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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들 뭉쳐 '싱글맘 셸터' 조성

"약자 돕는게 삶 속 예배"
은퇴 치과의사 등 참여
방5 집 마련 자립 도와

비영리단체 여성회복공동체(Accompany Worldwide) 이사진들이 셸터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비영리단체 여성회복공동체(Accompany Worldwide) 이사진들이 셸터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LA카운티 노숙자 6만 명 시대.

천정부지로 치솟는 렌트비 때문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특히 가정폭력으로 인해 갈 곳을 잃은 여성들은 장기간 머무를 곳이 없어 폭력의 그늘이 드리운 집으로 다시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이들을 돕고자 지난 5월 한인 여성들로 구성된 기독교 비영리단체 '여성회복공동체(Accompany Worldwide)'에서 한인 싱글맘을 위한 셸터를 LA한인타운에 지었다.

이름은 '조이하우스'다. 핵심 운영진은 전직 치과의사와 신학교 교수, 금융 컨설턴트 등 4명이며 봉사활동가 10여 명도 참여하고 있다. 이들을 만나기 위해 28일 오전 '금남'의 구역인 싱글맘의 집으로 찾아갔다.

셸터 조이하우스는 LA 한인타운에서도 조용하고 쾌적한 곳에 있었다. 2층 단독 주택으로 방 5개에 큰 거실이 있다. 집안에 들어가니 큰 창 사이로 햇볕이 따듯하게 들어왔다. 짙은 나무 바닥과 갈색 소파가 어우려졌다. 구석에는 아이들 장난감이 상자에 가득 있었다.



전직 치과의사인 홍희연 조이하우스 원장은 "비싼 한인타운에 셸터를 만든 이유는 한인 싱글맘들을 위해서"라며 "차가 없는 싱글맘들이 타운내 일터로 출근하기 편하도록 돕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4년 전 패서디나에 있는 풀러신학교 서경란 선교신학 교수와 신학 공부를 하다 만났다. 이들은 선교는 교회뿐만 아니라 일상의 거리에서 행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다 3년 전 비영리단체 여성회복공동체를 만들었고 현재는 LA와 웨스트LA, 풀러턴 등 4개 지역에서 3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서경란 교수는 "예배는 삶 속에 행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어렵게 사는 가까운 이웃을 생각하다, 사회적 약자인 한인 싱글맘을 도와야겠다는 것으로 발전했다"고 했다.

주택은 지난 5월 홍희연 원장 부부가 큰 돈을 들여 사들였다. 홍씨는 자신의 영어 이름이자 즐거운 공간이 되라는 뜻의 '조이(Joy)'라고 지었다. 현재 조이하우스에는 싱글맘 두 가정과 매니저가 거주하고 있다. 운영자들은 셸터를 운영하기 전 비영리단체 한인가정상담소에서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 교육도 받았다.

운영자 주현숙씨는 "한때 나도 싱글맘이었다"며 "싱글맘들에게는 다시 독립할 수 있도록 재정 자립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이하우스 입주 기준은 9세 미만의 아이가 있는 한인 싱글맘이다. 임산부도 입주할 수 있다. 다만 마약과 알코올 관련 문제가 없어야 한다. 10대 미혼모는 받지 않는다. 거주 기간은 최대 1년이다. 첫 6개월은 수입의 20%를 렌트비로 내야 하고 다음 6개월은 수입의 35%를 내야 한다. 유틸리티비는 여성회복공동체가 기부한다.

여성회복공동체 이사장이자 조이하우스 운영자 이경미씨는 “입주한 아이들이 처음에는 정서적으로 불안해 보였지만 이제는 표정도 밝고 울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또 홍 원장은 “사회적 약자 가운데서도 여자들이 가장 소외되고 약한 것 같다”며 “세계 곳곳을 돌며 의료 선교를 했지만, 내가 사는 곳이 선교지이자 이 집도 선교지”라고 강조했다. 종교 공동체에서 운영한다고 해서 종교를 강요하지는 않는다.

서경란 교수는 “우리는 가난이라는 무게를 함께 짊어질 뿐이다”라며 “우리가 믿는 종교를 누군가에게 강요하는 것은 폭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곳 입주 싱글맘들은 아이들을 키우며 영어 공부와 파트타임 일을 하며 재기를 꿈꾸고 있다.

현재 방 5개 중 2개가 비었다. 조이하우스는 방이 2개지만 공간을 나눠 3가정은 더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의: 홍희연 조이하우스 원장(joyhong60@gmail.com) 서경란 교수(ksuh128@gmail.com)


황상호 기자 hwang.sangho@koreadaily.com hwang.sangh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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