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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당 대표직 사퇴하고 차기 총선 불출마

난민정책에 리더십 흔들
최근 지방선거 잇단 패배
이번 임기까지 총리직 유지

앙겔라 메르켈(사진) 독일 총리가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기독민주당(CDU) 대표직을 내려놓기로 하면서 독일 정가가 요동치고 있다.

DPA통신은 29일(현지시간) "메르켈 총리가 기민당 총회를 앞두고 총리직은 유지하되, 당 대표직은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슈피겔 역시 기민당 관계자를 인용해 "메르켈 총리가 기민당 지도부에 '오는 12월 초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직에 재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2000년 4월부터 18년 넘게 기민당 대표를 맡고 있다.

메르켈 총리의 결정은 최근 잇단 지방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진 것으로 보인다.



하루 전인 지난 28일 기민당은 헤센 주 선거에서 28% 득표에 그쳤는데, 이는 직전 선거에 비해 11% 포인트 이상 떨어진 득표율이다. 앞서 2주 전 열린 바이에른 주 선거에서도 기민당 자매정당인 기독사회당(CSU)은 이전 선거에 비해 10% 포인트 떨어진 저조한 득표율로 과반 의석 달성에 실패한 바 있다. 이후 대연정 한축인 사회민주당(SPD)은 메르켈 총리를 향해 "정치 쇄신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공개 요구했다.

메르켈 총리의 대연정이 지지를 잃은 주 요인은 난민 정책에 대한 불협화음이었다. 우호적인 난민 정책을 펼쳤던 메르켈 총리는 기사당 대표인 호르스트 제호퍼 내무장관과 팽팽히 맞서왔다.

특히 지난 7월엔 다른 유럽연합(EU) 회원국에 망명을 신청한 난민들을 임시 수용하는 '난민환승센터'를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국경 인근에 세우는 방안과 관련해 제호퍼 장관이 '당 대표직 및 장관직 사퇴'라는 초강수 카드까지 꺼내며 메르켈 총리를 압박하기도 했다. 당시 파이낸셜타임스는 "난민정책을 둘러싼 이견 때문에 기민당과 자매당(기사당)의 약 70년 간 동맹관계는 한때 무너질 위기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결정이 메르켈 총리의 승부수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메르켈은 지난 2005년 총리직에 올라 지난해 9월 총선 승리로 네번째 총리직을 맡았는데 현실적으로 다섯 번째 총리직 도전이 어렵고 기민당의 인적 쇄신 요구가 나오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차기 총리직과 당 대표직을 모두 내려놓은 것이다.

그러나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되면 당 장악력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이때문에 메르켈 총리가 이번 임기가 끝나는 2021년까지 총리직을 유지한다해도 입지는 자연스럽게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일랜드 언론 RTE는 "메르켈 총리가 EU를 이끄는 능력이 상당히 제한될 것"이라며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 이탈리아 재정 위기, 유럽권 포퓰리스트 정당 득세 등 여러 현안 대응에서 동력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구나 메르켈 총리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유럽연합(EU)의 리더 역할을 해온 점에서도 유럽의 정치 및 경제에도 상당한 파장이 미칠 것이란 관측이다.


신복례 기자 shin.bongly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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