계 학계 정치계 등 미국 사회의 각 영역에 소수 인종의 진출이 늘면서 차별에 대한 인식이 많이 사라지고 있지만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여전히 인종적 벽이 높은 게 사실"이라며 "다음 세대의 한인을 비롯한 아시아계가 할리우드에서 차별 없이 활동할 수 있도록 토양을 만들려면 기성세대가 지금부터 계속해서 부당한 인식에 대해 목소리를 함께 높이는 게 정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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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말고 백인으로"
오랜 폐해 '화이트 워싱'

미국 영화업계에서 ‘화이트 워싱’은 역사가 오래됐다.

지난 1956년 영화 ‘정복자’에서는 칭기즈칸 역을 배우 존 웨인이 맡았었다.

1962년 오드리 햅번의 ‘티파니에서 아침을(1962년)’에서는 배우 미키 루니가 일본인 역을 맡기도 했다.

한국전쟁이 배경인 영화 ‘전송가’에서는 한국인 역할을 백인 배우가 직접 한복을 입고 연기한 바 있다.

근래에도 논란은 계속됐다. ‘닥터 스트레인지(2016년)’에서는 원작에서 티베트 인의 역할을 틸다 스윈튼이 맡았고, ‘공각 기동대(2017년)’에서는 아시안 주인공 역할을 스칼렛 요한슨이 연기한 바 있다.

한동안 화이트 워싱 논란이 일자 지난해 미국 네티즌 사이에서는 한인 배우 존 조의 사진을 합성시킨 포스터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네티즌들은 영화 스타트랙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존 조의 얼굴을 영화 ‘마션’의 포스터와 합성시켜 ‘존 조 주연 만들기(Starring John Cho)’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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