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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온스, 연형묵, 그리고 박찬호" 이영송 시니어센터 이사장

자서전 '찬란한…' 출간
7일 출판기념회 가져

한인사회 올드타이머 이영송씨가 최근 자서전을 냈다. 출판기념회는 오는 7일 오후6시 옥스포드팔레스호텔이다.

한인사회 올드타이머 이영송씨가 최근 자서전을 냈다. 출판기념회는 오는 7일 오후6시 옥스포드팔레스호텔이다.

"지난 세월은 한편의 무성영화와 같이 아련하고 돌이킬 수 없는 아쉬운 세월이기에, 한 시대를 함께 했던 여러 사람들과의 시간을 추억할 수 있도록 기록에 남겼습니다."

이영송(치과 전문의) 이사장이 최근 자서전 '찬란한 새벽은 밤이 만든다'를 중앙A&D에서 출간했다. 그의 출판기념회가 오는 7일(금) 오후6시 옥스포드팔레스호텔에서 열린다.

성공한 많은 사람이 소개하기 마련인 험난한 삶이 결코 아니다.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비교적 평탄하게 잘 살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루하고 무의미한 삶이 아니었다.

서울대 치대를 졸업하고 그냥 돈 잘버는 치과의사로 살 수 있었는데 그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 미국에 와서 USC치대를 더 다녀야 했고 비교적 운영이 쉬울 거라는 한인이 모여 사는 곳에서 먼 곳에 개업했다. 이렇게 전형적이지 않았던 행적은 바로 '다양하게 큰 물에서 살고 싶어서'다.



위티어 지역에 개업을 하고 자리잡자마자 바로 사회봉사를 시작했다. 대표적인 봉사단체인 올림픽 라이온스클럽에 들어갔고 회장까지 됐다. 하지만 당시 라이온스클럽은 다른 단체와 마찬가지로 혼란 속에 있었다.

이 이사장은 "모임들은 항상 3가지가 문제인데 바로 돈, 여자, '끼리끼리(패거리)'문화였다"면서 "회장이 되면서 나름의 대책도 3가지를 세웠죠. 체크는 부회장과 재무에게 맡기고 아예 안쓰기, 체크 캐시아웃도 안하기, 여성과 둘이서는 절대 밥을 같이 먹지 않기였다"고 말했다. 결국 잡음은 없었고 이제 한인상공회의소에 들어가게 됐다. 그리고 회장이 됐다.

"뒤에서 쑤군쑤군하는 거예요. 치과의사가 상공인이냐? 치과의사가 상공인 회원들을 위해서 무엇을 하겠냐는 것이죠."

마침 북한에서 합영법이라는게 생기면서 대외개방을 위한 움직임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큰일'을 해보고 싶었다. 한국 거주자나 미국인들이 할 수 없는 미주 한인들만이 할 수 있는 것. 바로 북한 방문이다. 하지만 지금도 그렇지만 아무나 만나서 방문을 추진할 수는 없는 게 현실이다.

"당시 연형묵 총리에게 편지를 썼죠. 한인 상공인들과 북한을 방문하겠다고요."

그런데 거짓말 같이 영화에나 있을 법한, 극적인 일이 벌어졌다. 3개월만에 답장이 왔다. 그래서 북한을 14명이 방문했다. 한인상공회의소의 회장으로 그가 치과의사라는 것을 사람들이 모를 지경이 됐다.

그냥 흘려버릴 '작은 일'을 누군가는 '큰 의미'를 찾아내 '큰일'로 만들곤 한다. 이 이사장이 LA다저스 구단주 피터 오말리의 작은 말 한마디를, 박찬호라는 '코리안특급'을 달리게 했다.

"행콕파크의 이웃 오말리를 만난 적이 있어요. 그가 '파크'라는 성을 가진 고교생이 전년도에 LA에 왔었는데 참 잘 던지더라는 겁니다."

그런데 극적인 것은 오말리와 이 이사장 옆에 전년도에 고교생 박찬호를 민박시킨 스티브 이씨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오말리에게 "내가 그를 데리고 오면 메이저리거로 만들어줄거냐"고 물었다.

"오말리씨는 (박찬호를) 데리고 오면 트레이닝해서 쓰겠다는 겁니다. 퍼뜩, LA폭동으로 무너진 한인사회와 한인타운이 박찬호라는 메이저리거가 있다면 동포들이 얼마나 기가 살고 힘을 내겠냐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그해 9월 오말리와 그는 한국을 방문해 결국 박찬호를 '코리안특급'으로 달리게 했다.

그가 미주 한인들이 주류사회에서도 '한인'이라는 긍지를 갖고 기를 펴고 살 수 있도록 박찬호를 메이저리거가 될 수 있도록 도왔지만, 의외로 박찬호와 박세리의 성공은 당시 IMF위기로 '금모으기'를 했던 한국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줬다. 많은 한국인이 당시에 박찬호의 호투 장면을 보면서 국가적 재난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큰 위안을 받았다는 얘기는 명백한 사실이다.

만약 그가 오말리의 '파크'를 흘렸다면 '코리안특급'은 없었고 전세계를 놀라게 한 IMF위기 극복이 더 지체됐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 이사장의 책에는 어린시절얘기부터 미국입국, 북한방문, 치과협회, 민주산악회, 박찬호, 별세한 부인과의 인생얘기까지 소개돼 있다.

7일 출판기념회에 앞서 오후5시부터 친교의 시간이 마련되고 회비는 없으며 저녁식사가 준비된다.


장병희 기자 chang.byungh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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