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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 텐트 치워달라"…311 신고건 167% 폭증

고성방가·오물 쓰레기 더미
청소해도 그때뿐 악순환 계속
"연민 느끼지만 더 못 참아"
타운 주민들 인내심 한계에

"노숙자에게 연민을 느끼지만, 이제는 포기했다."

'LA한인타운 노숙자 텐트촌'은 대명사가 됐다. 윌셔·올림픽·웨스턴·버몬트 대로는 물론 주택 골목길에도 텐트가 눈에 띈다. 번듯한 신축 아파트 건너편 인도에 청색·홍색 텐트 지붕이 늘어선 모습은 '키치미술(껍데기만 모방한 조악한 작품)'의 한 장면이다. 도심 주거문화의 미래일까. 도시가 아프다는 방증일까.

LA 카운티 노숙자 5만8936명(LA 3만6300명-사상 최대) 시대를 맞아 한인들의 불만이 임계점에 다다르고 있다. 7일 LA타임스는 노숙자 텐트촌을 청소해 달라는 민원이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LA시 311 민원전화 통계에 따르면 올해 노숙자 텐트촌 청소요청 신고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37%, 2016~2018년 사이 관련 신고는 167% 늘었다. 노숙자 텐트촌 청소요청이 가장 많은 지역은 LA다운타운, 할리우드, LA한인타운이다.

특히 LA한인타운 아파트·콘도 세입자와 주택 소유주, 상가 업주, 비즈니스 관계자는 노숙자 텐트촌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입을 모았다. 노숙자 텐트촌 고성방가, 대소변 오물과 쓰레기가 삶의 질을 위협하는 수준이라는 하소연이다.



4가와 6가 사이 샤토 플레이스 빌라 아도브에 사는 오스틴 이(27)씨는 "잠을 잘 수가 없다"고 말했다. 아도브 빌라 3층에 사는 이씨는 밤마다 고성, 비명, 자전거 수리 소리에 시달린다.

이씨가 노숙자를 처음 봤을 때만 해도 연민을 느꼈다.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건넸고, 음식을 사주기도 했다. 지금은 주기적으로 311 전화를 건다. 그는 "(노숙자 행태가) 나를 바꿨다. 그들이 그냥 사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샤토 플레이스 원불교당을 찾는 황공건씨도 불자로서 혼란을 전했다. 원불교당 앞에 한 노숙자는 장기간 자리를 깔았다. 그는 아무 곳에나 대소변을 봤고 치우는 건 황씨 몫이었다. 보다 못한 그가 311 전화를 걸어 청소를 요청했지만 바뀐 것은 없다.

황씨는 "불자로서 그들을 정말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면서 "내가 도움을 줄 수도 무엇을 할 수도 없었다. 그들의 행동을 보면서 그저 포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4가와 6가 사이 샤토 플레이스 구간은 2016년부터 지난 4월까지 311 전화가 늘고 있다. 최근 반년 동안 노숙자 텐트촌을 청소해 달라는 신고는 172건이다.

노숙자 텐트촌 청소 효과가 '그때뿐'이라는 점도 LA시가 해결해야 할 숙제다. LA시 위생국이 노숙자 텐트촌을 청소하면, 사라졌던 노숙자가 나타나 텐트를 다시 친다. 그런데도 위생국은 올 회계연도에 3000만 달러, 다음 회계연도에 4000만 달러를 노숙자 텐트촌 청소비로 쓴다.

노숙자 텐트촌이 사라지기 힘든 이유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해서다. 작년 9월 연방 제9 항소법원은 LA 등 지방정부가 노숙자 셸터를 갖추지 않는 한 공공장소 노숙자 텐트를 단속하거나 처벌할 수 없다고 명령했다.

셸터를 싫어하는 노숙자 성향도 텐트촌을 양산한다. 사우스LA에서 수년째 노숙한다는 리키 해리스는 "셸터 제안을 받았지만 관심이 안 간다. 동네 사람들과 떨어지기 싫다"고 말했다.

한편 LA시는 311 민원전화로 노숙자 텐트촌 청소요청을 접수한다. 위생국은 민원접수 후 '현장조사-노숙자 텐트촌 청소허가 승인-현장청소 24~72시간 전 사전안내-현장 쓰레기 청소 및 방역작업' 과정을 밟는다. 민원 접수부터 청소까지 최소 3주 이상이 걸린다.

LA타임스는 급증한 노숙자 텐트촌 청소요청 민원전화 처리가 LA시 당면 과제라고 전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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