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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은 '주차 지옥'…차를 못 뺀다

LA타임스 "주차는 유혈 승부"
냉장고 막고 스프레이 칠하고
스퀘어마일당 4만명 초밀집지
전용주차장 없는 구건물 많아

LA한인타운에서 주차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주차 공간을 놓고 90분간 대치한 동영상 캡처.

LA한인타운에서 주차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주차 공간을 놓고 90분간 대치한 동영상 캡처.

#LA한인타운에 거주하는 엘리자베스 벨(54)은 타운을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하루하루가 그야말로 '주차 지옥'이기 때문.

거리 청소가 있는 수요일 아침 잠깐 커피를 사고 주유를 하고 온 사이 이미 주차 자리는 사라졌다. 출근 시간이 지난 오전 9시 10분에도 도로변은 만원이었다. 결국 벨은 거리 청소가 끝날 때까지 남은 50분을 차에서 있어야 했다.

LA타임스는 28일 "한인타운에 주차하려면 '유혈이 낭자한 승부(blood sport)'를 준비해라"라는 제목으로 타운의 심각한 주차난에 대해 집중 보도했다.

기예르모 코르테즈 모레노(43)는 퇴근이 늦어질 때면 친구가 차량을 두 주차 공간 사이에 세워 자리를 대신 맡아주곤 한다고 털어놨다. 모레노는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주차 위반으로 낸 벌금만 600달러다"라며 "지난 9년간 타운에 살았지만 주차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LA타임스는 1스퀘어마일당 4만여 명이 거주하는 인구 초 밀집 지역인 한인타운에 주차공간을 확보하는 것은 마치 '죽음의 승부'를 방불케 한다고 꼬집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한인타운에서 주차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주차 공간에 옷장이나 냉장고를 두거나 직접 차량을 막고 서는 경우도 종종 발견됐다. 심지어는 거리 주차를 위해 빨간색 주차금지 구역에 회색 스프레이를 뿌려 주차하는 게릴라 작전을 자행하기도 한다.

한 주민은 "주차자리를 찾는 것이 꼭 전설의 '설인(Bigfoot)'을 찾는 것과 같다"고 말하면서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타운의 주차 실태를 꼬집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단 주차 자리를 차지하면 며칠간 버스를 타고다니는 일도 허다하다. 짧은 거리는 스쿠터를 이용하고 외식은 꿈도 못 꾸고 배달음식으로 대체한다. 오히려 차가 애물단지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지난달 5가와 카탈리나 스트리트에서는 주차 공간을 놓고 두 차량이 90분간 대치하는 동영상이 전국으로 퍼지면서 망신살이 뻗치기도 했다.

UCLA 교통연구기관 후안 마투테 부국장(deputy director)은 타운 내 오래된 거주 시설들이 주차난에 한몫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LA시에서 건물에 노외주차 규정을 적용하기 전 지어진 타운 내 상당수의 아파트가 전용 주차장이 없는 경우가 많다. 더불어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으로 타운 내 고급 아파트 및 콘도 대거 들어서면서 그만큼 인구유입도 늘어나 주차난을 심화시켰다.

한편 주차 문제는 실제 유혈 사태로 이어지기도 했다. 1950년 웨스트레이크 지역에서 주차 공간으로 말다툼을 하던 전직 참전 군인이 상대 남성 총으로 쏴 숨지게 하는 사건이 있었다. 지난 1991년 애너하임에서는 주차 문제로 두 가족이 언쟁을 벌이다 한 남성이 흉기에 찔려 숨졌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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