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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미달 속출…신학교 덩치 줄이고 살길 찾는다

신학교 학생 계속 감소 추세
한인 신학교도 생존 몸부림
줄어드는 백인 학생 대신해
한인 등 히스패닉 학생 유치
"위기는 곧 기회, 희망 있다"
현실에 맞는 재구조화 필요


요즘 신학교들이 분주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다가오는 가을학기를 앞두고 신입생 및 편입생 모집을 위한 학생 유치와 학교 홍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력과 달리 신학교 문을 두드리는 학생들은 점점 감소하고 있다. 학생 모집에 난항을 겪게 되면 곧 신학교의 운영 위기로 이어진다. 오늘날 신학교의 현실과 생존 전략 등을 2회에 걸쳐 게재한다.

신학교가 흔들리고 있다. 흔들림을 넘어 이제는 생존 문제가 이슈다.이미 수년 전부터 존립 자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었다.

현재 미국내 신학교들은 북미신학교협의(ATS)가 관할하고 있다. ATS 통계에는 오늘날 신학교의 생존 문제가 여실히 드러난다.



한 예로 남가주 지역을 대표하는 풀러신학교를 보면 2018-2019년도 전체 학생 수는 2788명으로 나타났다. 10여 년 전(2004-2005년ㆍ4128명)과 비교하면 무려 32%나 학생이 감소했다.

신학적으로 자유주의, 보수주의 등의 성향을 막론하고 10여 년 사이 샌프란시스코신학교(547명→117명), 리젠트칼리지(644명→389명), 리폼드신학교(1249명→1079명) 등 주요 신학교의 학생 수는 감소 추세다.

ATS 리사 컨 대변인은 "신학교 운영이 분명 10~20년 전 환경과는 너무나 급변하고 있다"며 "풀타임 교수들이 파트타임으로 속속 전환되고 있는가 하면 학교들이 학생 유치를 위해 온라인 과정도 많이 개설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인 신학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의 경우 2018-2019년도 총 학생 수는 146명이었다. 2012-2013년도 학생 수(170명)와 비교하면 약 14%가 줄어든 셈이다.

LA지역 월드미션대학교의 총 학생 수는 210명으로 나타났다. 이 학교 역시 전년도 학생 수(230명)에 비해 감소했다.

한인 신학교 한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신학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신학교마다 이러한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 온라인 수업, 타인종 유치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을 유치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전했다.

상황이 어렵다 보니 주류 신학교의 경우 한인, 중국인, 히스패닉을 비롯한 제3세계 학생 유치에 치중하는 전략을 택했다.

주류 신학교는 '서구 신학'이라는 브랜드를 들고 블루오션처럼 여겨지는 제3세계 학생들을 겨냥했다.

실제로 풀러신학교, 미드웨스턴신학교, 고든콘웰신학교, 아주사신학교, 게이트웨이신학교, 센트럴침례신학교, 클레어몬트신학교 등 유수의 신학교들이 한국어 프로그램 및 타인종 학생 유치를 위한 다양한 언어로 학위 과정을 개설하기도 했다.

데이비드 최 목사(리버티신학교)는 "미국 신학계에서 목회학 등 일부 전공의 정원 미달 사태가 속출했고 이를 메우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다 보니 학생 유치 전략을 바꾸기 시작했다"며 "주류신학교가 타언어 학위 과정이나 온라인 학위 등을 개설한 것은 학문적 필요에 의한 것보다 태생적으로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개설됐다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주류 신학교의 전략 수정은 인종별 통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해 ATS 관할하는 미국내 신학교의 백인 학생 수는 총 3만8590명이었다. 10년 전(4만4147명ㆍ2008년)과 비교하면 백인 학생은 12%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내 신학교의 아시안(4416명→5165명), 히스패닉(3173명→5290명) 학생 등은 오히려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그만큼 백인 학생의 감소를 타인종 학생 유치로 메우고 있는 셈이다.

특히 목회자를 키워내는 '목회학(MㆍDiv)'은 지원자가 '0명'인 학교도 많다. 지난해의 경우 어거스틴신학교, 버클리신학교, 배리대학신학부, 댈러스신학교, 하트포드신학교, 컬리신학교, 오크우드신학교, 세인트스테판칼리지 등은 목회학 학생 수를 '0명'으로 보고했다.

지영섭(커버넌트 신학교 졸업)씨는 "신학교마다 학생 수가 감소하다 보니 재정상태가 불안해졌고, 이는 결국 '학비 인상'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다"며 "신학교들은 학교를 통폐합하는가 하면 캠퍼스를 정리하고 좀 더 땅 값이 낮은 지역으로 학교를 이전하는 사례도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실제 풀러신학교의 경우 지난해 패서디나 본교 캠퍼스를 매각하고 포모나 지역으로 이전을 결정하면서 기독교계에 충격을 안긴 바 있다. <본지 2018년 5월23일자 a-1면>

이 학교 마크 래버튼 총장은 당시 교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지난 몇 년 동안 점점 더 어렵고 혼란스러워지는 고등 교육을 경험하면서 고통스러운 예산삭감 등을 겪어 왔다. 긴축 경영으로는 변화 수위에 충분하게 대처할 수 없었다"고 토로한 바 있다.

이에 앞서 2017년에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개신교 신학교인 앤도버 뉴튼 신학교(ANTSㆍ1807년 설립)가 캠퍼스를 매각하고 예일대학교 신학부와 통합하기로 결정했었다.

LA동부 지역 클레어몬트신학교 역시 재정난 해소를 위해 캠퍼스를 오리건주로 이전, 곧 윌라메트대학교와 합병한다.

북가주 지역 골든게이트신학교의 경우 지난 2016년 남가주 지역 온타리오로 캠퍼스를 이전하고, 학교명을 '게이트웨이신학교'로 변경한 바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신학교들이 유명세와 규모에 관계없이 저마다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제임스 김(리폼드신학교) 목사는 "현재 미국 신학교의 구조는 과거 베이비부머 시대와 1960~70년대 기독교 부흥기 때 형성된 것으로 이는 오늘날 신학교의 현실과 분명히 괴리가 있다"며 "신학교들이 이런 상황을 부정적으로만 받아들이기 보다는 체질개선을 통해 신학교의 재구조화를 진행하고 거기에 맞는 전략을 추구한다면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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