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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마켓은 세상 떠난 엄마를 만나는 곳"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8/08/23 미주판 10면 기사입력 2018/08/22 20:11

유명 한인 뮤지션 미셸 자우너
'뉴요커'에 감동 기고문 화제

암투병 모친 추억 마켓서 회상
2세로서 '마켓'의 의미 되새겨
"정체성·모국과의 접점 공간"


"엄마가 세상을 떠나고 한인 마켓에 가면 혼자 흐느끼며 울곤 했다."

유명 한인 뮤지션 미셸 자우너(아티스트명 재패니즈 브렉퍼스트·Japanese Breakfast.사진)가 한인 마켓에서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추억하면서 쓴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0일 잡지 '더 뉴요커(The New Yoker)'에는 자우너가 쓴 'H마트에서의 눈물(Crying in H Mart)'이라는 제목의 에세이가 소개됐다.

자우너는 한인 어머니와 백인 아버지 사이에서 서울에서 태어나 미국에 왔다. 필라델피아에서 자란 자우너는 생전에 어머니와 함께 자주 들렸던 한인 마켓을 통해 추억의 조각들을 글에 담아냈다.

자우너는 2014년에 어머니를 암으로 잃고 나서 한인 마켓 내 마른 미역 등을 파는 건물류 섹션에서 몰래 눈물을 훔친 일로 글을 적어나갔다.

자우너는 "생일이 되면 늘 엄마는 미역국을 끓여줬는데 음식은 그녀가 나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이었다"며 "엄마는 어린 시절 자신이 죠리퐁(한국산 과자)안에 들어있던 작은 플라스틱 카드를 접어서 과자를 어떻게 먹는지 알려줬다. 나는 그것을 통해 엄마의 어린 시절을 상상해볼 수 있었고 엄마가 했던 모든 것을 나도 똑같이 해보길 원하는 마음이 생기곤 했다"고 전했다.

자우너는 한인 마켓에서 엄마와 함께 장을 보던 추억을 되새기면서 참외, 단무지, 미역, 삼겹살 등의 간단한 우리말 단어를 하나씩 자연스럽게 익히던 추억을 떠올렸다.

어머니와의 기억은 마켓 푸드코트에서도 불쑥 찾아왔다. 그는 "푸드코트에서 20대 초반의 남성이 엄마와 밥을 먹는데 아들 숟가락에 고기 한 점을 얹어주던 어머니가 '너무 짜니까 고추장은 조금만 넣어라' '왜 녹두는 안 먹냐' 라며 여전히 아들에게 잔소리를 하더라"며 "나는 그것이 한국의 어머니들이 자식들에게 전하는 사랑의 표현이며 매우 소중한 것이라는 걸 잘 안다"고 말했다.

자우너는 그 모습을 보면서 "그러한 어머니의 걱정에도 아들은 귀찮다는 듯이 별말이 없었지만 나 역시 예전에는 밥을 먹다가 엄마의 그런 간섭 때문에 짜증을 낸 적도 있다"며 "하지만 인생은 너무나 짧아서 그런 엄마도 곧 자식의 곁을 떠난다는 사실과 지금은 그런 엄마를 내가 얼마나 그리워하는지 그 남성에게 알려주고도 싶었다"고 했다.

자우너에게 한인 마켓은 단순히 장을 보러 가는 곳이 아니다. 한국과의 접점을 찾아주던 어머니가 지금 곁에 없지만,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새삼 느끼게 해주고, 엄마와의 추억의 조각들을 다시 모을 수 있는 곳이다.

그는 "나는 엄마와 이모를 모두 암으로 잃었다. 항암 치료로 인해 앙상해진 몸, 진통제로 힘겨워 하던 그 모습 대신 한인 마켓에 가면 좋은 기억 속 아름다운 엄마의 모습이 보인다"며 "짱구(한국 과자)를 열 손가락에 모두 끼고 하나씩 빼먹는 방법을 알려주었던 그 추억의 순간들이 떠오른다"고 했다.

미셸 자우너는 지난 2016년 1집 '사이코폼프(Psychopomp)'로 데뷔했다.

투병 생활을 하던 어머니를 곁에서 지키면서 만든 곡들을 담아낸 앨범이다. 팝 매거진 '롤링 스톤'이 선정한 '2017 최고의 앨범'중 하나로 선정됐다. 120회가 넘는 월드 투어, 최대 음악 페스티벌 중 하나인 '코첼라'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월드투어의 마지막 투어 장소로 자신이 태어난 서울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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