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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에도 푸른 잔디…비결은 '하수 재활용'

어바인랜치 수도국 '워터 리사이클링 플랜트'

호세 제페다 IRWD 리사이클링 디렉터가 하수 재활용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호세 제페다 IRWD 리사이클링 디렉터가 하수 재활용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미생물을 이용해 하수의 유기물을 제거하는 과정(위 사진)을 거친 물에서 슬러지를 분리, 제거하고 있다.(가운데 사진) 미생물을 여과, 제거한 맑은 물(아래 사진)은 소독과 살균을 거쳐 재활용된다.

미생물을 이용해 하수의 유기물을 제거하는 과정(위 사진)을 거친 물에서 슬러지를 분리, 제거하고 있다.(가운데 사진) 미생물을 여과, 제거한 맑은 물(아래 사진)은 소독과 살균을 거쳐 재활용된다.

오수도 3단계 정화 거치면 '맑은 물'
하루 2500만 갤런 공급, 음용수 절약
전체 조경·관개용수 수요 80% 충족
이중배관 통해 빌딩·대학 연중 순환
미생물로 유기물 제거 후 소독·살균


어바인 주민이라면 공원, 도로 등 시유지의 잔디를 보고 한 번쯤 의아해한 적이 있을 법하다. 아무리 가뭄이 심한 때에도 푸른 빛을 잃지 않는 잔디의 비결이 뭘까란 의문 말이다.

어바인랜치 수도국(IRWD)이 지난달 17일 아시안 언론매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하수 재활용 시설(워터 리사이클링 플랜트) 미디어 투어에서 그 답을 알 수 있었다.

어바인 미켈슨 드라이브의 IRWD 본부에서 열린 미디어 투어에서 폴 쿡 IRWD 국장은 "관할지역 내 퍼블릭, 커머셜 조경 및 관개용수의 약 80%는 재활용수로 충당된다"라며 "물을 재활용하는 것은 가뭄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물이 부족한 시기에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폴 쿡 IRWD 국장이 아시안 언론매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폴 쿡 IRWD 국장이 아시안 언론매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하수 재활용 시설 견학에 앞서 쿡 국장은 IRWD와 재활용수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IRWD는 지난 1963년부터 물 재활용을 시작했다. 재활용수에 관한 한,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선두주자다.

IRWD는 어바인과 레이크포리스트에 하수 재활용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IRWD의 주력인 어바인 시설은 1967년부터 가동됐다.쿡 국장은 "IRWD는 하루 약 2500만 갤런의 재활용수를 공급한다. 물을 재활용하기 때문에 그 양만큼 음용수를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빗물을 포함한 생활 하수, 조경 및 관개용수 등을 재활용한 물이 공급되는 곳은 다양하다. 공원, 도로 중앙분리대, 골프장의 잔디는 물론 상업용 건물의 조경, 그레이트 파크 아이스링크, UC어바인 에어컨 냉각탑, OC소방국의 소방용수도 재활용수를 활용한다. 심지어 공사장의 먼지 제거, 콘크리트나 비료 생산 등 산업용수로도 쓰인다. 일반 주택엔 재활용수가 공급되지 않는다.

6000여 거래처와 재활용수 공급 계약을 맺고 있는 IRWD는 상업용 건물, 각급 학교, 호텔 등의 화장실에 재활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이를 위해 1991년, 전국 수도국 가운데 처음으로 음용수와 재활용수를 각각 다른 관을 통해 공급하는, 이중 배관 연결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음용수는 파란 파이프, 재활용수는 보라색 파이프를 통해 공급된다.

IRWD 관할지역엔 어바인, 터스틴, 뉴포트비치, 코스타메사와 레이크포리스트의 약 90%, 오렌지 시 일부가 포함된다. 면적으로 치면 카운티 전체의 20%(181스퀘어마일)에 해당한다.

어바인 본부의 재활용 시설 안내는 호세 제페다 리사이클링 디렉터가 맡았다.

연중 24시간 쉼없이 가동되는 재활용 시설은 온갖 물에 각종 찌꺼기가 뒤섞인 오수를 정화해 맑은 물로 만든다. 오수가 맑은 물로 변모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16~18시간이다.

오수가 정화되는 과정은 크게 3단계로 나눌 수 있다.

1단계에선 오수를 파이프를 통해 취수장으로 보낸다. 이 과정에서 무게가 많이 나가거나 부피가 큰 이물질이 제거된다. 이 때, 전기펌프가 사용되며 송풍기로 산소도 공급한다. 2단계에 활용될 미생물을 위해서다.

1단계는 물론 정화 과정 전반에 걸쳐 전력이 엄청나게 소모된다. 이 때문에 IRWD는 태양광 발전시설과 테슬라가 제공한 배터리들도 보유하고 있다. 제페다 디렉터는 "연간 전기요금이 1200만 달러쯤 든다"고 말했다.

2단계에선 미생물이 주역이다. 미생물이 하수에 포함된 유기물을 제거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슬러지(sludge: 하수 처리, 정수 과정에서 생기는 침전물)와 메탄 가스가 생긴다.

가까이서 보니 물 위에 침전물이 떠있고 1단계에선 느끼지 못했던 악취가 풍긴다. 그러나 못 견딜 정도는 아니다. 제페다 디렉터는 "악취의 상당 부분을 제거하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기름기와 슬러지를 제거하는 단계다. 슬러지는 비료 등에 사용된다고 한다.

임무를 마친 미생물도 제거된다. 활성탄 흡착, 원심분리 기술 등을 동원하고 마이크로 여과막을 통해 0.04 마이크론이 넘는 물질은 모두 걸러낸다. 사람의 머리카락 굵기가 30~100마이크론이니 얼마나 미세한 물질까지 걸러내는지 짐작할 수 있다.

3단계는 정수장에서 진행되는 소독과 살균이다. 90분 동안 표백제 성분으로 물 속의 바이러스를 없앤다. 마치 수영장에 온 것처럼 염소 냄새가 났다.

비활성화된 바이러스 병원체가 다시 활성화되지 않도록 자외선 살균도 거친다.

제페다 디렉터는 "재활용수는 가주 정부 기준에 맞게 정수된 것이며 수시로 수질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모든 과정은 컴퓨터로 제어되며 정수 과정이 중단되지 않도록 비상 발전기를 갖췄으며 시설도 내진 설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재활용된 물은 IRWD가 보유한 16곳의 재활용수 저수장에 저장됐다가 공급된다. 저장 가능한 물의 양은 총 16억 갤런이다.


임상환 기자 lim.sanghwan@koreadaily.com limsh@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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