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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라운지] 나쁜 드라마

[LA중앙일보] 발행 2019/07/12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9/07/11 19:05

세상은 점점 더 좋아지고 있는가, 나빠지고 있는가.

답하기 어렵다. 지금 이 순간, 어떤 이유에서라도 행복을 느낀다면, 좋아지고 있다고 잠시 생각하리라. 하지만, 인간의 본능은 매사 나쁜 방향으로 드라마를 만든다.

'팩트풀니스(Factfulness)'라는 책이 있다. 소문난 독서광 빌 게이츠가 지난해 이 책을 격찬하면서, 미국의 모든 대학 졸업생에게 선물(이 책의 전자책을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게 해줬다) 하기도 했다.

저자인 통계학 석학 한스 로슬링(1948~2017)은 14개국 약 1만2000명에게 대뜸 13개 문제를 던진다. 이런 식이다. ①세계 모든 저소득 국가에서 초등학교를 나온 여성은 얼마나 될까. A. 20% B. 40% C. 60% ②세계 인구의 다수는 어디에 살까. A. 저소득 국가 B. 중간 소득 국가 C. 고소득 국가 ③지난 20년간 세계 인구에서 극빈층 비율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A. 거의 2배로 늘었다 B. 거의 같다 C.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정답은 각각 C, B, C다. 응답자가 맞춘 문제는 평균 2개였다. '빵점'도 15%나 됐다.

사실로 꽉 찬 이 세상에서, 문제는 무엇이든 '두 집단'으로 나누는 세계관이다. 문제 ②에서 세계 인구의 다수(75%)는 부자 국가도, 가난한 국가도 아닌 '중간 소득 국가'에 산다.

인간의 '부정 본능'과 '간극 본능'이 팩트를 누르기 때문에 세상은 나빠지고 있다고 여긴다고 책은 설명한다. 세상(장사)은 나빠지고 있다고 넘겨짚는 부정 본능. 또, 세상을 서로 다른 두 집단, 상충하는 두 집단으로 나누고 둘 사이에 거대한 불평등의 틈을 상상하는 간극 본능이 '나쁜 드라마'를 끌고 가는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사실에 근거한 세계관을 퍼뜨리겠다고 다짐한 이 책은 '행복한 사람' 빌 게이츠를 감동시켰지만, 나쁜 드라마에 익숙한 우리 일반인에게 어떤 의미일까. 세계는 생각보다 근사하다는 이 착한 드라마 각본에 잠시 빠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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