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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 세계화?…먹어봐야 맛을 알죠"

[LA중앙일보] 발행 2019/10/22 미주판 6면 기사입력 2019/10/21 19:20

인터뷰
미서부 한식세계화협회
이영미 회장·임종택 이사장

미서부한식세계화협회 이영미 회장과 임종택 이사장이 LA인근 고교를 대상으로 한식 도시락을 제공하는 취지와 한식세계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미서부한식세계화협회 이영미 회장과 임종택 이사장이 LA인근 고교를 대상으로 한식 도시락을 제공하는 취지와 한식세계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K-푸드 알리기

한식세계화 저변 확장위해
고교에 '한식 도시락' 제공

복잡한 김치 문제

다양하고 복잡한 맛과 냄새
확 당기거나 훅 멀어지거나

두 얼굴의 '반찬'

한식 풍성 이미지엔 긍정
가격받고 제공해야 '하지만'


미서부 한식세계화협회가 지난 18일 LA고등학교에 이어 오늘(22일) 라미라다고등학교에 한식 도시락을 점심으로 제공한다. 역시 900인분이다. 또 영문으로 제작된 남가주 식당가이드도 무료 배포한다. 21일 이영미 회장과 임종택 이사장을 만나 행사 취지와 한식세계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한식세계화라는 말이 나온 지 10년 된 거 같다.

"10년 됐지만 성과는 글쎄다. 이곳 LA한식당에 타인종들이 줄을 서는 걸 보면 어느 정도 성과를 이룬 것 같기도 하다. 한식의 매력이 '슬로우 푸드(slow food)'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좀 더 지켜봐야 하지 않나 싶다."

-LA라는 다인종 사회에서 일선 고교에 한식 도시락 점심 제공은 좋은 아이디어다. 마치 한식세계화 축소판 예행 연습 같다.

"그 점이다. 학생들에게 한식 입맛을 들이게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지난해부터 시작(팔로스 버디스 2개 고교)해 올해로 두 번째다. 지역.인종.가계 수입 별로 메뉴 차별화 등 여러 가지를 시험하고 있다.

-메뉴는 어떻게 구성했나.

"너무 튀지 않는 맛 위주로 골라봤다. 불고기(치킨)와 잡채, 김치, 어묵볶음, 감자샐러드, 달걀말이에 두부요리다."

-김치는 아이들이 싫어하지 않았나.

"2세들 결혼식에 가면 김치가 아예 없는 곳이나 아주 조금 백김치를 내어놓는데도 있긴 하다. 아마도 냄새 때문일 것이다. 이해는 하지만, 김치를 아예 포함하지 않을 수는 없다. 사실 불고기와 김치는 조합이 잘 어울리기도 한다. 겉절이 정도의 김치를 도시락마다 소량 내어놓았다. 좋아하는 학생도 많고, 손 안댄 것도 있었다."

-한식세계화에 있어 김치는 어떤 위치인가.

"사실 김치는 복잡하다. 우리 민족끼리도 고향마다, 집마다, 개인마다 다 맛과 향이 다르지 않나. 매운맛 정도와 삭힌 정도에 따라 고개를 돌리는 한국인도 있다. 백김치를 내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지금은 상큼한 겉절이 정도의 김치로 의견이 모인 상태다."

-한국 TV프로그램을 보면 '김치, 좋아하느냐?'가 단골 질문이다. 음식은 맛을 먹는 거지, 정신을 먹는 건 아니지 않나. 심지어 한국 혼을 강조하기도 한다.

"윽박지르는 듯한 장면도 꽤 봤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요식업을 하면서 밍밍한 김치보다 '오리지널'을 요구하는 타인종 고객도 많이 봤다. 그만큼 김치는 스펙트럼이 다양한 맛이고 기호 차이가 크다."

-한식을 '고급화에서 내려오게 하느냐, 대중화에서 올라가게 하느냐' 이야기가 분분하다.

