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제 1막은 끝났다
다저스와 7년, 좌절과 영광의 시간
베이브 류스…몬스터…류덕스…류뚱
남가주 한인들과 함께 했던 추억들
'잔류냐 이적이냐' 오프 시즌 본격 협상
급기야 마감시한을 코 앞에 두고 계약이 성사됐다. 역시 역대급 규모였다. 6년간 총액 3600만 달러에 사인이 이뤄졌다. 한국 프로 출신이 진출한 첫 사례였다.
이듬해 2월, 스프링캠프 때부터 말이 많았다. 주류 미디어의 따가운 눈초리를 견뎌야했다. 훈련 중 달리기에서 꼴찌를 도맡았다. 흡연 논란도 제기됐다. 심지어 개인 SNS에 올렸던 햄버거 사진까지 구설수에 올랐다. '저래서 제대로 던지겠나?' 온갖 삐딱한 시선 속에 개막을 맞았다.
그러나 편견은 오래가지 않았다. 마운드에서 모든 걸 입증했다. 첫해 14승 8패 평균자책점(ERA) 3.00의 화려한 성적을 거뒀다. 신인왕 후보로도 거론됐다.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에 이어 부동의 3선발로 위치를 굳혔다.
이듬해에도 마찬가지였다. 2년생 징크스를 비웃는 것 같았다. 14승 7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하며 다저스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하지만 3년째. 시련이 시작됐다.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 왼쪽 어깨 관절와순 파열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수술이 불가피했다. 문제는 성공 확률이 7% 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지루하고, 힘겨운 자신과의 싸움이 계속됐다.
이듬해인 2016년. 긴 공백을 깨고 재기전을 가졌다. 설렘은 잠시였다. 단 1경기만에 다시 문제가 생겼다. 이번에는 팔꿈치였다. "난 이제 끝났어." 스스로 주변에 얘기할 정도로 절망적이었다. 다시 1년을 쉬었다. 재활 캠프가 애리조나에 차려졌다. 뜨거운 여름을 그곳에서 나야했다.
그리고 2017년. 드디어 재기의 서막이 올랐다. 쉬는 동안 연마한 컷 패스트볼과 함께 돌아왔다. 가능성은 충분히 확인시켰다. 2018년부터 본격적인 용틀임이 시작됐다. FA 재수를 택했다. 구단의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들여 1년짜리 계약서를 썼다. 이전까지 아무도 성공한 적 없는 방식이었다.
"아마 야구를 한 이래 가장 기억에 남는 해였을 거예요." 2019년은 찬란하게 빛났다. 개막전 선발의 영예는 서곡에 불과했다. 전반기는 그야말로 리그를 폭격하는 수준이었다. 압도적인 ERA로 사이영상 후보로 거론됐다. 급기야 올스타전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우뚝 섰다.
후반기 들어 잠시 주춤했다. 그러나 14승 5패 ERA 2.32로 아시아 선수 최초로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 타이틀을 차지했다. 아쉽게도 첫 관문에서 탈락했지만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1등 공신이었다.
성공한 메이저리거, 다저스의 빛나는 스타. 그리고 남가주 한인 사회의 이웃이었던 7년이었다.
사진 = 김상진 기자·OSEN
이승권·백종인 기자 lee.seungkw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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