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부터 9년…도쿄 올림픽은 안전한가
LA타임스 현지발 특집
원전 피해지역 개최에 우려
'정치적 고려에 안전은 볼모'
이와 관련해 LA타임스가 현지발 르포 기사를 내고, 문제의 심각성을 환기시켜 주목을 끈다.
신문은 13일 스포츠섹션 톱기사에 '재건 이벤트(Reconstruction Event)'라는 제목으로 이렇게 보도했다. "일본 정부가 '재건올림픽'을 모토로 내걸고, 9년전 원전사고 피해지역인 후쿠시마 뿐만 아니라 미야기, 이와테 등지에서 농구, 소프트볼, 축구 경기를 개최할 예정이다." 사고 현장에서 야구장은 40마일, 축구장은 60마일 가량 떨어진 곳이다.
그러나 이같은 방침에 대해서는 신중해야한다는 게 LA타임스의 주장이다. 일본 내에서조차 민감한 이슈인데, 국제적인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단이나 관중, 관계자까지 리스크를 안기는 것 아니냐는 의미다. 그러니까 아베 정부는 '재건 올림픽'이라는 정치적인 이벤트를 통해 위험성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라는 비판이다.
존스홉킨스대 보건학과의 조너선 링크스 교수는 "올림픽 기간동안 선수들과 코치들이 (원전피해) 지역을 방문하게 되면 매일 비례적으로 발암위험이 증가하게 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런데도 일본 정부는 연간 방사선 피폭 한도를 1밀리시버트(mSv)~2밀리시버트로 상향조정했다. 이전 기준치보다 20배 가량 높아진 숫자다. 여기에 따라 후쿠시마 등 원전 피해지역들은 거주하는 데 큰 문제 없는 곳으로 판정됐다.
그러나 UCLA 역사학과의 히라노 가쓰야 교수는 "(정부의 거주 적합성 판정에도) 주민들은 돌아가기를 거부하고 있다"며 "특히 어린아이들이 있는 가족일수록 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
일본 템플대 사회학과의 카일 클리블랜드 교수는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지역(후쿠시마) 사람들은 이 문제를 오랫동안 매우 깊이있게 다뤄왔다. 올림픽은 일종의 일회성 이벤트이다. 그들(후쿠시마 주민들)은 이것(올림픽)을 홍보술책(a public relations ploy)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후쿠시마 피해자 중 한 명인 고마쓰 아키코 씨는 현재 일본 정부와 원전운용사인 도쿄전력을 상대로 소송 중인 민간단체의 대표다.
그는 LA타임스의 취재에 이렇게 밝혔다. "그곳은 여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가 걱정할 게 없고, 이제는 안전하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어한다. 이번 올림픽을 이용해서 그런 캠페인을 벌인다는 느낌이다."
와중에 대회 조직위원회는 후쿠시마산 식재료를 선수촌에 공급하겠다고 공언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승권·백종인 기자 lee.seungkw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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