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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이들'에 빠진 50대…내 나이가 어때서

투자은행가·도예가 한인 여성
뉴욕의 BTS 생일축하 광고에
뮤직비디오 찾아보다 매료돼
노래방 78곡 모두 따라 외워
다음주 LA공연 "신나게 즐길 것"

"친구에게 태형이에 대해 한참 설명했더니 '아들 자랑하는 것 같다'고 그러더군요. 태형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아들 같은 그런 거죠. 그런데 묘하게 가끔 설레기도 해요. '아미(방탄소년탄 공식 팬클럽 명칭)'는 아미인데 '엄마 아미'예요."

방탄소년단(방탄·BTS)의 팬임을 자청하는 50대의 이윤(투자은행가·라크레센타)씨와 정선화(도예가·풀러턴)씨는 요즘 한껏 들떠 있다. 방탄의 LA콘서트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 월드투어는 지난 25일 한국 콘서트를 시작으로 북미, 유럽, 일본 등에서 총 32회 88만 명 관객을 상대로 펼쳐진다. LA다운타운 스테이플스 센터에서는 나흘간(5, 6, 8, 9일) 진행되는데 하루 1만9000석 총 8만6000석이 이미 매진된 상태다. 이씨와 정씨 역시 온라인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티켓을 예매했다. 그것도 고가의 티켓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철이 없다(?)'고 생각될 수 있다. 아들뻘의 방탄소년단이 좋다며 방탄 음악을 끼고 살고 멤버 7명 하나하나의 목소리부터 좋아하는 음식이나 스타일, 성격과 특성을 줄줄 꿰고 있다. 게다가 이제 10대들이 가득 찬 콘서트장까지 진출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도 있다.



"나이가 엄마뻘일 뿐이지 사실 우리 모두 현재를 살고 있는 거잖아요. 우린 순수하고 용감하게 옛날을 살았고 또 지금을 살고 있는 것뿐이에요."

이전부터 아이돌을 좋아했던 것은 아니었다. BTS 전에 좋아했던 가수가 있냐고 묻자. 이씨는 '조성모'를 정씨는 '부활'을 꼽는다. 부활에서 BTS로의 급변이다.

BTS 멤버 중에서도 뷔(본명 태형)의 골수 팬임을 자청하는 이씨는 "이전까지는 아이돌 그룹의 음악을 찾아서 들어본 적조차 없다"며 인생의 터닝포인트로 지난해 12월 21일을 꼽았다. 처음 BTS를 알게 된 날이다.

"미국 뉴스를 봤어요. 타임스퀘어 빌딩에 태형이의 생일축하 광고를 열흘간 띄운다는 뉴스였죠. 도대체 누가 또 누구를 위해 하루에 10만 달러가 넘는 광고를 열흘씩이나 할 수 있는지가 궁금했어요. 찾아봤더니 BTS 팬들의 생일 축하 선물이었죠. 그래서 BTS의 뮤직비디오를 찾아 보게 됐고 완전히 그 매력에 빠져버렸죠."(이씨)

며칠 전 둘은 함께 노래방을 찾았다. 콘서트에 가기 전 점검차원에서다. "노래방에서 방탄소년단을 검색하니 78개의 곡이 뜨더라고요. 그중 30~40곡 정도를 부른 것 같은데 한두 곡 빼고는 다 따라부를 수 있었어요. 저희도 놀랐죠. 감탄했어요. 정말 우리가 많이도 듣긴 했구나 생각했죠. 어디서 어떤 BTS곡이 나와도 맞출 수 있어요."(정씨)

둘의 BTS에 대한 열정은 결코 10대 못지 않다. 이씨는 얼마 전 뉴욕 방문시 BTS 태형이를 따라 인증샷을 찍었다.

"출장 전부터 인증샷을 찍은 장소를 찾아 구글 스트리트 뷰를 보며 검색했지만 찾지 못했어요. 뒷배경에 있는 홍콩 국기 만으로는 장소를 찾는다는 게 쉽지 않았죠. 근데 택시를 탔는데 동승한 손님에게 혹시 아느냐고 물었더니 안다는 거예요. 페닌슐라 호텔 앞이었어요. 그래서 바로 차를 돌려서 인증샷을 찍으러 갔었죠. 한 100컷은 찍은 거 같아요."

10월에 한국을 찾는다는 둘은 이미 BTS 발자취를 따라가보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10월까지 열리는 방탄소년단 전시회와 뮤직비디오를 찍었던 공항, 버스 정류장 그리고 혁진(진)이가 차린 식당 등이다.

사실 엄마들의 변화에 자녀들이 달가워하는 것은 아니다. 이씨는 20대의 자녀 셋이 있고 정씨는 30대의 자녀를 두고 있다.

"반대로 생각해 봤어요. 내 아이들이 10대고 BTS를 좋아하면 어떨까 하고. 저는 찬성이에요.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것 같아서요. BTS 노래 가사를 가만히 들어보면 '너 자신을 사랑해라' '꿈이라는 게 별개 있나 지금 생각하는 게 꿈이다' '그만 우리 노래 듣고 공부해라'라는 가사들도 있거든요."(정씨)

이제 BTS 공연까지 딱 일주일. 이미 휴가도 내놨다.

"10대들이 우글거리는(?) 콘서트장에서 제대로 놀 수 있을까 생각해 봤어요. 위축될 수도 있겠죠. 하지만 탄이들(방탄소년단)이 등장하는 순간 모든 걱정은 사라질 거예요. 얼마나 기다리던 콘서트인데요. 정말 신나게 즐기다가 오려고요."


오수연 기자 oh.sooye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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