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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1.5세, 2019년 창공을 날다

'켄코아 에어로스페이스' 이민규 대표

경상남도 사천에 있는 켄코아 항공기 조립공장 내부. [켄코아 제공]

경상남도 사천에 있는 켄코아 항공기 조립공장 내부. [켄코아 제공]

경남 사천 항공우주 원소재 유통센터
항공기·로켓 쓰이는 특수강·부품 취급
4년 만에 400억 원 달성…직원 150명


한미 양국에서 항공우주분야 업체를 설립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켄코아 에어로스페이스의 이민규 대표.

한미 양국에서 항공우주분야 업체를 설립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켄코아 에어로스페이스의 이민규 대표.

미국서 항공분야 업체를 설립해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한인 1.5세가 한국에서 아시아지역 항공우주 원소재 허브 건립의 꿈을 실현해가고 있다.

'켄코아 에어로스페이스(Kencoa Aerospace·이하 켄코아)'의 이민규(48) 대표는 경상남도 사천의 2000평 부지위에 한국 최초의 항공우주 원소재 유통센터를 세우고 있다. 지난해 6월 착공돼 1월말 완공을 목표로 현재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유통센터에서는 항공기와 로켓에 쓰이는 특수강 등 원소재와 부품을 취급하게 된다. 블룸버그와 비지니스위크 등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 원소재 항공 원소재 글로벌 시장규모는 3년 뒤인 2022년이면 258억 달러로 예상된다. 이중 아시아 시장 점유율은 25~30%로 최대 78억달러의 시장이 열리게 된다. 유통센터는 그 첨단신성장 시장에 대비하기 위한 전초기지다.



센터 건립은 켄코아의 무서운 성장세를 상징한다. 이 대표가 미국에서 24년전 세운 켄코아는 지난 2013년 사천에 1만평 대지 위에 항공기 부품 조립공장을 세운 이래 5년간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 대표는 "땅만 확보한 상황에서 직원 2명 데리고 컨테이너 사무실에서 시작했다"면서 "연매출 0에서 시작해 4년 만에 400억 원을 달성했고 직원 150명의 탄탄한 중소기업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숫자로 가늠하기 어려운 기술력은 주거래회사로 입증된다. 보잉, 에어버스, 록히드마틴, 스페이스 X, 걸프스트림, 프랫&휘트니 등 글로벌 항공기업 뿐만 아니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한항공, 한화, 두산 등에 소재와 부품을 납품한다.

주성장 동력은 미국에 먼저 세운 켄코아였다. 이 대표는 24세 때인 1995년 샌디에이고에서 원소재 수출업체 '켄코아 트레이딩'을 설립했다.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가족이 있는 미국으로 건너와 현대자동차 미주법인에 2년간 일하다 독립해 차렸다.

알루미늄 부품 제조 대기업인 '콘스텔리움(Constellium)'의 아시아 지역 수출대행을 맡으며 항공 소재 분야에 눈을 떴다. 항공업계는 '마피아 집단'이라고 불릴 정도로 신생 기업에게 진입 장벽이 높지만 일단 인정받으면 탄탄대로를 달릴 수 있다.

"지금 생각하면 무모한 도전이었죠. 회사 사장인 제가 거래회사의 신입사원보다 어렸으니까요. 또 당시 인터넷이 활발치 않아 정보도 제한돼 직접 부딪쳐야만 했어요."

이 대표는 USC 대학 MBA 과정을 밟으면서 만난 보잉 출신 동문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2001년 '캘리포니아 메탈'이라는 강관 파이프 제조사를 인수하면서 기술력을 확보했다. 버드와이저나 LA수도전력국 등이 주 거래회사로 연매출 200만 달러 정도되는 중소기업이다.

열처리 등 후처리 과정이 복잡한 아이템을 골라 보잉에 납품하기 위해 1년간 문을 두드렸다.

품질 인증평가를 받는 사전 작업인 생산 공정 시스템을 바꾸는데 또 1년을 투자했고, 마침내 보잉에서 합격 평가를 받았다. 항공업계 전체에서 인증받았다는 뜻이나 다름없었다. 록히드마틴 등 대기업 수주를 연이어 따내면서 회사 설립 10년 만에 연매출 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에서 인정받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 대표는 2013년 한국에 진출해 제 2의 도약을 이뤄내고 있다.

2016년 조지아주의 항공부품업체 HGMC를 인수하면서 기술력을 더 키웠다. 특히 보잉 737, 777의 앞날개(leading edge) 부품의 단독 납품은 주목할 성과다. 737 파트는 연 1만3000개, 777은 매달 5대 분량 10세트를 조립해 납품한다. 보잉사의 10만여 납품업체중 0.3%에게 주는 품질우수기업상(Boeing Performance Excellence Award·BPEA)을 6년째 받고 있다.

이 대표가 유통센터에 희망을 거는 이유는 글로벌 항공분야의 기록적인 활황 때문이다. 글로벌 회계법인 PwC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글로벌 항공방산분야(A&D) 순익은 770억 달러로 전년 대비 18% 증가,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톱 100개 기업 매출만 7280억 달러다.

민간항공기 수요도 유례없는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딜로이트에 따르면 2017년 12월 현재까지 적체된 민간항공기 생산은 1만4000대로 역대 최고다. 쉽게 말해 올해 항공기 생산을 의뢰하면 9년 반을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다.

이 대표는 항공우주분야 경쟁력의 첫걸음이 원소재 유통망 확보라고 믿고 있다. "한국은 전자, 자동차, 조선 분야에서 세계를 주도하고 있지만 항공분야에선 점유율이 1%밖에 안됩니다. 민간분야 기반이 약해서 소재 유통부터 단가를 낮춰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어요. 현재는 100달러짜리 소재를 하나씩 수입해야 하기 때문에 운송비가 300달러 되는 식이죠. 센터가 완공되면 운송비만 30% 절감할 수 있습니다."

한미 양국에서 근력을 키운 켄코아의 날개짓이 막 시작되고 있다.


정구현 기자 koohyun@koreadaily.com chung.koohyu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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