"두 가지를 동시에 해야 하지만, 아무래도 대중화에 더 치중해야 한다고 본다. 먹어 본 사람이 많아야 한식을 찾게 되고 점차 고급화된다. 저변을 확장해야 한다. 이번 고교 한식 점심 제공도 이 차원이다. 한편, 고급화 없이는 진정한 한식을 선보이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신선로와 구절판 등 궁중요리를 맛보지 않은 외국인이 비빔밥, 갈비만으로 한식을 평가하는 것은 마치 햄버거만 먹은 한국 사람이 서양 요리를 다 안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다."

-반찬은 '두 얼굴'이다.

"6~15가지 종류를 깔아주는 곳이 대부분이다. 이거 참 고민이다. 한국 손님에게 안 주거나 돈을 조금 받으면 '인심이 그게 뭐냐"며 아예 안 간다. 결국, 하던 대로 하면 쓰레기 반찬이 산더미다. 타인종은 식사 전에 미리 다 먹는 경우도 많다. 공짜라고 하면 도저히 이해를 못 하고, 미안해선지 한 사람 한 사람이 따로 주문할 때도 있다. '풍성한 공짜 반찬'이 어느 정도 한식 이미지에 좋은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다. 어떤 협회 회원은 팬다 익스프레스 식으로 볶음밥과 잡채를 기본으로 하고 현재 공짜로 내어놓는 반찬을 따로 진열해도 수지타산 맞을 거라고 농담 반 진담 반하기도 한다."

-그거 괜찮은 사업일 거 같다.

"거기에 불고기 하나 얹고, 김치를 매운맛.삭힌 정도에 따라 4~5단계로 나눠 팔면 나쁘진 않을 듯싶다. 한식도 얼마든지 대중 친화적인 패스트푸드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한국서 비빔밥 만들 때 중년의 남녀가 조리사 모자를 쓰고, 양복을 입은 채 삽으로 비빔밥을 섞는 모습을 가끔 본다.

"그걸 보고 입맛 당겨 할 사람은 없다. 그런 퍼포먼스 결사 반대다."

-한식은 디저트가 약하다.

"사실이다. 식혜나 수정과, 아니면 미리 썰어놓은 과일을 내어놓을 뿐이다. 타인종은 그런 시든 과일을 아예 먹지도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디저트를 그때그때 만드는 것은 힘든 일이다. 한식 디저트만을 전문적으로 만들어 식당에 납품하는 업체가 나올 때가 됐다. 디저트를 젤라틴 형식으로 미리 만들어서 보관할 수도 있다. 그걸 내어놓는 식당과 다른 식당은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그만큼 타인종은 디저트 자체를 매우 중시하는 음식 문화가 있다.한식세계화협회에서도 제철에 맞는 디저트 개발에 노력하겠다. 숙제다."

-한식세계화를 위해 툭하면 '퓨전' 한식이라고 홍보한 적도 있다.

"초창기 많이들 그랬다. 그러나 퓨전은 애매한 지점이다. 이도 저도 아니다. 그러기보다는 정통, 오리지널이 더 중요하다. 그들의 입맛에 맞추려고 하기보다는, 그 맛에 익숙하게끔 해야 한다. 이건 매우 중요한 한식세계화의 본질이다."

-용어를 단일화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초창기에는 한국 음식 전체를 '갈비'로 하자는 의견이 많았다. 마치 '스시'가 일본 음식 전체를 대변하는 것처럼. 그러다 '한식'으로 바뀌는 듯했고, 이제는 'K-푸드'로 일원화하는 느낌이다. 메뉴에서 조리 설명부분에서는 잘못된 영어가 있지만, 한식 이름은 대부분 일원화 상태다."

-한국 정부에 한마디 해달라.

"한식 관련 부서를 격상시켜 단단하게 해달라. 꾸준해야 한다. 세계화가 중요한 만큼 해외 현지 이야기를 많이 들어달라."

▶미서부한식세계화협회는 새로운 한식당을 창업, 오픈시 전체 컨설팅을 제공한다. 또 우수 한식당 인증제를 위한 심사의뢰도 받고 있다. 문의는 (213)479-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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