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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러의 눈] 역경을 점수화하는 방법

올해 교육계에서 가장 큰 이슈는 '역경점수'였다. 대표적인 대입시험 SAT가 학생들의 가정환경이나 주변환경을 점수로 만들어 대학에 제공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역경점수라고 불리는 이 제도는 한 마디로 얼마나 학생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는지를 수치화하는 것이다.

역경점수의 기준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가족환경, 이웃환경, 학교환경이다. 사회적인 혜택을 어느 정도 받았는지를 측정하기 위해서 다양한 기준이 이용된다. 가족의 중간소득이나 편부모 가정 여부, 부모의 최종 학력 수준은 물론 지역 범죄율, 빈곤율, 주택의 가치도 포함된다. 학교의 무료급식률과 AP과정의 숫자, 학생들의 학력미달 여부 등 또한 고려될 것으로 알려졌다.

역경점수를 놓고 엄청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크게 쟁점은 두 가지다. 역경점수가 상대적으로 시험점수가 높은 학생들에게 역차별이 될 수 있다는 것. 여유있는 환경과 학업성취도는 어느 정도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은 통계적으로 입증된 바다. 하지만, 환경이 좋다고 해서 모두가 좋은 점수를 받는 것은 아니다. 좋은 환경에 있음에도 열심히 노력한 학생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사회경제적인 차이가 뚜렷하기 때문에 배려가 필요하다는 의견 또한 강하기 때문에 논쟁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나 최근 '미국판 스카이캐슬'로 불리는 사상 최대의 'SAT 대리시험' 사태가 불거지면서 미국의 대입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 약자의 배려는 필수적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을 얻는 중이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는 필요하지만 이것을 점수화시키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이냐에 대한 논쟁도 있다. 동네의 공실률 등을 기준으로 쓰는 게 과연 시험을 보는 학생의 환경을 제대로 나타내줄 수 있나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 여기에 지금까지 대학입시에서는 이미 입학사정관 제도를 통해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해왔음에도 이를 점수화시키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민자 가정에서 특히나 아시아계 이민자 가정에서는 교육만큼 중요한 이슈가 없다. 심지어는 주류사회에서도 '타이거 맘'과 같은 아시아계의 교육방법이 주목을 받기도 했을 정도다. 그래서 많은 아시아계 학부모들은 이러한 결정에 분노를 하고 있는 중이다. 본인들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공포 때문이다.

아시아계 이민자에 대한 역차별이 있다는 인식은 꾸준히 있어왔다. 지난해에는 하버드를 상대로 아시아계 학부모들이 '공정한 입시'를 해달라고 요구하며 법정싸움을 진행하기도 했다.

아시아계가 교육 문제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이해 못 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역경점수를 둘러싼 논쟁에 대해서 한가지 아쉬움을 느낀다. 소수자끼리 결국 '밥그릇 싸움'을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점이다. 소수자끼리 포용력을 갖추고 서로 연대하는 모습이 더 자주 보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든다.


조원희 / 통합마케팅본부 마케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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