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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라운지] 수사 기록 '색깔' 삭제

미국에 첫발을 내딛는 곳은 대부분 공항일 것이다. 국적기를 타고 10시간여 날아와 LA공항 입국심사 대기 줄에 섰을 때, "여기가 미국이구나"를 단박에 느끼게 한 것은 바로 '머리카락 색깔'이었다. 한국서 내내 검은 색만 보다가 노란 색, 회색, 빨간 색 등을 보았을 때 그 신선한 충격이란.

신문사에 들어와 살인 사건을 취재할 때는 용의자나 피해자의 신원을 확보하기 위해 애를 썼다. 일반적으로 사건 초기 경찰은 어떠한 정보도 공개하지 않는다. 물어도 물어도 "No, comment"로 입을 닫는 얄미운 경찰에게 "피해자의 성(last name)에 모음(vowel)이 몇 개냐?"는 이상한 질문을 하기도 했다. 어리둥절한 경찰은 "one(한 개)"라고 답할 때가 있다. 피해자 신원은 좁혀진다. 아마도 한국 사람? "성의 음절(syllable)이 몇 개냐?"고 기막힌 질문도 했다. 역시 하나면 한국 사람?

피부색 못지 않게 머리카락 색깔, 눈 색깔 심지어 이름에서도 인종을 유추할 수 있다. 한국 이름의 특수성으로 국적까지 캐낼 수도 있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검찰이 인종에 대한 편견의 영향을 줄이도록 수사기록에서 피의자 얼굴색 정보를 삭제하기로 했다. 인종에 관한 편견을 유발할 수 있는 정보를 수사 기록에서 배제한 후 피의자 기소 여부를 판단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경찰의 전자 보고서에서 자동으로 피의자의 이름, 인종, 머리카락·눈 색깔 등의 정보를 삭제하는 시스템을 개발, 내달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사건이 발생한 '동네'도 인종 추정이 가능해 삭제한다.



우선 인종 관련 정보가 말끔히 배제된 경찰 보고서를 보고 검사는 기소 여부를 판단한다. 이후 삭제됐던 정보를 복원한 보고서를 다시 검토해 최초 결정을 재고할 만큼 참작할 정상이 있는지를 살피게 된다. 편견 방지를 위한 샌프란시스코의 창의적 시도에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김석하 논설위원 kim.sukha@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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