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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러의 눈] 게임중독이 '질병'이라는데

어렸을 때부터 게임은 항상 내 생활 속에 있었다. 오락실에서 시작된 나의 게임이력은 PC방으로 이어졌고 이제는 집에서 플레이스테이션과 같은 게임 콘솔로 즐기는 것으로 정착했다. 주변 친구들도 대부분 게임 한 두 개는 취미로 하고 있다. 게임이 취미인 것은 당연한 것이고 '어떤 게임'을 하느냐가 관심사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보건총회에서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했다. 국제질병분류 개정판이 확정돼 게임중독은 질병이 됐다. 게임중독은 한국인들에게는 익숙한 단어다. 온라인 게임의 여명기부터 다양한 게임들이 폭발적 인기를 끌었던 한국에서는 게임중독에 대한 이야기가 철만되면 나왔다. 실제로 게임중독의 질병 등재를 찬성하는 측은 다양한 사례를 들면서 이야기한다. 게임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해 범죄를 저질렀던 사건이 가장 자주 등장한다. 특히 학부모들은 자녀가 게임중독이 아닌지에 대해서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며 걱정을 한다.

반대 입장도 만만치 않다. 게임중독이 질병에 등재되면 질병의 정의가 확실치 않아 '의료 과잉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어떻게 치료하느냐는 것이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분별하게 '치료법'이 난무할 수도 있다. 게임산업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것도 반드시 고려가 돼야 하는 문제다.

미국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협회에서 최근 발간한 '미국 게임산업 보고서'를 보면 게임산업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2018년 게임 콘텐츠 구매액은 358억 달러를 넘는다. 한화로 40조 원이 한참 넘는 아득한 금액이다. 많은 사람의 인식과는 달리 게임은 남성 청소년의 전유물은 아니었다. 미국 성인 인구의 65%가 게임을 하고 평균 연령은 33세였다. 남성 게이머 비율은 54%였으며 여성은 46%였다.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통계는 또 있다. 흔히 이야기하는 '게임만 하면 밖에 나가서 놀지를 않는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게임을 즐기는 사람의 경우 캠핑과 같은 야외 활동을 연 2.7회 하는 반면 미국 성인 평균치는 2.5회였다.

예술과 관련된 창의적인 취미를 가진 사람들의 비율도 56%로 성인 인구 비율인 49%보다 더 높다.

이런 통계들이 보여주는 것은 명징하다. 이제 게임은 남녀노소가 즐기는 것이고 생활 속에 깊이 들어와 있다는 것. 그래서 게임중독의 질병 분류는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단지 스트레스가 많아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중독'이라는 멍에를 씌우지 않게 될 수도 있다.

WHO가 발표한 게임 중독의 정의는 ▶게임이 다른 일상보다 훨씬 더 우위에 와 있는 것 ▶게임으로 인해서 커다란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게임에 과도하게 몰입 ▶게임에 대해서 완전히 조정능력을 상실 등이다. 자녀가 게임을 하면 무작정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정말 중독 증상을 보여서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지 학부모들도 현명한 판단을 해야할 것이다. 게임은 문화다. 배척하기에는 우리 생활에 너무 깊숙이 들어와 있다.


조원희 / 통합마케팅본부 마케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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